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 에피데믹 · 엔데믹에 이어 인포데믹까지"
"팬데믹 · 에피데믹 · 엔데믹에 이어 인포데믹까지"
  • 정진숙 편집국장
  • 승인 2020.03.13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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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을 통해 알아보는 '코로나19' 관련 용어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며 사실상 '팬데믹 선언'을 공표했다. ⓒ KBS 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며 사실상 '팬데믹 선언'을 공표했다. ⓒ KBS 뉴스

[휴먼에이드포스트]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11일 마침내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는 WHO의 감염병 경보 6단계 중 최고 단계다. 

팬데믹(pandemic)은 특정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으로,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감염병이 특정 지역에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단계를 넘어 2개 대륙 이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생소한 외래어 팬데믹의 뜻은 무엇일까?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를 뜻하고, 'demic'은 '사람(대중)'을 뜻한다. 여기서 '-demic'은 '사람 또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의 남성형 명사 'demos'에서 유래된 말이다. 한 마디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팬데믹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된다. 

전 세계 코로나19 현황을 보여주는 현황판. ⓒ WHO Situation Report(3월 11일)
전 세계 코로나19 현황을 보여주는 세계 지도. ⓒ WHO Situation Report(3월11일자 상황보고)

팬데믹의 아래 단계를 에피데믹(epidemic)이라고 한다. WHO의 감염병 경보 6단계 중 4단계로 감염병이 한 국가나 대륙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국지적 유행을 가리킨다. 비교적 넓은 영역에 퍼지긴 하지만 세계적 유행까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단어 역시 '위, 뒤, 사이'를 뜻하는 접두어 'epi-'에 '특정 지역이나 사람'을 뜻하는 'demic(demos)'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한 마디로 감염병이 특정 지역에 유행한다는 의미다. 

'에피데믹'의 쉬운 우리말은 '(감염병의) 유행'이다. 또 우리가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특정 지역의 주민들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을 가리키는 엔데믹(endemic)이라는 말도 있다. 
 
넓은 지역에서 강력한 피해를 유발하는 팬데믹이나 에피데믹과 달리,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을 부르는 말이다. 동남아시아·남미·아프리카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이 이에 속한다. 

엔데믹도 '-안에' 또는 '한정된'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en-'과 특정 지역을 뜻하는 'demic(demos)'에 어원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감염병이 특정 지역이나 사람에 한정된 경우를 가리킨다. 

한편, 얼마 전에는 인포데믹(infodemic)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잘못된 정보나 가짜뉴스, 악성루머 등이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매우 빠르게 퍼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단어도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사람(대중)' 또는 '지역'을 뜻하는 'demic'의 합성어다. 우리말로는 '정보 전염병'이라고 쓴다.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가 어려워 경제 위기나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그 위험성이 있다. 

WHO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인포데믹을 '과도한 정보가 쏟아지는데 틀린 정보와 맞는 정보가 마구 섞여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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