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인터뷰] 식물 그리고 사람 - 루비
[휴먼인터뷰] 식물 그리고 사람 - 루비
  • 박희남 기자
  • 승인 2020.09.09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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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들의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돕고 있는 루비는 창의적 원예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경제활동 시작을 함께하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식물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들의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돕고 있는 루비는 창의적 원예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경제활동 시작을 함께하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사람이나 식물이나 무언가를 키운다는 일 기반에는 한결같은 관심이 성립돼야 한다. 그저 햇볕만 잘 쬐고, 때맞춰 물만 주면 쑥쑥 잘 자라는 줄 알았는데, 무엇을 키운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너무 많이 주어도 문제, 또 너무 적게 주어도 문제가 되며 애정없이는 결코 자라날 수 없는 사람과 식물. 사람이나 식물이나 참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그래서 지금, 루비의 활약은 더 대단하다. 식물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들의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돕고 있는 루비는 창의적 원예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경제활동 시작을 함께하고 있다. 비록 지금의 겉모습이 모나고 거칠어 보일지라도 함께 노력한다면 언젠가 찬란한 보석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발달장애인 본연의 모습을 존중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루비에서는 원예교육이 시행되고 있는데, 이는 발달장애인이 식물을 가꾸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 회복을 경험하고 돌봄의 대상에서 주체로 변화돼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물주기, 식물 돌보기, 상품 제작, 팝업 전시 준비 등이 공통교육이며 개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교육으로도 나누어 진행하고 있다. 언어구사력이 좋은 인턴에게는 식물상태 관찰일지를 작성하게 하고, 예술적 재능이 있는 인턴에게는 식물 관찰 스케치 교육을 진행하는 등 장애유형과 관심도에 따라 맞춤 업무를 설계해 업무 편의를 고려한 도구나 일지를 도입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협업도 시도하고 있다.

식물의 위로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이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실내정원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원예교육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고 경제적 활동의 시작을 함께 준비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홈가드닝용품 판매는 발달장애인 실내정원사의 경제적 활동, 첫 발걸음이 되어주고 있다. 식물에 관심이 있으며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의 힘을 믿는 모든 사람을 위해 발달장애 실내정원사들이 정성스럽게 가꾸고 돌본 식물과 고부가가치의 원예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 이들이 키운 식물은 가격을 매길 수 없을만큼 가치가 특별하다.

첫 컬렉션으로는 종이 소재 화분으로 만든 페이퍼루비가 있다. 대중들에게 낯선 페이퍼루비는 종이에 그림을 그려 넣고, 계절별로 커버링을 다르게 해 종이가 줄 수 있는 따뜻함을 한껏 활용한 화분을 말한다. 냉장고나 책상에서 간단하게 수납할 수 있는 종이 화분은 최근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생활에 꼭 필요한 종이 화분으로 행복한 일자리를 만다는 곳이 바로 이곳, 루비다.

루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실내정원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 아이클릭아트
루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실내정원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 아이클릭아트

루비의 하주미 대표는 "때에 맞춰 물을 주고 분갈이를 해주고 빛과 바람을 쐬어주며 애정을 쏟다 보면 어느새 우리에게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주며 그동안의 노고에 보답하곤 합니다. 그 치유의 힘을 경험했고, 그 순간에 느꼈던 기쁨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며 RUBY 브랜드의 탄생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이름인 루비의 숨겨진 뜻을 공개했다.

하 대표는 "열정과 사랑을 상징하는 붉은 빛의 루비는 매우 높은 강도와 경도가 있습니다. 이렇게 단단한 루비 원석은 수천, 수만 번의 다듬질을 통해 거친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최고의 보석으로 탄생합니다. 지금의 현실은 모자라고 거칠어 보일지라도 언젠가 찬란한 보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담아 브랜드의 이름을 루비라고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식물에 좋은 환경은 곧 사람에게도 좋은 환경이다. 건강하게 식물을 키워서 발달장애인 실내정원사들이 언제나 행복함을 느끼며 살기를 바라는 루비는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어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조금 더 윤택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식물도 사람도 모두 사랑이 있어야 잘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 오늘만큼은 고마운 식물에 또는 식물을 키우는 손, 루비 실내정원사들에게 애정이 어린 눈길과 따듯한 손길 한 번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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