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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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경 기자
  • 승인 2019.10.16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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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연민을 배울 수 있는 명상 컨퍼런스 개최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휴먼에이드포스트] 자기연민(MSC)을 배울수 있는 명상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야근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온 직장인 A씨는 최근 무채색의 삶을 살고 있다. 연인과 헤어진 후 세상의 풍경이 잿빛으로 변했다. 출근도, 퇴근도, 친구와의 저녁 약속도 아무런 즐거움이 되지 못한다.

주부 B씨는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은 답답함에 한숨이 늘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후 공허함과 외로움에 혼자 눈물을 찍어내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3년차 직장인 C씨는 직장상사와의 불화로 인한 불면과 위장염에 고통받고 있다.

일상에 ‘사소한 고통’이 만연하다. 저마다 각자의 이유로 괴롭고 아프다. 주위에서 건네지는 공감과 위로가 위안이 될 수도 있지만, 토닥임으로만 계속 버틸 수는 없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스스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책장으로 눈을 돌리면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최근 출판가의 트렌드는 ‘건강한 개인주의’다.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 정문정의 ‘무례한 사람에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의 에세이가 장기간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책의 공통점은 ‘내’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타인을 배려하느라 나 자신을 배려하지 못하지는 않았는지를 돌아보며 정작 소홀했던 나를 우선순위에 두라는 이야기는 단단한 위로와 함께 태도의 전환을 끌어내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명상하거나, 심리상담소의 문을 두드린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부원장 효림 스님은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오는 사람들에게 "현대인들은 타자의 고통에만 관심을 기울이느라 정작 자신의 고통은 외면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자신의 고통이 치유가 안 되었는데, 타자의 고통을 잘 치유해 준다는 것 자체가 이치적으로 모순이다. 자기연민이 잘 되는 사람일수록 타자 연민이 잘 된다는 무수히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고 답한다.

명상과 뇌 과학 그리고 심리치료의 토대 위에 마음챙김과 자애, 연민명상을 결합한 통합 명상프로그램 ‘Mindful Self-Compassion(자기연민 이하 MSC)’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임상심리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거머 박사와 텍사스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크리스틴 네프 박사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다양한 형태의 괴로움을 건강하게 다루면서 따뜻한 알아차림으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자원을 구축하는 국제인증명상프로그램이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부원장이자 동국대 치유와 행복융합 연구원으로, 자기연민명상의 바른 보급을 위해 애쓰고 있는 그는 “우리가 보통 수행이라고 하면 별도의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지하철을 탈 때나 주차장에서 사무실까지 걷는 동안 또는 샤워를 하거나 양치할 때,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는 등 일상의 모든 행위가 수행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누구나 자기 자신과 가장 좋은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MSC를 집중 체험하는 장이 11월 16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 마련된다. 2019서울국제불교박람회 명상 컨퍼런스 ‘효림 스님과 함께하는 나를 돌보는 시간’이다.

컨퍼런스는 오전과 오후 총 6시간 동안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자기연민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애정어린 호흡 △자기연민 브레이크 실습 △자애로 우리 가슴 데우기 등의 강의를 펼치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청중과 함께 하는 실습을 진행한다.

특히 오후 회기의 실습에서는 김나래의 해금연주와 김영민의 기타연주로 만든 ‘MSC송’을 함께 부르며 연민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힘겨운 감정을 다루기 위한 전략을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강단에는 국내외 MSC 거장들이 함께 선다. 미국에서 청소년을 위한 MSC를 개발한 카렌 블루스 박사와 국내에서 많은 MSC 지도자를 배출하고 있는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이 직접 참여해 실생활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집중 수행을 독려할 예정이다.

찻잔에 따뜻한 찻물이 가득 채워지면 저절로 찻물이 흘러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듯, 자기 연민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타자 연민으로, 서로 간의 연결로 흐르게 만든다. 이날 컨퍼런스는 남보다 먼저, 그 누구보다 더 많이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 바로 나 자신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특별한 자리가 될 것이다.

한편 이번 명상컨퍼런스는 ‘명상; 매 순간을 느끼는 습관’을 주제로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2019서울국제불교박람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MSC 외에도 ‘죽음 명상’과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명상기법 등의 컨퍼런스가 준비됐다. 명상 컨퍼런스는 10월 14일 오픈한 사전 참여 신청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일 3만원이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도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2019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는 △공예(불교공예, 전통공예, 현대공예, 도자공예, 금속공예) △건축(건축, 인테리어) △의복(승복, 천연염색, 한복) △식품(차, 사찰음식, 사찰식품, 전통식품) △수행의식(수행NGO, 장례, 사찰, 명상단체) △문화산업(디자인, IT, 여행, 출판, 미디어, 웹) 등 명상과 불교, 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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