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착한 비누로 더불어 사는 삶
'같이'의 가치, 착한 비누로 더불어 사는 삶
  • 허지선 기자
  • 승인 2019.10.0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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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비누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휴먼에이드포스트] 소중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사용하는 클렌징 제품. 그러나 피부를 위해 사용한 제품이 오히려 독이 된다면? 불안한 마음에 4만~5만원대가 훌쩍 넘는 고가의 클렌징 제품을 사는 것이 일상이 된 여성들은 제품성분표를 꼼꼼히 따져보지만 도통 이해하기 힘든 화학성분이 뒷면에 빼곡하다. 화장을 잘 지우기만 해도 정말 내 피부는 괜찮을까? 나는 과연 올바른 클렌징을 하는 것일까? 단순한 세안 효과를 넘어 영양까지 풍부한 비누는 없을까?

일반 여성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피부과 전문의, 사회적기업 전문가, 디자이너, 그리고 우리에게 친숙한 이탈리아계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의기투합해 천연 비누 회사를 설립했다.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기까지 천천히 가더라도 '상생의 가치'와 '환경'을 생각한다는 도혜진 디엘레멘트 대표와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를 만났다.

 

ⓒ 디엘레멘토의 도혜진 대표와 알베르토 몬디 대표이사
디엘레멘토의 도혜진 대표와 알베르토 몬디 대표이사. ⓒ 유선우 사진기자

▲ 건강한 비누를 판매하는 특별한 사람들

알베르토 비누로 유명한 디엘레멘트는 송로버섯, 마카다미아, 달맞이꽃 등 고급 원료를 사용해 천연비누를 판매하는 회사다.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김병철 피부과 전문의, 도현명 사회적기업 전문가, 미국 유학파 디자이너 출신으로 환경보호재단에서 일하던 도혜진 대표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약해오던 네 명이 뭉친 계기는 '단순히 돈버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담아내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회사를 만들자'라는 생각과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롯이 성분에 집중하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 Element(엘레멘트)로 이름을 정하고 '피부에 건강하고 자극이 없는 성분들로 솔직하고 투명하게 제품을 만들자'라는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디엘레멘트는 단가가 더 낮은 제품 생산업체와 대기업 택배회사를 이용해 이익의 폭을 넓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상생하는 삶의 가치를 고수하기 위해 비누의 제조와 포장 등 대부분 생산과정을 '동구밭'(발달장애인들이 제철 텃밭을 가꾸며 비누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소속의 발달장애인들에게 맡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통과정은 대기업 택배회사가 아닌 취약계층을 채용한 물류 회사 두손 컴퍼니와 협업해 그들에게 배송을 맡겼다.

이에 대해 알베르토 몬디는 "개인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에 대해서 생각이 많으며 특히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다. 사실 기존에 파는 바디워시나 샴푸들은 화학첨가물이 들어가 있고 패키지 또한 플라스틱이라 환경에 좋지 않다. 최대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려고 비누를 사용해왔고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해 그곳에서 지금 도혜진 대표님을 만나게 됐다"라며 친환경적 사회 소셜벤처 기업에 뛰어든 소신을 밝혔다.

 

▲ 최상의 원료로 1000시간 약 45일간 저온도 숙성해 탄생한 비누

디엘레멘트는 단순히 비누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와 소통을 으뜸으로 생각하는 기업경영을 펼치며 차별화를 두었다. 알베르토 몬디와 중국 MBA(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만나 사회소셜벤처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던 김병철 피부과 의사가 동참했다.

김병철 전문의는 뽀드득 느낌이 날 정도의 이중 세안하는 잘못된 습관으로 피부 보호막을 망가뜨린 후 피부과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에 피부 전문 노하우를 토대로 제품 개발에 무게중심을 두었고, 동구밭 비누 레시피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 작업해 엘레멘트 클렌징바가 탄생하였다.

ⓒ 도혜진 대표
 디엘레멘트의 도혜진 대표. ⓒ 유선우 사진기자
ⓒ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디엘레멘트 비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디엘레멘트 비누. ⓒ 유선우 사진기자

도혜진 대표는 "저 역시도 보통의 여성분들처럼 화장품을 좋아해요. 이 브랜드 저 브랜드 안 써본 적이 없죠. '저희 제품이 드라마틱하게 피부를 좋게 해요' '아토피 피부 환자가 비누를 쓰면 아토피가 없어져요'라고 말씀드리지 않아요.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한 느낌을 주고 민감한 피부를 가진 분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사용하도록 만든 제품이에요"라고 말했다. 또한, 이중 세안은 피부가 스스로 씻을 수 있는 기능을 저하한다는 김 원장님의 말씀을 듣고 진한 눈 화장을 하지 않는 이상 엘레멘트 클렌징 바 하나로 세안을 끝내도 피부 건강에 좋다고 전했다.

곁에 있던 알베르토 몬디에게 경영 철학에 대해 질문했다. 알베르토 몬디는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싶었다. 단순히 소비자로만 생각하지 말고, 내 가족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피부에 관한 질문이나 상담도 가능하게 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디엘레멘트 홈페이지에는 피부과 전문의가 알려주는 올바른 피부 관리법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페이지가 있다. 소통이 중심이 되는 진심을 담은 브랜드 차별화 전략이 통한 것일까. 제품에 만족한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 입소문을 타고 호텔과 병원, 산후조리원에까지 고객 선물용으로 나가게 된 비누는 재구매로 이어졌다. 좋은 음식이 건강한 몸을 만들 듯, 좋은 성분이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디엘레멘트 클렌징바 제품은 국내 수제비누 시장에선 드문 1000시간 저온도 숙성법(Cold Process, CP)을 사용해 비누에 들어가는 유해성분을 없앴다. 1000시간, 즉 45일을 숙성시켜야 소다 등의 화학첨가물이 날아가기 때문에 고집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천연 비누 제품 패키지 전면에는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모든 성분을 크게 써 놓았다. 특히, 현재 알베르토 몬디 그리고 김병철 전문의는 마카데디아 비누와 트러플 비누 제품으로 아이들을 씻기고 있다. 또한, 아토피 피부를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성분인 달맞이꽃 오일이 들어간 달맞이꽃 비누 제품은 아토피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을 때, 같은 일이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현재 디엘레멘트는 제일 어린 20대 도혜진 씨가 대표를 맡고 있지만, 한마음 한뜻의 네 명이 모여 회의하며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디엘레멘트 비누 제품은 백화점 고급 코너에 딱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패키지로 눈길을 끄는데, 미국에서 시각 디자인과 회화를 전공한 도혜진 대표가 직접 디자인했다.

어린 나이에 대표라는 직함이 아직 어색한 도혜진 대표는 "물론 돈이야 많이 벌면 좋지만, 단순히 수익을 생각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적 가치를 담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었어요. 아직 회사가 시작 단계라 제품군이 클렌징 바 하나지만 앞으로 보습 라인과 마스크 팩 제품을 개발해서 당장 효과가 좋은 제품보다는 장기적으로 썼을 때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회사로 키워나가고 싶어요"라며 20대답지 않은 포부 또한 밝혔다.

ⓒ 방송인이자 디엘레멘트 대표 이사인 알베르토몬디
방송인이자 디엘레멘트 대표 이사인 알베르토 몬디. ⓒ 유선우 사진기자

알베르토 역시 "일에 대한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건 모두에게나 힘든 일이에요. 그래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고 남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평생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돈을 버는 일 말고 환경을 위해, 소외계층을 위해 투명한 일을 해서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라며 유창한 한국어로 특별한 꿈을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아닌 한 기업의 대표이사로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의 사업가다운 면모를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디엘레멘트의 도혜진 대표와 알베르토 몬디 이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비누를 만드는 이유, 천천히 가더라도 아름다운 성장을 이루고 선한 영향력을 사회에 전파하려는 굳은 신념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알베르토 몬디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 기자에게 선뜻 휴먼에이드 매거진 절차를 물어보며 정기구독 1년을 신청하기도 했다. 삶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아는 사람들. 소박하지만 따듯했던, 디엘레멘트의 '함께'라는 향기가 유독 짙게 밴 소중한 잊지 못할 9월의 어느 멋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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