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비극
코로나19가 불러온 비극
  • 박희남 기자
  • 승인 2020.03.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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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들 돌보던 어머니, 아들과 함께 동반자살
발달장애 아들을 돌보던 어머니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발달장애 아들을 돌보던 어머니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휴먼에이드포스트] 비극적인 현실은 삶에서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졌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고등학생 아들을 돌보던 어머니와 그의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8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45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한 공동묘지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어머니 A씨(48)와 아들 B군(18)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모자는 16일 자택에 유서를 남긴 채 자택을 나섰다. 같은 날 뒤늦게 A씨의 남편이 유서를 발견했고, 곧바로 경찰서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휴대폰 위치추적을 동원해 이들의 위치를 파악했고, 도착한 곳에서 이들의 시신을 수습했다.

유서에는 "삶 자체가 너무 힘들다"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발달장애 아들은 제주의 한 시립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결국 또 한 번 더 연기되면서 어머니는 돌봄 교육을 신청했지만, 학교 측에 따르면 출석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화되는 개학 연기 사태로 가정 양육은 힘에 부친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아들에 대해 돌봄 교육을 신청했지만, 정작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걱정돼 학교에는 보내지 않고 힘들더라도 본인이 집에서 발달장애 아들을 양육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 역시 함께 슬퍼하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그 마음이 이해가 돼서 더 마음이 아프다",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미래에 나도 그만큼 버틸 수 있을지 가슴이  미어집니다" 등의 글을 남기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코로나19로 갈 곳 잃은 발달장애 아이들과 이들을 가정에서 돌보는 부모의 고충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발달장애의 경우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고, 나이가 들고 체구가 커지면 부모가 통제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많은 발달장애 가정 부모와 아이가 언제라도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힘들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발달장애도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도 등급을 세부적으로 정해서 따로따로 격리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가 늦춘 개학으로 일부 가정에서는 가족 간 접촉 횟수가 잦아지면서 스트레스로 인해 가정폭력이 심해지는 가정도 증가하고 있다. 재택근무와 개학연기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가족 간 불화를 겪고 있는 만큼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넓게 이해해주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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