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칼럼] 제철 식재료로 즐기는 특별한 사찰음식, 미나리강회와 취나물밥
[푸드칼럼] 제철 식재료로 즐기는 특별한 사찰음식, 미나리강회와 취나물밥
  • 임춘 식품개발연구소 수석 연구원
  • 승인 2020.04.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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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 아이클릭아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음력 4월8일은 불가의 최대 명절인 '부처님 오신 날', 사월 초파일이다. 이날은 욕불(浴佛)일이라고도하며,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불교의 큰 명절이자, 불교가 민중에 전파됨에 따라 토속화되어 우리나라 세시풍속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신라 때부터 이날이 되면, 민가에서는 사찰에 찾아가 재를 올리고, 가족의 평안을 축원하기 위해 가족의 수대로 등을 만들어 밝히면서 큰 불공을 올린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면 다양한 국가의례와 축하연희, 그리고 민속놀이가 벌어졌는데, 이를 통칭하여 '연등회(燃燈會)'라고 하였다. '연등'은 '등을 사르다'는 말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 의미로 연꽃모양의 등을 지칭하는 ‘연등(蓮燈)’과 음은 같으나 의미는 다르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의 의미처럼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여 진실하게 살라는 뜻이다. 연등의 풍습은 고려 때 성행하여 사찰은 물론 집집마다 그리고 거리에도 매달아 관등을 밝혔다고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을 대표하는 계절식으로는 느티떡, 볶은 검은콩, 데친 미나리나물을 들 수 있다. 홍석모의 '동국사시기', 유득공의 '경도잡지', 김매순의 '열양세시기' 등에 보면 초파일을 맞이하여 석남(石南)나무 잎을 넣어서 만든 증편, 볶은 검은콩, 데친 미나리나물을 먹는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것들은 석가탄신일에 고기 없는 간소한 소연(素宴)으로 손님을 맞는 풍속에서 유래한 것으로 초파일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 날이면 아이들은 등불대 밑에 자리를 깔고 앉아 느티떡과 소금에 볶은 콩을 먹으며, 물동이에 물을 담아 바가지를 엎어놓고 돌려가면서 두들기는 수부(水缶:물장구)놀이를 하였다.

초파일 즈음에는 미나리가 한창 맛있을 시기이며 미나리를 살짝 데쳐서 버섯, 대추 등을 넣어 돌돌 말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미나리는 조선 초에 궁중에 진상하는 진상품목에 포함되었던 역사가 오래된 채소이다. 사찰에서는 미나리꽝이라 하여 계곡에 물이 빠르게 흐르지 않는 곳에 미나리를 키워 봄부터 초여름까지 먹는다. 계곡이 아니어도 바가지나 장독뚜껑에 물을 담아 미나리 뿌리를 키우기도 한다.
미나리강회는 봄철 미각을 돋우는 음식의 하나로 미나리는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며, 정유성분과 각종 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또한 미나리는 겨우내 몸에 쌓인 독소를 해소해 주는 음식이다. 봄의 기운을 가득 담은 미나리를 먹으면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나리강회와 취나물밥 레시피 ⓒ휴먼에이드포스트
미나리강회와 취나물밥 레시피 ⓒ휴먼에이드포스트

최근 '부처님 오신 날'에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비빔밥을 준비한다. 이러한 이유는 이 시기에 나는 나물의 종류가 다양한 이유도 있지만, 많은 신도가 사찰을 찾기 때문에, 준비가 편리한 한 그릇 음식인 비빔밥이 일반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이날 비빔밥을 준비하게 된 또 하나의 가설은, 한국전통사회에서 제사를 지내고 음복을 할 때 제사상에 올린 나물과 밥을 한곳에 비벼 가족이 나누어 먹은 것에서 시작되었다고도 한다.

취나물은 우리나라 전국 산에서 자라나는 식물로 향과 맛이 좋아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나물이다. 예로부터 한방에서 취나물은 따뜻한 성질이 있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하고 감기·인후염·두통에 효과가 있는 약재로 쓰였다고 한다.
취나물은 사포닌 성분 등으로 인해 독특한 향과 쓴맛을 가지고 있으며,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에  몸에 생기를 찾게 하는 대표적인 한국 산채음식이다.
취나물에는 체내의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는 칼륨이 다량 들어있어 섭취한 나트륨을 배출하여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배출해주어 심장병이나 동맥경화 등 여러 가지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취나물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의 운동을 도와주고 노폐물 배출 및 변비 예방 및 해소에 좋아서, 이 무렵에 나는 제철 나물로는 으뜸이라 하겠다.

 

△ 글쓴이 '임춘 식품개발연구소 수석 연구원' 양력 
現 (주)채운F&S 식품개발연구소 수석 연구원
現 명지대학교 식품양생학과 사찰음식 객원교수
現 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식 연구소 연구원
前 음식디미방 전문가 과정 강사
제2회 사찰 음식 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동국대학교 식품영양학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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