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안철수, 대구지역 봉사 후 자가격리 중
의사 안철수, 대구지역 봉사 후 자가격리 중
  • 허지선 기자
  • 승인 2020.03.17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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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장에서 부대끼고 공감하면서 느끼는 현장 스타일"
대구 코로나19 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온 안철수 대표가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 안철수 유튜브 캡처
대구 코로나19 현장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온 안철수 대표가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 안철수 유튜브 캡처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3월1일 대구로 내려가 의료봉사를 시작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채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최고위원들의 요청에 15일 서울로 올라와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안 대표는 17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대구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감소한 것은 대구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 때문”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의사일 때 진정한 빛을 발한 안철수 대표의 유튜브 생방송은 잔잔한 감동으로 남았다.  

대구 의료봉사 다녀온 소감은.
방호복을 입으면 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방호복과 함께 고글안경을 쓰는데 살을 파고드는 느낌이다. 마스크를 꽉 끼게 하기 위해 콧대를 잡고 마스크와 고글안경을 써야하는데 코가 떨어져나가는 통증이 느껴진다. 수많은 의료진들은 이런 환경에서 환자를 맞이한다.
어떤 때는 안경에 습기가 차고 앞이 보이지 않아, 환자 피를 채취하는데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들에게 감동받은 순간은.
환자들끼리 서로 도와주며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의사소통이 불가한 환자였다. 어제보다는 괜찮은지 지금은 좀 어떤지 물어보아도 대답을 못하신다. 그래서 상태체크가 불가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그분이 다인실(5인 입실)에 계셔서 같이 방을 쓰는 환자분들이 의사소통이 불가한 그 환자분의 상태를 매일 체크해주고 의료진에게 “오늘은 기침을 덜한다” “어제보다 아파하시는 것 같다” 등 상태를 설명해 주셨다. 사실 자기 몸 하나 생각하기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병이 코로나 감염증이다. 그런데 남까지 케어하며 함께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서로 도와주며 격려하기도 하고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사스-메르스-코로나 이후 더 위험한 전염병 오나.
코로나 이후 더 위험한 전염병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전 세계 팬데믹 상황은 이제 주기적으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예전엔 10년에 한 번, 지금은 5년에 한 번 찾아오지만 그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지며 또 다른 방식으로 찾아 올 것이다.
이때 각 국가의 실력과 능력, 시스템, 제조업 능력 등이 판가름 나는데, 외교보안 역량과 함께 우리 경제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국가가 가진 전반적인 역량이 검증되는 상황에 처하고, 각국이 팬데믹에 대처하는 능력이 여실히 들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금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에서 전 세계 모범적 사례는 대만이다.
대만은 지난 3월3일 미국 의학협회저널에서 대만대처 방법이 논문에 실릴 정도로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만 인구는 2360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절반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에서 대만을 가는 방문객은 271만 명이고,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수는 대만보다 5배나 적은 50만 명이다. 즉, 대만은 우리보다 더 어렵고 심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초기 대응과 준비가 빨랐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현재 67명, 그리고 사망은 1명이다. 더 이상 증가하지도 않는다.
대만의 본격적인 대응 시기는 12월31일이었고, 비상 가동을 한 뒤 첫 확진자가 1월21일에 나왔다. 이미 마스크 물량 대비와 모든 대응책을 준비한 후 첫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원활하게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2월7일에는 중국 전역에 걸쳐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전면 금지령을 내렸다.
대만은 중국과의 교역량이 우리나라와 비슷해,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타격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코로나사태가 얼마나 위급한 일인가 판단하고 경제적 손실과 외교 문제보다 자국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가격리 하루 일과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전화문의와 상담을 한다.
아마 저처럼 자가격리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분들도 저와 같이 자가격리 수칙에 대해 들으셨을 텐데, 저 역시도 그분들처럼 권고되는 사항들을 지키며 생활한다.
1.외출금지 2.가족과 독립적 공간에서 따로 생활 3.진료받기 위해 외출 시 보건소에 미리 연락 4.가족과 접촉 가능한 피하기 5.가족과 대화 시 마스크 쓰고 2m거리 유지 6.수건과 휴대전화 각자 잘 관리하기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며 지내는 것이 살아가는 즐거움이다. 지금 저처럼 격리하시는 분들은 고충이 크실 것 잘 알지만 함께 이겨 내보자. 그리고 개학이 연기되어 집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저도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를 알아주고 힘들어도 견디면서 공부해주길 바란다.

봉사하며 느낀 점은.
30여년 전 아내와 의료봉사에서 만났던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현장에서 부대끼고 공감하면서 느끼는 현장스타일이다. 전국을 돌며 청춘콘서트로 학생들과 직접 소통할 때, 대선 때 ‘뚜벅이 유세’로 국민들과 소통할 때, 유럽에 있을 때 유명한 유튜버나 책 저자를 직접 찾아가 만날 때. 그 순간들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직접 만나면 그 사람의 본질, 열정, 생각 등을 바로 느낄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는가. 10배 100배 가슴에 와 닿는다. 저는 앞으로도 어렵고 고통스러운 현장에 직접 가 국민들과 함께하겠다. 저의 소신은 진실이며, 지금도 진실만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약속을 드린다

코로나19에 대비해 향후 우리가 할 일은.
확진자를 막고 사망자를 최소화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다가오는 경제적인 타격이나 불황 등의 처리에 속력을 내야하며, 사태 수습 후에는 우리가 실수했던 부분과 간과했던 것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분석해야 한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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