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실은 온종일 에어컨 틀면서…" 장애인학급만 가동 중단시킨 교장
"교장실은 온종일 에어컨 틀면서…" 장애인학급만 가동 중단시킨 교장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7.12.1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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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장애인 학급 에어컨 가동 불허한 학교장 징계 권고

"장애학급 에어컨 미가동 및 체험학습 예산집행 제한은 '장애인 차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에어컨 이미지 ⓒ 네이버 블로그

 

[휴먼에이드] 무더위 속에서 '장애인 특수학급'만 에어컨을 켜지 않은 채 차별을 줬던 학교장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징계를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장애인 특수학급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특수학급에 배정된 예산집행을 제약한 것은 장애인 차별행위라고 판단, 인천광역시 교육감에게 해당 학교장에 대해 징계와 인권교육 조치를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천 지역 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특수교사 A는 "지난해 여름, 학교가 장애인이 수업하는 특수학급 교실에만 에어컨을 틀지 않아 장애학생들이 고통을 받았으며, 비용이 소요되는 체험학습 등을 허가하지 않아 학습기회를 차단하는 등 장애인을 차별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지난해 이 학교는 6월21일부터 9월23일까지 에어컨을 가동했으나, 장애인 학급만은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더웠던(32.3℃) 7월21일 마저도..." 

기상청 관측 기록으로 가장 더웠던(32.3℃) 7월21일에도 학교 교장실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동했으나 특수학급 2개 반에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다. 이에 장루주머니를 착용하고 있는 피해자 B(중복 장애학생)는 하루 1번 주머니를 교체하면서 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지난 해 이 학교의 장애학급(특수학급) 예산은 814만원인데, 이 중 367만원(45%)만 집행했다. 이는 해당 학교가 속한 인천교육지원청 산하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 46개가 96.5%을 집행한 것에 비추어 상당히 저조하게 집행된 것이며, 예산 일부는 학교에서 필요한 물품구입비(복도 물 끓이기 등)로 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장애학급 예산집행을 제약하는 과정에서 학교장은 "지원을 과도하게 받는 장애인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면, 책임져야 할 장애인 학부모가 힘들어져 자살하고 싶어지기도 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 장애차별시정위원회는 이 같은 학교장의 행위는 '교육책임자가 특정 수업이나 실험·실습, 현장견학, 수학여행 등 학습을 포함한 모든 교내의 활동에서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의 참여를 제한, 배제,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제13조를 위반한 것으로, 장애인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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