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이런家-부부, 수작을 부리다
우리만 이런家-부부, 수작을 부리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8.03.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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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만 이런家-부부, 수작을 부리다

[휴먼에이드] "우리만 이런家-부부, 수작을 부리다" 편에서는 적게 소비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김근희, 이담 부부의 삶을 통해 진정한 풍요로운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은 것 하나까지 뭐든지 직접 만들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속초에 살고 있는 동갑내기 화가인 김근희, 이담 부부이다. 부부의 주식인 빵도 남편이 직접 반죽하여 굽고, 음식에 들어가는 조미료도 각종 과일 껍질을 갈아 만든다. 키위 껍질로는 차를 만들 수 있고, 양파 껍질은 훌륭한 염색약 재료가 된다. 소소하고 소박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유별나다고 보일 수도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부부는 이렇게 아끼고 사는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부부는 입을 모아 “소비를 줄이면,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부는 오래되고, 망가지고, 버려진 ‘쓸모없는’ 물건들도 이들의 손길을 거치면 새로운 쓰임새가 생긴다고 한다. 이들의 식탁은 이층 침대가 되었고, 만들고 남은 자재는 작은 장식용 의자가 되었고, 식탁의자는 재봉틀 받침대가 되었다. 또한 안 입는 옷은 오래된 재봉틀로 재봉질을 해서 고쳐 입고, 외할머니의 유품으로 자식들 혼례복도 직접 만들어 준다. 부부는 돈을 주고 기성제품을 사는 대신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물건을 만들어 낸다.

부부가 속초로 내려오게 된 이유는 운동 삼아 오른 설악산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속초에서 지내기 시작한 이후 10여 년 동안 부부는 설악산을 수없이 찾았다. 다닐수록 산의 매력에 빠져서 그림 속에도 자연을 담게 되었다. 공부를 하면서 각자 전문 분야도 나뉘었는데 아내 김근희씨는 ‘꽃 전문가’, 남편 이담씨는 ‘나무 전문가’다. 나무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붙여준 별명은 바로 ‘나무꾼’이다. 남편이 부르는 아내의 별명은 ‘선녀’다.

김근희, 이담 부부는 초등학교 동창 출신에 같은 대학교 서양화과를 전공했다. 함께 뉴욕으로 유학을 갔고, 함께 작업하며 70권이 넘는 동화책을 냈다. 오랜 세월 이렇게 같은 길을 걸어왔지만 의외로 두 사람의 성향은 다르다. 성격도, 말투도, 입맛도, 걷는 속도도 다르다. 하지만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속마음을 안다. 점차 서로에게 맞추며 살게 된 이 부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두 사람은 계속 같은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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