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국민 편에서 의료공백 메워갈 것”,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끝까지 국민 편에서 의료공백 메워갈 것”,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 신현희 기자
  • 승인 2020.03.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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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상담센터 운영, 전화진료 및 무료한약 배달까지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 휴먼에이드포스트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위기 때마다 슬기로웠다.
지난 IMF 외환위기에도 그랬고 이후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때도 그랬다. 장롱 속에 고이 숨겨두었던 금을 꺼내는가 하면, 감염병에는 목숨도 마다않고 현장에 뛰어드는 것이 우리 국민의 저력이다. 이처럼 각자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가 처음 맞는 감염병인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우리나라도 수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힘을 모아 이겨내고 있다.
국민들은 성숙한 의식으로 국가의 지침에 따르고, 기업은 한발 앞서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생산해 수출로 이어지고 있으며, 수많은 의료진들은 너나없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행을 자처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이 어려운 시기에 한의사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무력감마저 느껴졌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전국 한의사는 2만7천여 명. 이들은 코모라19 사태가 시작됐을 때부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들은 명색이 한의사인데 이런 비상사태에 국민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다는데 대한 무력감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에서 한의사를 코로나 현장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데 대한 분노를 동시에 피력했다.
심지어 대구한의대 부속 대구한방병원에서는 대구지역 확진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 병실을 모두 비우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대구시에서 거부당했다고 한다. 한의사들이 참여하는 한방병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더 이상 가만히 기다리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외면하는 것과 같다고 판단,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대구한방병원 별관에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개소하고 무료로 한약처방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개소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우리나라 감염법 상 예방관리의 주체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한의사는 배제되었다. 의료진이 모자라 그 어떤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한의사는 뒷짐만 지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생되어 우리나라로 넘어왔고 또한 중국에서 관련 논문이 가장 발빠르게 업데이트되고 있다. 중국의 진료방안에 의하면, 코로나19는 한양방 병행치료를 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중증으로 넘어가면 사망한다는 게 치명적인데, 한약을 함께 처방함으로써 중증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중국에서는 이를 국가지침으로 명시해 진료하고 있으며, 세계 각 나라도 중국의 처방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사협회에서는 한약을 쓰지 못하게 하고 한의사를 치료에서 배제하고 있다.
검체 채취뿐 아니라 모든 방역 활동에 있어 의료인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 지금까지 한의원은 지역 내에서 국민의 건강지킴이로 크고 작은 병들을 진료해 왔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비상사태에 국민이 목숨을 잃어 가는데 한의사들은 진료를 할 수 없다니 개탄할 노릇이다.
이에 우리 한의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개소하고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과 전화로 소통하고 있다.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는 어떻게 진료가 진행되는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전화상담센터로 전화를 하면 먼저 한의사들이 전화로 진료를 하고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 후 한약을 퀵서비스로 집 앞까지 배달해 준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 85%에게 한약을 투여하고 있다. 그들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이지만 자가격리를 하고 있어 의료혜택을 따로 받을 수 없다. 수많은 자가격리자들은 열이 나도 누군가 사다주지 않으면 해열제 하나 사먹기 힘든 상황이다. 얼마나 두렵고 무섭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전화진료를 통해 맥박수, 호흡수, 체온 등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한약을 지어 준다. 또한 자문진료단은 환자의 상태를 통해 이 환자가 집에 있어도 될지, 병원에 입원해야 할지 판단한다. 집에서 자가격리 중 사망한 환자들이 있는 만큼 자문진료단의 판단은 매우 중요하고, 실제 자문진료단의 판단으로 위험한 순간에 입원한 환자도 있다. 
또한 기존 퀵서비스 회사에서 코로나 환자 집에는 배달을 해주지 않아 우리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운전해서 환자들의 집 앞까지 한약을 가져다주고 있다. 환자들은 약뿐 아니라 혼자 병을 이겨내야 한다는 자가격리 상태의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는 이처럼 국가 위기에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정부와 의사협회는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허용하고 있다. 팩스와 이메일 등을 활용한 처방전 전송, 환자·약사 간 협의를 통한 약 수령도 가능토록 했는데 사실상 한시적  원격의료를 허용한 셈이다. 이는 국민이 의료기관 이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차감염 방지, 만성질환자·노약자·고위험군환자 등의 감염 최소화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감염병 차단의 주요 방편으로 비대면 방식의 진료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이는 일시적이 아니라 국민의 편의를 위해 정착되어야 할 제도이다.
국민들은 가장 편리한 수단으로 의료서비스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원격진료를 강조하는 이유다. 이번처럼 감염병 사태가 아니라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의료취약계층에게 원격진료는 아주 중요하다. 병원에 가기 위해 몇 시간씩 걸리면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특정단체의 반대나 그들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가장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장애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되는가.

장애인 주치의 제도부터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이는 장애인들에게 의료진을 매칭시켜 장애인의 의료공백을 메우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장애인의 주장애부터 관리했는데 이미 스스로 너무 잘 관리하고 있었고 실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기본적인 접근성이었다. 그들에게는 1차 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주치의가 필요했고, 일반적인 건강상의 불편함과 질병에 대한 치료가 필요했다. 그렇게 우리는 장애인 주치의로 일상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장애인 주치의가 국가시범사업이 되면서 현재 한의사는 그 사업에서 배제되었다.
장애인 주치의는 의사도 있고 한의사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장애인들에게 한의사는 침, 뜸, 핫팩, 도수치료, 추나치료 등을 해주어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시범사업이 되면서 한의사들은 아예 그들의 주치의가 될 자격을 없애버렸다. 
국민이 원하든 원치 않든 코로나19의 치료는 양약으로만 하고, 장애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주치의는 의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한 말씀.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우리 한의사회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성숙한 국민의식과 지혜로 이 고비를 잘 넘기리라 생각하고, 제 바람은 의료 쪽에 조금 더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시면 의료체계가 나아지고 한의학도 국민건강에 조금 더 활용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이득은 결국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갈 것이다. 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에 무료진료하는 것도 한 번만 관심 있게 봐주시면 이 작은 불씨가 도화선이 되어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믿는다. 한의사협회는 항상, 늘 국민 편에서 진료하겠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한의사 2만7천여 명, 한의원 1만4천여 개, 한방병원 350여 개, 국가비상시기에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민건강을 외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개탄했다. 또한 정부에서 코로나19를 종식하는 날까지 한의사회는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지속운영해 국민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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