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당신, 혹시 야간식이증후군?
냉장고 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당신, 혹시 야간식이증후군?
  • 허지선 기자
  • 승인 2020.05.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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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입맛 뚝, 저녁엔 살아나는 식욕이라면 야간식이증후군 가능성 높아
야간식이증후군을 자칫 방치하면 만성위장장애 유발한다.  ⓒ아이클릭아트
야간식이증후군을 자칫 방치하면 만성위장장애를 유발한다. ⓒ 아이클릭아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저녁을 먹었는데도 드라마가 시작하는 밤 10시 이후면 허기가 져 TV 앞에서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먹는다거나, 배달 앱 서비스를 통해 '시킬지 말지'를 심각하게 고민한다거나, 자신도 모르게 냉장고를 수십 번씩 열었다 닫았다 한 경험 등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야식에 무릎을 꿇었다면 ‘야간식이증후군’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야간식이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이란 밤이 되면 식욕이 증가해 과식하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하루 동안 섭취하는 음식의 양 중 저녁때 먹는 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 야간식이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또 오전에는 입맛이 없다가도 유독 저녁만 되면 식욕이 왕성해 져 과식을 한다거나, 잠을 자는 도중 배고픔을 느껴 잠에서 깰 때, 탄수화물이나 포만감 있는 고열량 식품 등을 섭취해야 잠을 이룰 수 있는 경우도 야간식이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야간식이증후군 진단 기준
□ 아침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아침에 식욕이 없다.
□ 저녁에 식사를 몰아서 한다. 하루 열량 섭취의 50% 이상을 저녁 식사나 간식으로 한다.
□ 1주일에 3일 이상 밤중에 한 번 이상 깬다.
□ 잠을 자다가도 깨어나 고칼로리 간식을 먹는다.
□ 위와 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
□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야식 먹는 것으로 기분을 푼다.

각 체크리스트 별로 3개 항복 이상일 경우 야간식이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야간식이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신체 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불규칙한 식습관, 우울증, 기분장애, 약물 사용 문제 등과도 연관이 있다.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졸 호르몬이 다량 분비돼 반사적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를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달거나 짭짤한 음식물을 찾게 되는 충동이 일어난다.

TV만 틀면 나오는 먹방(음식 방송)과 먹튜브(먹는 유튜브)도 야간식이증후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학술지 '두뇌와 인지' 연구 논문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먹방 영상을 보여준 뒤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분석했더니 탐욕 중추가 자극받아 식탐으로 이어지는 걸로 밝혀졌다.

배달음식 활성화는 야간식이증후군의 위험성을 높인다 ⓒ아이클릭아트
배달음식 활성화는 야간식이증후군의 위험성을 높인다. ⓒ 아이클릭아트

문제는 이 증후군이 비만은 물론 역류성 식도염, 소화불량 및 만성위염 등을 일으키기 쉽다는 점이다. 야식의 대명사인 치킨, 떡볶이, 라면 등 자극적인 음식은 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위궤양을 일으키기도 하고 혈관 이상을 초래해 고혈압 및 고지혈증과 같은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도 높인다.

야간식이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로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아야 한다. 저녁은 가급적으로 가볍게 먹는 것이 좋지만, 허기가 져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면 우유 한 잔이나 오이, 바나나, 토마토 등 포만감을 주면서 위에 부담이 적은 저칼로리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야식 생각을 들지 않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뜨거운 물로 샤워해 보는 것이다. 뜨거운 물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위장 활동이 억제돼 식욕 조절에 효과적이다. 또 이왕이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신체활동량을 늘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이다. 그래도 밤에 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전문가를 찾아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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