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높은 건물속, 가장 낮은 사람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우스터 대학교 학생들
크고 높은 건물속, 가장 낮은 사람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우스터 대학교 학생들
  • 이지수 수습기자
  • 승인 2018.11.02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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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스터 대학의 가장 높은 문제는 가장 낮은 사람들이 아닐까요"
우스터 대학(The College of Wooster)의 카우크홀(Kauke Hall) ⓒ 휴먼에이드포스트
우스터 대학(The College of Wooster)의 카우크홀(Kauke Hall). ⓒ 이지수 수습기자

[휴먼에이드] 미국 오하이오주의 우스터 대학 (Collge of Wooster) 캠퍼스의 카우크 홀 (Kauke Hall)은 사회과학계열 건물이자, 우스터 대학의 로고에도 쓰일 만큼 역사가 깊고, 상징성이 큰 건물입니다.

덧붙여, 카우크 홀은 우스터 대학에서 가장 크고 높은 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높다고 하니, 지난 10월24일 우스터 대학에서 생긴 일이 생각나는 군요.

24일은 우스터 대학에서 한 학기중 가장 중요한 기간이었습니다. 학교행정의 가장 높은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가 학교를 방문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우스터 대학의 이사회는 학교 행정의 중요 안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재정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입니다. 우스터 대학의 이사들은 매 학기마다 한번 학교를 방문해 학교의 상황을 직접 보고, 학생들과 대화하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사실 이번 학기의 가장 큰 이슈는 학교의 가장 큰 건물이나, 학교 행정에 큰 권력을 쥔 이사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정반대 위치의 '우스터 대학교의 노동자들'입니다.

우스터 대학에는 생활임금 캠페인 (Living Wage Campaign) 이라는 조금 특별한 동아리가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학생들을 주축으로 개설된 이 단체는 우스터 대학에 근무하는 스태프를 대변해 주로 학교 스태프에게 감사를 표하는 행사와 스태프들의 임금 상한을 위한 캠페인을 주최하고 있습니다.

우스터 대학은 현재 오하이오주의 최저임금 기준인 8.3 달러를 학교의 노동자 스태프들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생활임금 동아리'는 "8.3달러는 학교의 노동자들이 삶을 지탱하기에 충분한 금액이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생활임금 캠페인의 설명에 의하면, 전미국적으로 개인이 방 한칸의 평균 월세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17.9 달러가 필요하며, 우스터 대학은 학교를 위해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웨인군(Wayne County)에서 정의하는 생활임금인 14.08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합니다. 

학교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운동을 이끌고 있는 로빈 뉴콤(Robyn Newcomb)은 "충분하지 않은 임금의 지급은 우리 학생들의 친구이기도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그들의 정당한 노동과 시간투자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삶과 가족과의 시간을 누릴 자유로부터 멀어지게 하기 때문에 기본권의 침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이사회 회의장이 있었던 방을 나오는 복도의 양옆을 메우며 데모를 하는 우스터대학 학생들과 그 복도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이사 = 사진 Saeed Huasin
이사회 회의장이 있었던 방을 나오는 복도의 양옆을 메우며 데모를 하는 우스터대학 학생들과 그 복도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이사. ⓒ 우스터대 Saeed Huasin 학생

생활임금 캠페인 동아리는 10월16일부터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패널 토론, 길거리 캠페인 등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우스터 대학 학생 전체인구의 절반이 넘는 지지와 서명을 받으며 열렬한 기세를 띄고 있습니다.

생활임금 캠페인 동아리는 24일 학생회가 주관하는 이사회와 함께하는 학생발전기획회의에 참여했으며, 26일 오전 7시에는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생활임금 캠페인에서 주관하는 데모에 참여해,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이사들이 지나가는 길 양 옆에 일렬로 터널을 만들며 학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생활임금 캠페인을 통한 학생들의 참여가 활력을 띄는 가운데, 학교와 이사들이 노동자들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 현재 이지수 학생기자는 미국 오하이오주 우스터 대학에 재학중이며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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