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김민경의 맛있는 칼럼] 놓친 봄꽃 대신 정다운 꽃차 나누어요 [휴먼에이드포스트] '인생은 고달프다. 삭막하다. 앞이 어둡다. 자기가 하는 일들이 옳은 것인가. 무엇부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언젠가는 맞이할 죽음 앞에 회한의 눈물은 흘리지 않을 것인가. 우리들은 이런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우록(友鹿) 김봉호(1924~2003) 선생이 1977년에 쓴 머리글이다. 어른의 글에 보이는 대로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들의 삶은 어렵기만 하다. 그런데 코로나까지 덮쳐 당혹스럽고 피로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나를 둘러싼 환경을 바꿀 수 없어 막막할 때는 내가 바꿀 우리생각방 | 김민경 칼럼리스트 | 2021-06-10 17:45 [김민경의 맛있는 칼럼] 우렁찬 바다의 기운을 머금은 방어와 고등어 [휴먼에이드포스트] 며칠 전 장마처럼 비가 내렸다. 늦은 가을에 이렇게 비가 쏟아진 건 104년 만이라고 한다. 비가 그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찬바람이 몰려오니 이제 진짜 겨울인가 보다. 밤은 길어지고 날은 차가워지는 이맘때면 정다운 사람끼리 모여 웅성웅성 밤을 보내는 맛이 좋았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어렵겠다. 어울려 보내는 재미는 잠시 내려두더라도 젓가락으로 겨울의 맛을 길어 올리는 것만은 여느 해처럼 누려보고 싶다. 그렇다면 겨울 한 철 반짝 만나는 푸른 방어를 빼놓을 수 없다.방어는 이른 봄에 산란을 하므로 11월부터 어마어마한 우리생각방 | 김민경 칼럼니스트 | 2020-12-10 09:25 [김민경의 맛있는 칼럼] 매서운 가시나무의 열매, 조그마한 열매가 뿜어내는 다부진 맛과 향 [휴먼에이드포스트] 며칠 전부터 손끝이 부쩍 시리다. 사무실 책상 앞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그날이 그날 같아 몰랐건만, 계절의 변화는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챈다. 냉장고 문을 여는 횟수보다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 일이 더 잦아졌다. 겨울이 코앞에 온 것 같으니, 늦기 전에 겨울 준비 좀 해볼까. 그래 봐야 겨우내 마실 차를 준비하는 정도지만 몇 가지 만들어 두면 꽤 유용하다.향긋하고 딴딴한 모과를 잘게 썰어 설탕에 켜켜이 잰다. 모과는 하도 야물어서 3~4개만 손질해도 손목이 얼얼하다. 채를 썰어도 좋고, 납작납작 나박썰기도 우리생각방 | 김민경 칼럼니스트 | 2020-11-02 14:51 [김민경의 맛있는 칼럼] 게 눈 감추듯 먹게 되는 가을 꽃게 [휴먼에이드포스트]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한 달에 두어 번씩 가락시장에 가곤 했다. 무더운 여름 한두 달만 빼고는 매달 갔는데 때마다 새로운 채소와 과일, 해산물이 등장하는 풍성한 진열대는 늘 진기했다.바다에서 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하는 아버지와 나는, 배추와 무만 좋아하는 어머니가 좀체 사주지 않던 기기묘묘한 해물로 주말 식탁을 점령할 생각에 신이 났다.아침이면 콧잔등이 시려오는 이맘때 우리는 게 잔치를 준비했다. 먹을 것도 없고 분잡한 게는 왜 사왔냐, 토씨 하나 바뀌지 않는 어머니의 잔소리는 매년 가을마다 집안에 울려 우리생각방 | 김민경 칼럼니스트 | 2020-10-05 15:20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