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인터뷰] 행복을 빚는 예술가 - 스프링샤인
[휴먼인터뷰] 행복을 빚는 예술가 - 스프링샤인
  • 박희남 기자
  • 승인 2020.09.10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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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샤인에서 양성되는 도예가는 기본적인 도예기술을 습득하고 디자인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 스프링샤인 제공
스프링샤인에서 양성되는 도예가는 기본적인 도예기술을 습득하고 디자인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 스프링샤인 제공

[휴먼에이드포스트] 구슬땀을 흘리며 도자기를 빚을 때면 마냥 행복했다. 처음 만져보는 생소한 질감의 재료와 손에 익숙하지 않은 수업방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 재미있었다. 어디 그뿐이랴. 이곳에서는 만들기도 실컷 할 수 있었고 좋아하는 그림 역시 마음껏 그릴 수 있어 참, 기뻤다. 전에는, 청소하는 일을 했었는데 청소일을 할 때는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예쁜 도자기들을 구울 수 있어 참 좋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프링샤인에 출근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편견을 벗어나기 위해 도자기를 빚는다.

'예술에는 장애가 없다'라는 슬로건 아래, 재능 있는 장애인 예술가들을 발굴·육성하고 지역사회의 통합문화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스프링샤인'은 발달장애인들의 꿈을 빚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은 또 자연 친화적인 도예 등을 매개로 환경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착한 기업이기도 하다. 다양한 도자기를 만드는 스프링샤인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도자기를 만들고 있으며 도예 강사로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예술에는 답이 없어
정말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스프링샤인에서 양성되는 도예가는 기본적인 도예기술을 습득하고 디자인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나아가 형태별로 도자기를 여러 개 제작해보고 제작 후 정리, 관리 포장까지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이 범주 안에는 필요한 도구의 기능과 사용법, 보관 위치 익히기, 작품을 안전하게 다루는 방법 익히기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도예 체험 강사로 활동하기도 하는데, 도예강사는 공방에서 진행되는 체험 수업의 보조강사로서 강의 실습과 보조에 익숙해지도록 꾸준한 연습을 권유하고 있다. 아울러 체험한 도기를 다듬고 포장, 발송하는 일에도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실 작품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직무의 특성상 놀이와 교육의 경계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스프링샤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시간(일하거나 훈련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설정해 발달장애인 도예가들이 스스로 구분할 수 있게 개선했고 더 나아가 당일 컨디션에 따라 업무 능률의 편차가 크고, 장애 특성상 원하는 것만 하려 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는 경우, 작업시간을 개인마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개인 특성에 따라 업무를 분배했다. 

결과는 매우 좋게 나타났다.

스프링샤인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의 부모님과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는데, 이는 가정에서도 출근해서 마찬가지로 자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컨디션 등을 함께 관리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은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한 경우, 대부분 근태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인지하기 어려워한다. 출퇴근 시간을 명확히 기록하게 하고, 이에 대한 규칙을 만들어 스스로 근태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재능 있는 장애인 예술가들을 발굴·육성하고 지역사회의 통합문화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스프링샤인'. ⓒ 스프링샤인 제공
재능 있는 장애인 예술가들을 발굴·육성하고 지역사회의 통합문화 예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스프링샤인'. ⓒ 스프링샤인 제공

한편 스프링샤인은 향후 2~3년간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디자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도예 체험 교육 서비스가 주가 되고 디자인 제품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것이 부차적인 사업이었다면, 앞으로는 디자인 제품 개발에 좀 더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이에 디자인 개발 범위를 넓혀서 다양한 제품들을 기획하고 있다.

장애인 인식 개선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우리나라는 단 한 명의 장애인 예술가가 발굴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과 교육이 필요하다. 예술 특성상 사교육의 영역이다 보니 보통은 경제적 여유가 있든지, 아니면 부모님들이 예술적 안목이 있어야 재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데, 설사 재능이 있어도 있는 줄 모르는 일이 태반이고 경제적 문제로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바로 스프링샤인이 필요하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이곳만큼은 장애가 있는 예술가의 기회를 마음껏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스프링샤인, 이름 그대로 이곳에 가면 봄볕처럼 따뜻한 작품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혹시 지금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스프링샤인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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