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의 변화
"타이어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의 변화
  • 박희남 기자
  • 승인 2020.02.20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야생동물 식용 근절 현실화 가까워졌다

[휴먼에이드포스트] '타이를 빼고 다 먹는다', '책상 빼고 네 발 달린 것은 다 먹는다' 중국에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상상 초월 다양한 식재료가 있다.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원인 중 하나로 의심되고 있는 박쥐 역시 중국에서는 귀한 식재료 중 하나다. 중국 사람들에게 박쥐는 행복의 상징. 그래서인지 박쥐를 먹는 것도 모자라 원숭이골, 낙타 육봉, 악어, 천산갑 등 이름도 생소한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들을 밀매하고, 일반 식당에서도 평소 구경하기 힘든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요리해 판매하고 있다. 박쥐고기를 먹어본 사람 말에 의하면 날개 뼈는 연골이라 바삭하고 고기는 참새고기 질감과 비슷하다고.

코로나19 발병의 시작인 화난의 수산시장 부근에 있는 대중 목축 야생동물의 차림표에 등장하는 동물만 무려 42종이다. 그 종류는 다음과 같다. 사향고양이, 오소리, 공작, 기러기, 코알라, 캥거루, 새끼늑대, 사향쥐 호저, 악어 혀 까지. 게다가 시장에 붙어 있는 문구가 놀라울 정도로 기상천외하다. '산 채로 현장에서도 도살, 냉동, 문 앞 배달, 장거리 위탁 배송'.

특히 코로나19 숙주로 의심되고 있는 박쥐의 전염병 원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놀라움을 주고 있다. 급성 중증 호흡기 증후군(SARS),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에볼라 및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증 등도 예외 없이 박쥐 유래 바이러스로 인한 치명적인 감염성 질환들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박쥐의 역습이라 일컬으며 전염병과 야생박쥐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중국발 전염병의 원인은 대다수가 박쥐였다. ⓒ 아이클릭아트
중국발 전염병의 원인은 대부분 박쥐에 있었다. ⓒ 아이클릭아트

한편 중국 내부는 물론 주변국에서도 야생동물 식용문화와 관련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생동물보호법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돌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역시 이미 한차례 야생동물 보호법 개정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야생동물보호법 체계와 제도적 보장 시스템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현행법상 국가 지정 보호 동물을 제외한 다른 동물의 식용을 허용하고 있는 상태.

이에 중국 남부 푸젠성이 인민대표대회에서 표결을 통해 야생동물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내용의 규정을 통과시켰다. 본격적인 제재를 가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식용이 금지되는 야생동물의 범위에는 국가와 푸젠(福建)성이 중점적으로 보호하는 종, 국무원 관련 부서에서 공포한 주요 종뿐만 아니라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성장·번식하는 육지 서식종 등이 포함됐다.

또, 식용이 금지된 야생동물을 먹는 것은 물론, 인터넷 플랫폼이나 시장·식당 등에서 거래나 소비장소를 제공 금지하며 창고·운송업을 하는 사람도 야생동물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도 규정했다. 적발되면 형사 처분과 함께 신용정보 플랫폼에도 올려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 법안은 오는 24일 열리는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