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설채현 수의사
반려동물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설채현 수의사
  • 송창진 · 남하경 기자
  • 승인 2020.03.26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좋은 반려견은 우리 모두의 배려 속에서 만들어져요"
설채현 수의사가 기자의 질문에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답해주고 있어요. ⓒ 남하경 수습기자
설채현 수의사가 기자의 질문에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답해주고 있어요. ⓒ 남하경 수습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3월24일, 수의사 겸 동물행동교정 트레이너 설채현 씨를 반려견 카페 '연희대공원'에서 만났어요. 
설채현 수의사가 운영하는 '연희대공원'은 반려견과 사람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곳으로 마당이 있는 저택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 공간이에요. 

현재 설채현 수의사는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 등 동물 관련 TV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에요. 

이날 만남을 통해 평소에 갖고 있던 반려견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어요.

따뜻한 햇살이 비치고 푸른 잔디가 펼쳐진 카페의 바깥 풍경도 매우 아름다웠고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다음은 설채현 씨와의 인터뷰 내용이에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복합문화 공간 연희대공원이에요. ⓒ 송창진 기자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복합문화 공간 '연희대공원'이에요. ⓒ 송창진 기자

▲ 우선 만나뵙게 되어서 매우 반갑습니다. 제 주변뿐만 아니라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알아야 할 주의사항은 무엇인가요?   

△ 사람인 우리도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또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잖아요. 반려견의 경우도 똑같아요. 반려견들에게도 산책을 자주 시키고, 집에서도 반려견이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혹시 기자님이 보신 이웃집 개는 많이 짖어요? 

 

▲네, 몸집이 큰 개처럼 보이는 한 마리가 크게 짖었어요. 

△ 아파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반려견이 큰 소리로 짖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합니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관리도 잘해야 하고요. 그래야 반려견과 사람들이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지요.

 

▲반대로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반려견을 대할 때 가져야 할 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좋은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제가 우연히 만났을 때 갑자기 상대방의 몸을 만지면 그 사람이 당황하는 것처럼 강아지를 우연히 만났을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귀엽게 생겼어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게 좋아요. 
예뻐 보여서 만지려고 다가갔다가 그 개가 확 물 수도 있어요. 먼저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강아지라면 주인의 허락을 받고 조심스럽게 만져도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만지지 않는 게 좋습니다.

 

▲ 그 동안 진찰했던 많은 반려견 중에서 제일 까다롭고 힘들었던 개는 누구인가요?

△ 저는 문제행동이 있는 반려견들을 대하기 때문에 저에게 찾아오는 모든 반려견들이 다 힘들지만, 가장 힘들었던 아이는 보호자를 공격하는 반려견이었어요. 조그만 몰티즈였어요. 보호자를 괴롭히는 정도가 너무 심해서 다른 병원에서 안락사를 하라고 했다고 해요. 그런데 저희에게 와서 트레이닝을 잘 받은 뒤 지금은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해요.

 

▲ 수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 단지 수의사라는 직업보다는 내가 어떤 수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직업을 꿈으로 생각해버리면, 그 직업이 되고 나서 '나는 뭘 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거든요. 어떤 수의사가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고민해보면 더 좋은 수의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기본적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어야겠죠.
- 이상 남하경 수습기자

 

그레이하운드종 '사랑이'와 놀고 있는 설채현 수의사예요. ⓒ 송창진 기자
그레이하운드종 '세상이'와 놀고 있는 설채현 수의사예요. ⓒ 송창진 기자

◆ 안녕하세요, 휴먼에이드포스트 송창진 기자입니다. 만나 뵙게 되서 기쁩니다.  

◇ 반갑습니다.

 

◆ '이런 사람은 반려동물을 절대 키우지 마라' 하는 사람이 있나요 ?  

◇ 어, 이거 진짜 좋은 질문인데요. 저는 책임감 없는 사람 그리고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책임감이라는 범위에 들어가지만.... 한마디로 책임감 없는 사람들은 절대 반려동물을 키우지 말라고 말해요. 그리고 지금 너무 바쁜 사람들은 당장 키우지 말고 조금 여유로워졌을 때 키우라고 많이 말씀 드려요. 또 혼자 지내야 하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 즉 1인 가구도 강아지와 행복하게 살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가족이 생긴 다음에 키우라고 많이 조언해드리고 있어요. 

 

◆ 반려견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 반려견이 흥분했을 때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특정 사람과 친하지 않은 강아지가 그를 보고 흥분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예요.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움직이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가만히 기다려주는 거예요. 강아지들이 공격적으로 흥분하는 이유는 대부분 무서워서 그렇거든요. 진짜로 그 사람이 싫어서 물거나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강아지 자신이 불안하기 때문에 무서운 기분 상태를 공격으로 표현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오히려 가만히 기다려주는 게 흥분한 강아지들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이에요. 

 

◆ 수의사님이 추천해주시는 애완동물은 어떤 종류인가요?

◇ 음... 사람마다 다를 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는 이제  애완동물보다는 반려동물이라고 얘기하지요. 사람마다 생활 패턴이나 성격이 다 달라서 한 종류를 콕 집어 추천하기는 좀 어렵네요. 기자님도 반려동물을 키우세요 ?

 

◆ 요즘은 키우지 않고 있지만, 블로그에 글을 써서 받은 해피빈으로 동물보호협회에 기부하고 있어요. 

◇ 우와,  진짜 최고다! 제가 기자님이 키울 만한 반려동물을 추천한다면 물고기도 괜찮을 거 같아요. 물고기도 그냥 저절로 크는 게 아니예요. 물 온도 등 물고기가 자라는 환경을 세심하게 신경 써줘야 해요. 그런 면에서 왠지 기자님은 그런 것 잘 챙겨줄 사람 같아 보여요. 

설채현 수의사가 자신의 반려견 '사랑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에요. ⓒ 남하경 수습기자
설채현 수의사가 자신의 반려견 '세상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에요. ⓒ 남하경 수습기자

◆ 수의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한 말씀해주세요. 

◇ 좀 전과 다른 대답을 해볼게요. 사실 수의사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직업이에요. 왜냐하면 일반 의사들은 아픈 당사자와 대화해서 치료하잖아요. 그런데 수의사들은 아픈 당사자는 강아지인데 사람에게 물어보고 치료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어렵다고 할 수 있어요.
동물들은 자기가 어디가 아픈지 말하지 못하니까 어디가 아픈지 찾아내는 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수의사는 정말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는 하기 힘든 일이에요. 혹시라도 돈을 벌고 싶다거나 동물병원이 잘돼 보여서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안하는 게 더 좋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저도 감사합니다. 

 

강아지에 대한 사랑처럼 마음이 따뜻하고 친절한 설채현 수의사는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어요. 

-이상 송창진 기자

 

* 현재 송창진 · 남하경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