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미영의 건강컬럼] 여름 한방차, 사상체질에 따라 즐기자
[한의사 이미영의 건강컬럼] 여름 한방차, 사상체질에 따라 즐기자
  • 이미영 편집위원
  • 승인 2020.08.1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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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서는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도록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권하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올해는 역대급 긴 장마와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바람에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곧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무더운 날씨에 바깥일을 하다가 더위를 먹는 일(주하병)이 잦았으나 요즘은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고 빙과류를 과다섭취하게 되어 오히려 냉방병이나 배탈, 설사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방에서는 이럴 때 몸에도 유익하고 더위도 식혀줄 수 있는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권하고 있다.

태양인은 목이 굵고 머리가 크며 상체가 발달한 반면, 하체가 약한 체질이다. 리더십이 강하고 독선적인 기질과 이상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소양인보다는 덜하지만 무더운 여름을 나기가 힘든 체질 중 하나다. 기가 밖으로 발산되면 땀도 많아져서 더욱 힘들어진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싸우려 들고 산만해지면서 기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역상하여 구토증세가 나타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세 등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태양인에게는 모과차나 오가피차, 솔잎차, 감잎차 등이 좋다. 모과차는 여름에 더위를 먹어 식욕이 부진하면서 몸이 나른하고 감기기운 있을 때 복용하면 좋다. 오가피차는 하초를 보해주는 효능이 있어서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서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없을 때 복용하면 좋다.

감잎차는 폐위(폐가 비정상적으로 줄어들어 늘어나지 않는 병)와 심열(울화 때문에 생기는 열)을 낮춰주고, 술의 열독을 풀면서 위열을 억제하여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솔잎차는 상부로 오르는 기를 내려주는 데 좋다. 몸이 차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간기능이 좋고 폐가 약한 체질로 느긋하고 식탐이 있어서 무엇이든 잘 먹지만 과식‧과음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전신에 땀이 많은 체질이라서 여름이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많이 호소하는 체질이다. 태음인은 땀을 적당히 잘 흘려야 기혈순환이 잘돼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땀이 너무 많이 난다고 해서 땀을 없애는 치료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러한 태음인에게는 오미자차, 칡차, 율무차 등이 좋다. 오미자차는 여름에 더위에 지쳐서 생긴 심힌 갈증을 해소해주고 땀을 조절하며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다. 오미자는 폐의 기능을 도우면서 진액을 생기게 하고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한다. 성기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칡차(갈근차)는 몸에 열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타면서 술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다. 갈증을 없애고 피로를 줄여주므로 몸살감기 기운이 있거나 수험생에게도 도움이 된다.

율무차는 식욕을 조절하고, 습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잘 붓거나 살이 찌는 사람에게 좋다. 다만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어서 여름나기가 가장 힘든 체질이다. 화가 많고 더위를 참지 못하며 답답해하고 참을성이 부족해서 여름만 되면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사소한 일에 다투기도 잘한다. 밤낮으로 선풍기나 에어컨을 끼고 살면서 시원한 얼음물이나 청량음료를 달고 산다.

이러한 소양인에게는 산수유차, 구기자차, 결명자차가 좋다. 산수유차는 몸의 열을 내려주고 신장과 간장을 보하며 하초를 튼튼하게 해주어서 식은땀을 흘리거나 두통, 어지럼증, 이명, 요통, 관절통에 좋다. 구기자차는 장복하면 잔병을 막고 몸을 튼튼히 해주고 혈압을 낮춰주는 기능이 있다. 결명자차는 간기능 저하로 인한 시력감퇴 및 두통에 효과가 있는 눈에 좋은 약용차다. 다만 장이 냉해서 설사를 잘하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성장기의 어린이에게는 장복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소음인은 신장기능은 좋으나 소화기능이 약한 체질로 입이 짧고 체력이 약해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탄다. 따라서 소음인들은 다른 체질에 비해 여름나기가 수월한 편이다. 다만 과로를 하거나 체력관리가 잘 안되거나 과도하게 땀을 흘리게 되면 탈진하여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소음인에게는 인삼차, 황기인삼차, 생강차, 꿀차, 쌍화차 등이 좋다. 황기인삼차는 땀을 막아주고 기운을 북돋워줘서 여름철 과도하게 땀을 흘려 탈진한 사람에게 좋다.

한편, 무더운 여름 열대야로 인해 잠들기 힘들 때에는 비위장을 돕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대추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이와 같이 날씨가 더울 때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마시면 더위도 식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확실한 체질을 진단받지 못한 경우에는 한 가지 차를 다량 장복하기보다는 물처럼 연하게 끓여서 부담 없이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영_부천 열린한의원/이내풍(이명·난청) 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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