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로창고극장, 기획공연 퍼포논문 17일 첫 선
삼일로창고극장, 기획공연 퍼포논문 17일 첫 선
  • 김혜경 기자
  • 승인 2018.08.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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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연극 졸업논문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형식 처음 시도… “논문, 공연이 되다”
‘이론’ 영역과 ‘실재’ 영역이 만나는 제3의 새로운 무대 영역 가능성 기대
▲ 삼일로창고극장, 기획공연 퍼포논문 17일 첫 선
[휴먼에이드] 서울문화재단 삼일로창고극장은 기획공연 "퍼포논문"을 17일부터 26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 공연장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퍼포논문"은 매해 발표되는 수많은 연극 관련 졸업논문과 퍼포먼스 형식을 결합해 담론을 이끌어내고 관객과 공유하는 새로운 형식의 플랫폼이다. 한국학술정보원에 등록되어 있는 연극 관련 학위논문은 2018년 현재 총 1000편이 넘는다. 그 중 연구의 성과를 공유해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유의미한 논문들이 존재함에도, 대부분은 학위를 인증 받는 용도 외에는 쓰이지 못하고 잊힌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회는 연극을 다룬 논문을 선정해 그 저자에게 논문을 수행할 수 있는 무대를 제안, 저자는 논문에서 다뤘던 주제 혹은 파생된 이야기들을 더욱 발전시켜 무대 위로 올린다. 연극을 이론화한 텍스트를 다시 연극으로 환원하며 예술적 의미를 되찾아봄과 동시에 논문의 다른 사용법을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다.

이번 "퍼포논문"은 ‘노래의 마음’, ‘더 리얼’ 두 편을 차례로 무대에 소개한다.

먼저 ‘노래의 마음’은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의 프랑스 렌느2대학 공연예술학 박사논문인 ‘재현불가능한 것을 다루는 동시대 공연에서의 몸의 장치들에 대하여’를 음악공연으로 구성했다. 이 논문은 ‘재현불가능한 아픔을 주제로 삼는 동시대 연극’과 ‘애도하는 방식’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

목정원은 프랑스 유학 시절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끼면서 논문을 완성했다. 그 힘겨운 과정 속에서, 논문에서 다루는 인간의 참혹과 비극적인 아픔들을 다룬 예술과 그것에 거리를 두고 계속 글로 풀어내야만 했던 이론가로서의 고민이 맞닿아있음을 발견했다. 결국 어떤 아픔들에 대해 우회하여 글을 쓰고, 시를 쓰고, 음을 붙이는 일이 예술의 근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노래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학자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인 최정우가 음을 붙여 완성한 곡들을 꾸려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더 리얼’은 연극학자 김슬기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전문사과정 논문 ‘실재의 연극 창작 방법론 연구: 이야기 당사자가 등장하는 사례를 중심으로’를 무대화한다. 공연은 논문에서 파생된 주제인 ‘지금 이 시대 연극 및 연기의 영역과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김슬기는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연극’이라는 명칭이 오히려 연극적 구현의 의미를 축소시킨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퍼포머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공연을 ‘실재의 연극’이라는 맥락으로 분석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믿어왔던 ‘배우’와 ‘연기’ 개념에 대한 의문을 면밀히 짚어보고자 한다. 공연은 논문에서 분석된 네지 피진의 "모티베이션 대행", 크리에이티브 VaQi의 "몇 가지 방식의 대화들" 그리고 쉬쉬팝의 "서랍" 속 일부 장면들을 차용한다. 김슬기는 이 시대 연극을 연구하는 당사자로서 무대에 오르며, 나경민, 성수연, 우범진은 배우로서 살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함으로써 저자의 후속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퍼포논문"을 기획한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 정진세와 이경성이 각각의 작품에 기대하는 바를 전했다.

정진세 운영위원은 “예술을 연구하기 때문에 창작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난 동시대 연극 이론가의 개성 있는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경성 운영위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원화되어왔던 ‘이론’의 영역과 ‘실재’의 영역이 어떻게 다시 제3의 영역에서 창의적으로 만날 수 있을지, 그 새로운 가능성을 무대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연 연계 프로그램인 ‘창고포럼’이 25일 삼일로창고극장 스튜디오에서 ‘연극 연구자 혹은 연극 관련 대학원생이 예술하는 방법’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창고포럼’은 전시대 연극 문화와 동시대 창작환경에 대해 논의하는 삼일로창고극장의 좌담 프로그램이다.

남산예술센터X삼일로창고극장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이번 공연부터 평일 공연시간을 19시 30분으로 앞당기고 직장인 할인을 도입했다. 직장인 할인은 동반 1인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퍼포논문"은 남산예술센터X삼일로창고극장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전석 2만 원, 직장인 할인 1만6천 원, 청소년 및 학생은 1만2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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