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호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성우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는지 또 성우는 어떤 직업인지에 대해 들어 봤어요.

◆ 성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성우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 우선 성우가 되려면 맨 처음 밟아야 할 단계가 방송국 공채시험에 합격하는 것입니다. 공채시험에 합격하면 2~3년 동안 방송국에서 인턴 과정처럼 전속 성우 기간을 거치게 됩니다. 그 다음에 정규 성우로서 프리랜서 선언을 할 수 있습니다. 프리 선언을 하면 성우협회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부터 실제 성우로서 자유롭게 활동하게 됩니다. 공채시험을 보는 방송국은 KBS, EBS, Toonives, 대원, 대교 등입니다.
시험의 자격조건은 고등학교 졸업자로서 남자의 경우 군대를 다녀오거나 면제를 받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조건이 맞으면 시험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방송국 시험은 우선 1차, 2차, 3차로 치러지는데 2차나 3차 맨끝에 면접을 보게 됩니다. 1, 2차 시험에서는 짧은 연기 실력을 테스트합니다. 그러니까 필기가 없고 실기시험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시험을 준비하려면 여러 과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학원이나 대학교의 연극영학과나 연기를 위주로 하는 과를 선택해서 전공자로서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고, 또는 합격률을 좀 더 높이기 위해 전문학원을 다니거나 전문가, 즉 성우 선생님에게 개인적으로 가르침을 받으면서 준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수많은 직업 중에 성우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맨처음 성우라는 직업을 알게 된 건 친구 때문이었어요. 더빙은 전부 연기를 하는 탤런트나 영화배우가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따로 성우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친구 덕분에 스피치나 정확한 언어 구사를 위해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게 됐는데 적성에 맞는지 너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성우의 세계를 알게 되어 애니메이션 더빙, 라디오 드라마와 오디오 연기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그 친구의 진로는 성우가 아니라 음향 엔지니어 또는 성우 더빙 엔지니어였어요. 같은 학원에서 그 친구는 엔지니어 분야로, 저는 성우 분야로 소개를 받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성우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푹 빠지다 보니까 점점 이 분야가 하고 싶어졌어요. 그때 '아! 난 성우로 진로를 정해야겠다!'라는 목적이 생겼습니다. 목표가 세워진 다음에는 이 일에 매진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저에게는 사실 고질적인 병이 있었어요. 정신을 갑자기 잃는 그런 질병이었거든요. 그럼에도 약을 먹어가면서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성우는 원래 발음이 아주 중요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질병을 앓다 보니 뇌에서 많이 못 받아들여서인지 정확하게 발음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저에게 그런 장애가 있기 때문에 "너는 발음이 잘 안 돼서 성우가 못 될 거야"라고 했는데 신앙의 믿음으로 열심히 버티면서 마침내 성우가 됐습니다.

◆ 성우도 여러 가지 분야가 있잖아요. 내레이션이나 만화 캐릭터 목소리 등…. 그 중에 어떤 것이 적성에 맞으시나요?

◇ 성우의 분야는 오디오 드라마나 오디오 낭독 같은 낭독 분야가 있고요. 시나 소설 낭독 같은 낭송 분야도 있고 외화 더빙이나 애니메이션 더빙 같은 더빙 분야가 있습니다. 또 지하철 안내방송이나 휴대폰에 들어가는 음성 지원 서비스 같은 오디오 분야도 있어요. 모든 전자기기, 가전제품, 엘리베이터 등 우리 생활 주변의 모든 음성 지원은 성우들의 목소리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내레이션도 있고요. 이런 많은 부분을 섭렵하고, 두루 경험해야 성우로서 일할 수 있습니다.
성우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만 하겠다는 편견을 가지면 사실 성우로서는 자격 미달인 것 같아요. 두루두루 다 할줄 알아야 하고 애착을 가지고 있어야 여러 분야의 일들을 애착을 갖고 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제일 많이 하는 부분은 애니메이션 더빙입니다. 애니메이션 작품 중 <명탐정 코난>에서 주인공 도일의 절친 '하인성'의 목소리를 연기했고요. <호빵맨>에서 호빵맨의 절친 '식빵맨'을 맡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 친구 역할을 많이 했네요. 
그 다음에 요즘에 핫한 애니에니메이션 <신비 아파트>에서 주인공 하리의 아빠인 구인남 역,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에서 감마 역, <은혼>에서 즈라 역을 맡았었습니다. 또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고녀석 만나겠다>에서 하트 역할을 했고요. 보통 청소년이나 아동들이 많이 보는 여러 애니메이션에서 연기했습니다. 가끔 광고도 하고, 내레이션도 많이 하고 있고요. 요즘에는 오디오 책과 드라마 낭독도 많이 합니다. 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화면 해설도 많이 하고요.

 ◆ 정말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네요.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 기대하며, 지금까지 저의 질문에 응해 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정민재 수습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는 발달장애인 기자입니다 쉬운말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