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빨간 짜장면을 만든 스타 셰프, 이산호 
[기자가 만난 사람] 빨간 짜장면을 만든 스타 셰프, 이산호 
  • 송창진 기자
  • 승인 2019.07.11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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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음식을 만들다

 

이산호 셰프예요. ⓒ 송창진 기자 
이산호 셰프예요. ⓒ 송창진 기자 
처음에 셰프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 송창진 기자 
이산호 셰프가 만든 요리예요. ⓒ 송창진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요리가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음과 마음을 잇는 매개체라고 전하는 이산호 셰프를 만났다. 빨강 짜짱면으로 이름을 알린 스타 셰프다. 소년시절 가수의 꿈도 꾸었지만 요리의 매력에 빠져 요리사가 된 스타 셰프 이산호. 그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한와담 블랙에서 인터뷰를 했다.

◆ 송창진 기자입니다. 만나 뵙게 되서 기쁩니다.  
◇ 반갑습니다.

◆ 셰프님은 언제부터 요리에 관심을 가졌나요? 셰프가 되신 계기를 알려주세요. 
◇ 제가 요리를 한 지가 20년이 됐어요. 요리를 하게 된 계기는 좀 길어요. (이야기가 긴데...) 짧게 말씀을 드리면, 처음에는 요리에 관심이 없었어요. IMF를 아시죠?
◆ 1997년에 발생한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 말씀하시는 거죠?
◇ 예, 그때 집안 형편이 힘들게 되었어요. 그때 찾았던 직업이 식당 내에서 설거지하는 것이었어요. 제가 설거지할 때 제 옆에 계셨던 분이 요리하시는 분이었어요. 그런데 그분이 저보다 한 40만원 정도 더 받는다는 걸 알았죠(웃음).
집안 환경이 어려워서 '40만원을 더 받아야겠다. 더 벌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요리를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시작은 정말 단순했어요. 그렇게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죠. 요리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제가 기자님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드리면 뭔가 그 마음을 받을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생일인데 미역국을 만들어서 드리면 그게 미역국이라는 '음식'이지만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지요. 셰프가 되면서 내가 만든 음식이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가 된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어요.

◆ 정말 멋진 말인 것 같아요. 중식을 요리를 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요리를 개발하기도 하시나요?
◇ 중식 좋아하세요? 
◆ 아 ! 네~ 많이 좋아해요.
◇ 어떤 것을 좋아하세요? 
◆ 짜장면하고 볶음밥을 좋아해서 식당에서 많이 먹어요. 
◇ 저도 짜장면을 좋아합니다 
제가 중식을 하게 된 것은 당시 저희 아버지가 중국 관련된 무역 일을 하셨거든요. 
벌써 20년 전이죠. 그때 아버지께서 중국 관련된 일들을 하시면서 '중국 시장이 많이 좋아질 것이다'라는 전망을 내놓으셨어요.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해보면 좋겠다' 그런 말씀을 제게 해주셨어요. (본격적인 것은) 워커힐 호텔에 들어가서 수습 기간을 거치고 전공을 고를 때였는데 동기들은 중식을 선택하지 않았어요. 중국인도 화교도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아버지 생각이 나서 '중식을 해야겠구나' 마음먹고 지원을 하게 되었지요.

◆ 중식 중에서도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또 어떤 요리를 개발하셨는지요?
◇ 요리사의 직업이라는 것이 항상 요리를 개발해야 해요. 개발한 요리들은 항상 만들어보고, 맛보고, 평가하고 그중 어떤 음식을 서비스로 낼지 결정하는 모든 과정을 책임지지요.
(제가 호텔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한 달에 한 번씩 R&D Day(연구개발 하는 날)에서 품평회를 했어요.
중국요리는 4대 요리로 나뉠 수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 광둥요리를 했었어요. 사천요리 아시죠? 기자님 들어보셨죠?
◆ 예. 잘은 모르지만 매운 요리 정도로만 알고 있어요.
◇ 사천요리는 매운 요리라고 다들 알고 있잖아요. (웃음)
광둥요리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아요. 신선하고 담백해요. 느끼하지 않아요. 튀김보다는 졸이고 끓이는 요리가 많은 게 광둥요리예요. 
제가 개발한 요리 중 인기가 있었던 대표 메뉴는 ‘붉은 짜장’이에요.
◇ 빨간 짜장 말씀하시는 거예요?
◆ 예, 우리가 식당에 가서 짜장면 먹으면 짬뽕 먹고 싶고, 짬뽕 먹으면 짜장면 먹고 싶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 중간을 만들었어요. 그게 뭐냐면 '붉은 짜장'이에요. 방송에도 나왔고 sns에서 유명세도 타고 실검('실시간 검색어'의 줄임말이에요)에도 올라왔던 메뉴죠.
짜장면인데 색도 빨갛고 매운 짜장면이죠. 그게 제게는 대표 메뉴 개발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요리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셨나요?
◆ 요리사들은 거의 비슷할 텐데요. 저는 요리를 하면서 가장 행복을 느껴요.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제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먹고 좋아할 때지요. 
아주 특별한 경험으로는 제가 처음으로 요리를 만들어 어머니께 드렸을 때 행복과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예, 저도 감사합니다.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도대체 이 음식이 왜 맛이 있을까? 어떤 재료로 만들었지? 셰프가 누구지? 궁금해 한다. 맛과 향 그리고 식감은 그 요리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행복한 순간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늘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고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요리가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다'라고 이산호 셰프는 말했다. 그와의 만남에는 '맛이라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취재: 송창진 기자
정리: 김소희(휴먼에이드포스트 편집국)

* 현재 송창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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