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형 매장마다 식자재 바닥 드러내
코로나19로 대형 매장마다 식자재 바닥 드러내
  • 이진주 기자
  • 승인 2020.02.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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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 오프라인 생필품 사재기 우려도 제기
매장을 연 지 30분도 안 된 오전 11시. 즉석밥과 즉석요리 제품 매대가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매장을 연 지 30분도 안 된 오전 11시. 즉석밥과 즉석요리 제품 매대가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코로나19로 외식이 줄어들고 직접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가정이 늘어나자 대형 매장마다 즉석식품이나 반조리식품 등 바닥을 드러낸 매대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2월25일 오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 977명, 사망 11명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 23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데 따라 국민들의 예방 수칙도 개정안이 나온 상태다. 

이에 따라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좁은 실내공간의 모임이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를 삼갈 것을 권고했다.

한 상자밖에 남지 않은 반조리 식품 매대. ⓒ 휴먼에이드포스트
한 상자밖에 남지 않은 반조리 식품 매대. ⓒ 휴먼에이드포스트

시민들이 코로나19의 감염을 우려해 외식과 외출을 줄이는 바람에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식당이나 카페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신 온라인 업계와 배달업계, 코스트코와 빅마켓 등 대형 할인매장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대형 식품매장에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려는 구매행렬이 이어져 빈 매대에 물건을 채우느라 직원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주로 즉석 냉동식품, 시리얼, 빵, 라면, 즉석밥 등 식료품이 놓인 매대가 금방 비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영등포의 한 대형 할인매장에서 즉석밥 박스를 진열하던 직원 이모 씨는 "설 명절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물건을 채워넣기 바쁘게 동이 난다"고 말했다. 

바닥을 드러낸 라면 매대. ⓒ 휴먼에이드포스트
바닥을 드러낸 라면 매대. ⓒ 휴먼에이드포스트

더욱이 학생들의 신학기 개학과 입학이 연기되고 각 학원들도 휴원을 선택한 상황이라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매끼 식사를 해결하려면 식자재를 사놓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식품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언제까지 배달음식만 시켜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외출하기도 꺼려져 한번 나온 김에 라면이든 즉석밥이든 일단 사놓고 보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만큼 단단히 무장한 차림으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급히 필요한 물건만 사고 금세 매장을 빠져나가는 분위기였다.  

이런 '온 · 오프라인 사재기' 현상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과 위기감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반영한다. 하지만, 지나친 위기의식보다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먼저 배려하는 높은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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