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솔봉이 미사'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솔봉이 미사'
  • 김종현 인턴기자
  • 승인 2019.09.23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솔봉이 미사를 시작한 주수옥 신부님…임기 마치고 떠나셨어요
주수옥 신부님이 마지막 인사말을 하는 모습이에요. ⓒ 김종현 인턴기자
주수옥 신부님이 마지막 인사말을 하는 모습이에요. ⓒ 김종현 인턴기자

[휴먼에이드] 지난 8월25일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천주대방동천주교회(대방동 성당)에서 발달장애인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솔봉이 미사'를 만든, 주수옥 신부님이 임기를 마치고 대방동 성당을 떠나는 마지막 미사에 다녀왔어요.

 

발달장애인과 장애인이 가족 ‘솔봉이’ 미사를 드리고 있어요. ⓒ 김종현 인턴기자
소성전 입구에 '솔봉이 미사' 현수막이 걸려 있어요. ⓒ 김종현 인턴기자

천주교 신부님들은 부임한 성당에서 약 5년의 임기를 마치면, 다른 성당의 사목을 위해 떠나게 돼요.

주수옥 신부님은 장애인들과 소외된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신 분이에요. 지난 2014년 대방동 성당의 주임 신부로 부임하셨는데, 장애 때문에 정상적인 미사참례가 어려웠던 발달장애인들, 즉 '솔봉이'들을 위한 특별 미사를 한국 교회에서 처음으로 만들었어요.

주 신부님 덕분에 '솔봉이' 가족들은 아주 편안하게 미사를 드리고 위안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솔봉이'는 어리숙하고 부족하지만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지적 장애인이나 자폐성 장애인들의 맑고 순수함이 마치 천사와 같다고 강조하는 주 신부님의 마음이 합해져 '솔봉이 미사'가 만들어졌어요.

주 신부님은 장애인들의 부모님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며 위로해 준 분이라고 해요. 지난 2015년 3월 첫 번째 미사를 드린 후,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날까지 솔봉이 가족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어요.

처음 '솔봉이 미사'에서는 미사시간에 돌아 다니거나 소리 지르는 친구들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해요. 하지만 신부님이 장애 친구들의 맑고 순수함을 이해하고 미사에 참석한 솔봉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주고 소통하면서 미사 분위기도 차분해지고 모두들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미사 후에는 주일학교를 만들어 솔봉이들을 위한 교리와 솔봉이들의 특성에 맞는 장기를 개발하고, 성가연습과 악기연습 및 봉사자들과 함께하는 연주 시간도 갖도록 했어요.

이를 통해 솔봉이들이 직접 성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고 봉헌하는 멋진 '솔봉이 미사'가 되었다고 해요. 2017년에는 '솔봉이 첫 영성체' 행사를 진행했고, 이후에 주교님께서 집전하시는 견진성사도 일반 신자들과 함께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소성전 입구에 걸려 있는 ‘솔봉이 미사’ 플랜카드예요. ⓒ 김종현 인턴기자
발달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이 '솔봉이 미사'를 드리고 있어요. ⓒ 김종현 인턴기자

주 신부님의 장애인 사목 사례가 여러 성당에 전해지면서 다른 성당에서도 '솔봉이 미사'를 시작하는 곳들이 생겨났대요. 4년 전부터 기자도 부모님과 함께 대방동 성당의 '솔봉이 미사'에 참여해 첫 영성체도 받고 견진성사도 받았어요. 이렇게 고마운 신부님이 다른 곳으로 떠나신다니 아쉬운 마음이 컸어요.

주 신부님의 새로운 부임지는 등촌 3동 성당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님이 "소외된 이들에게 특별히 관심이 많은 주 신부님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성당으로 보내어 그들을 도우라"는 뜻에서 인사 발령을 했다고 해요.

미사가 끝나고 솔봉이 가족들이 모두 모여 간식을 함께 먹으며, 떠나는 신부님에게 감사인사를 드렸어요. 솔봉이 친구들은 편지를 써서 신부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어요.

솔봉이 미사 5주년 기념으로 신부님과 솔봉이들, 그리고 봉사자들이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 김종현 인턴기자
솔봉이 미사 5주년 기념으로 신부님과 솔봉이들, 그리고 봉사자들이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어요. ⓒ 평화신문

주 신부님은 "대방동 솔봉이 미사가 더욱 발전하고 많은 장애인들이 이곳을 찾아 위로받고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이곳을 떠나더라도 꼭 기억하고 기도하겠다"고 말씀을 남겼어요.

대방동 솔봉이 미사는 주 신부님을 대신해 앞으로 오시는 새로운 신부님이 맡아, 같은 시간인 매주 일요일 오후 3시에 봉헌된다고 하네요. 

 

* 현재 김종현 인턴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고, 키워드검색사 업무도 맡고 있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