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거장 이순재 '휴먼에이드'와 만나다 ②
[기자가 만난 사람] 거장 이순재 '휴먼에이드'와 만나다 ②
  • 김민진, 송창진 기자
  • 승인 2019.07.08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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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창조하고 새로움에 도전하고 깊이와 울림이 있는 철학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직업입니다
이순재 선생님은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셨어요. ⓒ 휴먼에이드포스트
이순재 선생님은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셨어요. ⓒ 휴먼에이드포스트
이순재 선생님이에요. ⓒ 송창진 기자<br>
이순재 선생님이에요. ⓒ 송창진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휴먼에이드 7월호 표지를 장식한 2명의 기자가 최고의 배우 이순재 선생님을 만났다. 거장 이순재 선생님과의 만남은 '휴먼에이드 기자가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오랫동안 준비한 인터뷰다. 

세상 이야기를 전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는 휴먼에이드 기자들이 그에게 삶, 철학, 가치관, 학습법뿐만 아니라 연기에서의 소소한 에피소드, 배역과 실제, 기준 등을 심도 있게 이야기했다. 

이순재 선생님은 드라마, 영화, 연극, 시트콤뿐만 아니라 성우로도 활약했고, 학교에서는 교수 및 연기학원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으며 정치인으로, 또 많은 분야에서 홍보대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인터뷰는 2개의 연재로 싣는다.

 

 "새로운 도전과 창작은 예술의 기본, 배우는 그렇게 캐릭터를 만듭니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송창진기자입니다. 영광입니다. 선생님은 정말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했습니다.
그 중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업 up>(2009)에서 '칼 할아버지'의 목소리 연기를 하셨어요(<업 up>은 제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합니다). 애니메이션 성우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칼 할아버지' 성우를 하실 때 어느 부분에 가장 집중해서 연기하셨나요? 

◇ TV 초창기였던 60년대에는 드라마도 만들기 시작한 시기였어요. 드라마 전에 많은 외화들이 방영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성우는 (성우 출신은 아니지만) 부업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그 경험으로 라디오 드라마도 했어요. 
<업>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잘 찾아보았네요) 연기자의 길에서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너무 좋고 아름다운 작품이면서 감동과 보람 있었던 작품이기도 해요. 죽은 아내에게 못 보여준 낙원(유토피아)을 보여주기 위해 풍선을 띄우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요. 중요한 의미죠. 아내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 있어요.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예요. 이런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왔으면 해요. 

◆ 저를 포함해 대중들이 기억하는 이순재 선생님의 가장 파격적인 작품은 시트콤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면을 보여 주신 작품이 <하이킥>인데 이 역할을 했을 때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 사실 <하이킥>은 나로서는 외도예요. 내 본적은 드라마인데 그동안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시트콤 전에 대발이 아버지의 <사랑이 뭐길래> 역할은 많은 웃음을 주었죠. (다함께 웃음) 정통 드라마 ‘허준’, ‘이산’ 등은 작품성과 시청률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하이킥은 걸작이었어요.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연구했어요) 그냥 웃기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 유머, 비판, 풍자가 있지요. 일상에서 누구나 공감하고 웃으면서도 콧날이 시큰한 살아 있는 시트콤이었지요. 철저하게 사실에 바탕을 두었어요. 허구가 아니었어요. 
그냥 허구로 웃기려 하면 그건 개그가 될 수 있어요(개그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장르가 그렇게 된다는 뜻입니다). 일상의 에피소드였으니까 시청자들도 공감했죠. 물론 과장이 있었지만 그건 삶의 연장선상에서 이해가 충분했어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이 높이 평가를 받았지요. 진정한 시트콤은 웃으면서도 충격을 주면서도 순간순간 판단이 쉽게 될 수 있어야 해요. 

◆ 작품과 배우의 진정성을 쉽게 이야기해 주세요.

◇ 고전적 정의를 설명하자면, △유머 △풍자 △아이러니 △페이소스 등 4가지가 있어야 진정한 코미디에요. 억지로 하면 어기지 밖에 안 나와요. 그런데 ‘하이킥’은 작가의 좋은 작품이 기본이 되니 좋은 연기가 나와요. 
(잠시 숨 고름) 비판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안톤 체홉의 경우, 신랄한 비판이 있지요. 부숴야 하는 통렬하고 격렬한 주장이 있어요. 그는 러시아 혁명의 정신적 기저가 되었어요.
웃기기만 한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시대적 제안이 있는 그런 작품이 좋고 철저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극보다 더 어려운 장르이고 세계관, 애환 등을 그리면서 동시에 웃음을 유발하는 작품이 좋아요.

◆ 늘 새롭게 도전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선생님은 새 작품에 임할 때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이 어떤 것일까요 ? 

◇ 임하는 작품마다 새 작품이고 새 역할이에요. 더러는 유사한 작품(역할)도 있어요. 그러나 항상 새로운 도전이에요. 우리 직업의 장점이에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창작. 여기에 생의 목적과 보람이 있어요. 7월 초부터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요. 재미있는 캐릭터인데, 이것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해요. 안주하고 주저앉으면 결국 필요 없게 되지요. 기존의 캐릭터를 빨리 잊고 새로 도전해야 해요. 새로운 도전과 창작이 예술의 기본이에요. 거기서 배우는 또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거지요. 그게 배우가 해야 할 일이에요.


△독서법 △자기주도학습법 △철학△문학 △극 등의 이야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창작, 예술, 성과, 보람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 대학 때 에피소드, 연극 무대 이야기, 근래 현황 등을 친절하면서도 엄격하게 이야기해주셨다.
"연역이든 귀납이든 과정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지만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철학을 기저로 힘 있는 말씀과 함께 휴먼에이드 모든 기자들에게 "기자는 보람 있고 멋있는 일이에요. 주어진 조건에서 무엇을 이루어 낼 것인가? 자의식을 가지고 건강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라." 격려해 주셨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날 때 조건은 다 다르다. 주어진 조건에서 무엇을 이룰 것인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의 마지막 말은 울림이 큰 강력한 메시지였다.


취재: 송창진 기자

정리: 김소희(휴먼에이드포스트 편집국)

 

 

* 현재 송창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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