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항균필름 스티커, 과연 효과 있을까?
엘리베이터 항균필름 스티커, 과연 효과 있을까?
  • 허지선 기자
  • 승인 2020.06.0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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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1시간 뒤 농도 절반, 4시간 뒤 사멸
엘레베이터 내 부착된 항균필름 ⓒ휴먼에이드포스트
엘리베이터 내 부착된 항균필름. ⓒ 휴먼에이드포스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코로나19의 최선의 예방책인 마스크와 살균소독제의 생활화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항균필름 스티커가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질병통제예방센터 △프린스턴대 △UCLA 등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무기로 뿌려 생존력을 측정한 결과 구리 표면에서는 4시간이면 완전히 죽었으나 마분지는 24시간, 스테인리스는 48시간, 플라스틱은 72시간이 지나야 없어졌다"고 밝혔다.

아파트 및 빌딩 공적 시설물에 구리 성분이 적용된 항균 필름이 부착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일단 구리(Cu)는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치료와 소독 목적으로 사용됐다. 실제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구리 표면에 붙은 유해 박테리아가 2시간 내에 99.9% 이상 사멸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구리를 포함해 35종의 구리합금을 항균물질로 등록했다.

또한, 병원 시설물을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구리로 바꾸자 유해 세균을 90% 이상 줄인 실험 사례도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구리 표면에 붙은 박테리아는 구리를 자신의 필수 영양소로 인식해 세포 안으로 흡수한다. 그렇게 흡수된 구리는 박테리아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구멍을 통해 활성 산소를 끌어당긴다. 이에 바이러스는 영양분과 수분을 잃게 되며 박테리아가 완전히 사멸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

다만, 항균 필름에 효과에 관한 전문가 견해는 분분하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구리가 멸균작용을 하는 것은 맞지만, 항균필름이 부착된 버튼을 만진 후에도 바이러스가 사멸하기까지 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구리는 쉽게 산화되고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소재를 모두 구리로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시설물을 만진 뒤 비누로 손을 꼭 씻어야 코로나19를 예방 할 수 있다. ⓒ휴먼에이드포스트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시설물을 만진 뒤에는 비누로 손을 꼭 씻어야 코로나19를 예방 할 수 있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특히 감염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손으로 가장 많이 감염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항균필름이 부착된 손잡이나 엘리베이트 버튼 등 불특정 다수가 맨손으로 만지는 부분을 만졌을 때 무심코 입·코 등을 만지지 않도록 당부했다. 마스크를 쓴 채 엘리베이터에 타더라도 엘리베이터 어딘가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를 손으로 만지면서 감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항균필름의 맹신 보다는 다수가 사용하는 시설물을 만졌을 경우에도 손소독과 손씻기 습관화를 잊지 말아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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