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장애인들이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 정민재 인턴기자
  • 승인 2020.05.1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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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자폐인 디자이너들의 꿈이 펼쳐지는 곳, ‘오티스타’의 대표 이소현 교수를 만났어요
오티스타 이소현씨 사진이예요.ⓒ정민재 인턴기자
오티스타 대표 이소현 교수예요 .ⓒ 정민재 인턴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5월7일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오티스타 갤러리 스토어'에서 오티스타 대표 이소현 교수(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만났어요.
'오티스타'는 장애인 디자이너들을 채용해 여러 가지 물품을 디자인ㆍ제작하여 판매하는 곳이에요.
이소현 교수에게 장애인들을 채용해 같이 일하는 이유와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물어봤어요.
다음은 오티스타 이소현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이에요.

◆ 장애인들을 채용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제가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특수교사를 양성하는 일을 쭉 해왔어요. 여러 장애 유형 중에서도 자폐 장애를 전공했어요. 그래서 자폐에 대해 잘 알다 보니 자폐인들이 가진 굉장히 다양한 재능을 사회에 나가서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어요.
우리가 특수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을 열심히 공부시키지만,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취업도 잘 안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잖아요.
자폐인들에게는 그 자페라는 장애 때문에 갖게 된 아주 독특한 강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오티스타의 디자이너들은 아무도 그림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그림을 아주 잘 그리거든요. 그들에게는 시각적인 표현능력이 우수하다는 강점이 있는 것이죠. 장애인들이 그 강점을 잘 활용해서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떤 회사 모델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특수교육과 교수로서 자폐인 고용 모델을 만들려고 연구하다가 자폐인들이 가진 이렇게 멋진 능력을 글로만 써서 보여주기보다는 하나의 모델 회사를 만들어서 그들이 디자이너로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는지 한번 보여주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그것이 오티스타를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지요.
처음에는 ‘오티스타 디자인스쿨’이라는 과정을 개설해 자폐인들 중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친구들을 모집해서 그림 공부를 도와주었어요. 그런 다음, 그 재능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게 디자인 회사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오티스타에서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자폐인 디자이너를 채용해요.

자페디자이너들이 만든 책들이예요. ⓒ정민재 인턴기자
오티스타의 자폐인 디자이너들이 만든 그림엽서와 메모지예요. ⓒ 정민재 인턴기자

◆ 오티스타의 직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 이 매장 건물 6, 7층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현재 저를 제외하고 18명이 정규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고요. 그중에서 12명이 자폐인 디자이너예요.


◆ 제품 제작 및 판매는 어느 정도 이루어지나요?

◇ 제품은 이곳 스토어에서 보는 것처럼 예쁜 그림과 디자인이 들어간 머그컵, 텀블러, 마스킹테이프, 핸드폰케이스, 엽서, 손수건, 장바구니, 각종 문구류 등 어떤 제품이든지 제작하고 있어요. 우리가 먼저 기획ㆍ제작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회사에서 주문을 받아 주문제작하는 경우도 있어요. 잡지나 사보의 표지 디자인도 하고 있고요. 디자인 판매, 제품 판매, 주문제작 판매 등을 골고루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오티스타 이소현씨와 인터뷰를 했어요. ⓒ정민재 인턴기자
오티스타 이소현 대표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 정민재 인턴기자

◆ 교수님께서는 3년 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현장의 소리’라는 강연을 하셨는데요. 그 강연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씀이 무엇인가요?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 기업들을 도와주기 위해 국가에서 만든 기관이에요. 우리 오티스타도 사회적 기업이거든요. 지금 오티스타를 만든 지 만 8년이 됐는데, 3년 전이면 2005년이잖아요. 사회적 기업 중에 5년 이상으로 오랫동안 잘 운영하고 있는 데가 그렇게 많지 않고, 그만큼 잘 운영되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일하는 분들의 눈에는 우리 오티스타가 성공적으로 잘 운영되는 회사로 보였던 거지요. 그래서 우리가 사회적 기업을 꾸려 나가는 과정에 대해 듣고 싶어 했어요. 그리고 저도 그 자리에 가서 우리 오티스타 같은 사회적 기업이 장애인 채용도 하고 그것을 통해 이익도 많이 내면서 잘 운영되려면,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정착하려면 ‘장애인도 정말 일을 잘할 수 있다’는 인식부터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과 운영에 있어서 현실적인 어려운 점도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귀여운 동물 그림이 담긴 머그컵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 마지막으로 장애인들을 위해 한마디만 해주신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세요?

◇ 저는 장애인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직업ㆍ고용ㆍ취업 등과 관련해서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지 않거든요. 장애가 있는 사람이든, 장애가 없는 사람이든, 모든 젊은 청년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또는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잘 찾아봐라.’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을 잘 찾으려면 초ㆍ중ㆍ고등학교 다닐 때 뭐든지 많이 경험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와! 이건 재밌다!’ ‘이건 내가 좀 할 줄 아네?’ 하는 것들을 빨리 찾아내는 것이죠. 그다음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잘하는 것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찾아보고, 또 실력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과정도 필요하고요. 그러면 회사나 다른 채용하는 입장에서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일도 잘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한번 채용해 보자’ 하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꼭 찾아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 지금까지 제 질문에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정민재 인턴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는 발달장애인 기자입니다 쉬운말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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