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지속가능 발전’ 시작한다
태평양과 ‘지속가능 발전’ 시작한다
  • 김성훈 기자
  • 승인 2018.11.0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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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태평양 무역·관광 진흥위해 100만 달러 지원
▲ 태평양과 ‘지속가능 발전’ 시작한다
[휴먼에이드] 국제사회에서 태평양 도서국의 영향력은 미국, 중국, 일본보다 강하다. 유엔 총회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이뤄지는 투표에서 미국도 1표, 중국도 1표, 일본도 1표를 행사하지만 태평양 도서국은 무려 14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는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인 나라들이 많은데다 모두 합해도 10표 뿐이다. 반면 피지, 사모아, 통가, 바누아투, 키리바시 등 태평양 14개 도서국가들의 경우 제 각각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한 가족처럼 움직이는 편이다. 이들 중 맏형 격인 피지에는 60여 개 국제기구의 사무소가 있다.

16세기 부터 세계대전까지 식민지와 자원공급처, 군사기지, 해양영토 확보 등의 이유로 태평양 지역은 패권국가들에게는 이미 중요한 교두보였다. 이제는 미국과 서방 對 중국의 외교 격전지로 점점 과열양상을 띄고있다. 중국이 막대한 자금으로 태평양 도서국에 물량공세를 가하자, 미국도 각종 지원과 외교인력충원 등으로 맞불을 놓고있는 것이다. 사모아의 신공항과 종합병원, 통가의 경기장, 피지의 도로, 학교 시설 등이 중국자본으로 건설되었다. 중국은 2011년 이후 이들 도서국에 총 13억 달러 규모의 원조와 차관을 쏟아부으며 지역 장악력을 키워왔다. 라이언 징키 미 내무장관은 통가, 피지, 파푸아뉴기니에 대한 군사 지원에 700만 달러를, 매년 다국적 합동훈련에 75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 피지 등에 주재하는 외교인력도 증원하기로 했다. 호주는 조만간 투발루에 처음으로 공사를 임명키로 했고, 영국은 내년 5월까지 바누아투와 통가, 사모아에 고등판무관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초 태평양 도서국과 정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대만도 태평양 도서국 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프로젝트 기금으로 200만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태펴양 외교전에 적극돌입한다. 다만, 일방적으로 증여(贈與)를 하거나 위정자들의 환심을 사기위한 외교적인 노력보다는 한국과의 무역 및 관광 활성화를 통해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지속가능한 관계형성과 물적, 인적교류 방안을 모색한다.

지난 23일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 주최로 13개 태평양도서국 및 태평양도서국포럼(Pacific Islands Forum) 사무국 고위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5차 한-태평양도서국 고위관리회의(The 5th Korea-Pacific Islands Senior Officials’ Meeting)에서 외교부가 한-태평양도서국포럼(Pacific Island Forum)에 협력기금(총 100만 미국달러)을 약정하는 서약식을 가졌다.

올해는 한-태평양도서국포럼 협력기금이 1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로, 이 기금은 한국과 태평양도서국간 실질협력 강화를 위해 2008년에 설립되었다. 그 동안 주로 기후변화, 해양오염 등 환경의제를 해결하는데 주로 본 기금을 사용한데 이어 올해 부터는 한-태평양 도서국 양측의 상호교역·투자 및 인적교류를 증진시키는 등 새로운 협력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무역·관광부문의 협력사업을 신설하는데 합의했다.

무역진흥은 한국수입협회(Korea Importers Association)가, 관광진흥은 남태평양 관광기구(South Pacif-ic Tourism Organisation) 박재아 상임이사가 담당한다. 한국수입협회 조중현 실장은 “자원이 풍부한 태평양 도서국에서 생산한 물품들과 원자재를 경쟁력있게 가공, 생산, 수출하는 일을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수입협회는 전 세계 100여개 국가의 5만여 공급선으로부터 주요 원자재부터 완제품, 첨단소재,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우리나라 시장에 소개하고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관이다.

이어, 남태평양 관광기구 박재아 상임이사는 모든 태평양 도서국이 균형있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각 섬의 차별적인 매력들을 발굴해 소개하고, 다양한 테마와 목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드는 브랜딩 전략, 호주, 뉴질랜드, 하와이 등과 연계한 새로운 항공루트 개발, 롱스테이, 배낭여행, 크루즈 등 다양한 수요개발, 현지인 교육, 재해방지시설 확충 등 ODA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시장 개발 등 태평양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한 전략 및 연간 계획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관광업계 최연소인 25세의 나이에 피지관광청 지사장으로 부임했으며, 사모아 관광청 대표, 솔로몬 제도 관광무역 진흥/개발이사 등을 역임하며 지난 16년 간 태평양 도서국 관광진흥을 위한 전략개발 및 홍보를 담당해 왔다. 1983년 설립된 남태평양 관광기구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17개 도서국가들의 관광부를 대표하는 준 국제기구다.

제 5차 한-태평양도서국 고위관리회의에는 피지, 파푸아뉴기니, 키리바시, 나우루, 마셜제도, 마이크로네시아, 투발루, 바누아투, 솔로몬제도, 사모아, 통가, 쿡제도, 팔라우, 니우에를 대표하는 대사 및 장관급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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