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행복한 특수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
[기자가 만난 사람] 행복한 특수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
  • 남하경·홍석진 수습기자
  • 승인 2020.07.1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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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면 특수교육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시원한 바람이 부는 7월의 어느 날, 충청남도 아산에 있는 국립특수교육원을 찾아가 김은숙 원장을 만났어요.
아산의 신도시 안에 자리한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많은 직원들이 열심히 특수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하고 있어요.

특수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김은숙 원장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어보았어요.


◆ 국립특수교육원은 장애인의 교육을 위해서 많은 도움을 주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각 장애에 맞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교과서, 저시력 학생들을 위한 글씨를 좀 더 크게 키운 교과서,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수화, 지체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컴퓨터를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맞춤 키보드, 마우스 등을 지원하고, 발달장애인들을 위해서는 좀 더 쉬운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국립특수교육원 내에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설립했는데 센터의 설립 목적을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 시의적절한 질문이네요. (웃음) 2016년에 평생교육법이 대폭 개정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조항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기자분들께도 좋은 소식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조항마다 장애인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도록 한 겁니다. 그래서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를 설립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8년 5월에 개소하여 2년 넘게 운영되고 있고, 아직은 기초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을 희망하는 장애인들은 얼마나 있는지, 평생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은 얼마나 있는지,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은 어떤 것인지, 부족한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통계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는 각 지방마다 있는 평생교육기관을 컨트롤하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올해 처음 장애인평생학습도시사업을 시작하는데 예산을 3억원씩 지자체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점점 전국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 앞으로 장애인교육의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할까요?

◇ 저는 우리나라 교육 전체에서 특수교육을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프라는 기자재, 교원, 교과서 등을 짧은 시간 안에 선진국 수준으로 많이 끌어올렸지만, 인식은 여전히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장애인 학생들 중의 70%가 비장애인들과 함께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부모님, 선생님 등 많은 사람이 장애인 학생들의 교육에 얼마나 도움을 주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데, 아직은 배가 고픈 수준이지요.
국가가 예산을 많이 쓴다고 해서 인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요.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요. 지금까지 드라마와 캠페인(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수영이 참여함) 등에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해서 많은 돈을 썼습니다.
그러나 이쪽(특수교육) 분야에 몸 담는 분들만 노력해서는 부족합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에 동감하고 같이 노력한다면 특수교육이 몇 배는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특수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더 좋은 특수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 비장애인들이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사실 특수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돈은 충분히 많지만, 학교가 만들어질 땅을 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학교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느라 계획이 1~2년 연기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힘든 시간이 지나야만 특수학교가 세워지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특수학교를 설립할 때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도 함께 세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서관이나 수영장 같은 곳이죠.
그래서 주민들이 '아! 특수학교가 생기면 수영장이 생기네! 공원도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직 주민들에게 많은 설명이 필요한 것이 어렵고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원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교육관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 저는 좋은 교육은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해야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둘 중 한 명이라도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요. 교사의 무조건적인 헌신만으로는 학생에게 행복으로 전해지지 못합니다.
학생의 행복도 당연하지만, 교사 또한 함께 행복해야 교육의 성과가 오래가고 알맹이가 남는 것이에요. 그런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감탄할 정도로 경제와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짧은 시간동안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특히 특수교육은 밑바닥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상태가 되었지요.
아마 앞으로 제가 바라는 교사와 학생이 행복한 교육도 머지 않아 이루어질 것입니다. 

특수교육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희망을 함께 나누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행복한 교육으로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 이상 남하경 수습기자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은 "발달장애인 기자의 활동을 응원한다"고 말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국립특수교육원 김은숙 원장은 "발달장애인 기자의 활동을 응원한다"고 말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안녕하세요? 홍석진 수습기자입니다.

◇ 네. 홍석진 기자님 반갑습니다.


◆ 먼저, 특수교육과 대안교육의 차이가 뭔지 궁금합니다.

◇ 제가 대안교육 쪽 전문가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는 말씀을 못 드리지만, 아마도 일반적인 교육환경 안에서 기존 교육체계에서의 지향점과 다른 새로운 교육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관리하는 교육기관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수교육은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또한 일반 교육 시스템으로는 감당할 수 없거나 소외된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새로운 교육통로를 찾아주고자 하는 교육입니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눈앞에 들이대도 그 책은 그냥 휴지밖에 안 돼요. 그런데 점자책을 만들어주면, 그 친구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까지 갈 수 있고 판사나 기자도 될 수 있겠죠. 또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들을 수 없어도 수화나 자막 등으로 글을 써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등 장애인이 교육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특수교육입니다.


◆ 일부 장애인 학교들의 폭력과 비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한 그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 너무 뼈아픈 일이에요. 일반학교에서도 폭력과 같은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데 특수교육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영화 '도가니'의 모티브인 광주 인화학교 사건은 저에게는 아주 힘든 시기였어요. 당시 제가 교육부에 재직할 당시에 사건의 중심에 있어서 국회와 같이 여러 사전작업들을 진행했어요.
그 일이 있은 후 장애학생들의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장애인 학생들의 인권문제는 도가니 이전과 도가니 이후로 나눌 수 있어요. 앞으로도 장애를 가진 학생들 각각을 구별지어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장애인 교육에도 지역별로 격차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제도적 측면의 해결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맞아요. 지역격차가 있어요. 우리가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하고 있잖아요. 각 지역 교육감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역별로 편차가 존재해요. 그래서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 교육부에서 직접 특별교부금이라는것을 각 시도의 교육감들에게 나눠줘요.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부분을 장려하거나 추진해야 할지 판단해서 취약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더 지원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당분간은 지방자치제도라는 원칙 자체가 유지될 상황이라서 지역 특색으로 볼 수도 있는 상황이고요. 근본적인 교육수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계속 노력중이에요.

 

◆ 이것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은숙 원장님은 장애인들과 일반인들 간의 교육수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셨습니다.

-이상 홍석진 수습기자

 

* 현재 남하경·홍석진 수습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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