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엽 치매·루게릭병 일으키는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발견
전두엽 치매·루게릭병 일으키는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발견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8.03.2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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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이미지. ⓒ 연합뉴스TV
인지행동 장애 유전자 이미지. ⓒ 연합뉴스TV

 

[휴먼에이드] 국내 연구진이 영국의 공동 연구팀과 함께 전두엽 치매 및 루게릭병의 '인지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규명하고, 퇴행성 뇌질환 동물모델 인지행동 평가기술을 개발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연세대학교 김어수 교수팀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및 런던 킹스 대학 연구팀과 함께 'TDP-43'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두엽 치매나 루게릭병과 관련된 뇌행동 기능 이상을 초래한다"고 27일 밝혔다.
   
'전두(측두)엽 치매(FTD)'란 치매의 일종으로 뇌의 전두엽 및 측두엽이 퇴화되고 신경세포가 상실되는 장애로 기억력 감퇴가 큰 알츠하이머치매에 비해 성격, 행동, 언어 장애, 근육위축 등이 발생한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돼 근육이 딱딱해지고 종래에는 온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질병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뇌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고령화 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 전두엽 치매와, 근육 마비가 온몸으로 퍼지는 루게릭병의 주요 원인인 'TDP-43'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TDP-43 돌연변이가 전두엽 치매와 루게릭병의 원인 및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인지행동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이런 가운데 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을 활용, 전두엽 치매 및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TDP-43 유전자 돌연변이를 쥐의 뇌에 이식한 후 유전자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TDP-43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 하나의 변화가 유전자 자기조절 기능의 고장을 일으킴으로써 단백질의 과잉발현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능 이상은 전두엽 치매나 알츠하이머 치매와 관련된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 이상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러한 유전자 변화가 치매 증상으로 발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 캠브리지 대학이 개발한 터치스크린 인지행동평가시스템을 사용해 TDP-43 유전자 돌연변이를 이식한 쥐의 인지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실제 전두엽 치매 환자의 주의 집중력 장애 및 기억력 장애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전두엽에서 뇌활성을 조율하는 '파브알부민(parvalbumin)' 신경세포 수가 현저히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파브알부민'는 저분자량의 칼슘 결합 알부민 단백질로, 파브알부민을 발현하는 뉴런의 기능변화는 알츠하이머병, 노인성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

연세대학교 김어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퇴행성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효능과 효과성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더 나아가 신약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한?영국제협력연구)의 공동연구실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신경과학분야의 최고권위 전문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온라인판(3월 19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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