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유연' 50년간 버려졌던 지하공간이 빛의 미술관으로
'홍제유연' 50년간 버려졌던 지하공간이 빛의 미술관으로
  • 박마틴 기자
  • 승인 2020.09.21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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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개의 기둥과 그 사이로 흐르는 물길따라 예술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어요

[휴먼에이드포스트] 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지하공간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빛과 조명으로 연출한 '예술이 흐르는 물길'로 재탄생했다 하여 지난 9월5일 다녀왔어요.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유진상가는 1970년대 근·현대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홍제천을 덮어 그 위에 지은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에요.
이곳은 북한의 남침을 대비하기 위한 군사시설물로 전시에 탱크진지로 사용하도록 설계됐어요.
이후 1990년대에는 내부순환로 공사로 인해 건물 일부가 해체되고 재개발 논쟁에 휘말리며 50여년간 지하 하부는 막혀 있었어요.

'잇다'-'흐르다'-'걷다' 라는 슬로건을 내건 '홍제유연' 입구의 모습이에요. ⓒ 박마틴 기자

2019년 서울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의 하나로 유진상가 지하공간을 시민을 위한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 들어가 올해 7월 '홍제유연'이 문을 열게 되었어요.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도심속 버려진 공간에 공공미술작품을 설치하여 시민 누구나가 즐길수 있는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예요.

작품 '홍제 마니차'에는 나무판에 1000여명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 박마틴 기자

'홍제천 물과 사람들의 인연이 함께 흘러 예술로 화합하다’는 뜻의 '홍제유연(弘濟流緣)'은 100여개의 기둥과 그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어요.
맨 먼저 1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만든 작품 '홍제 마니차'가 보여요.
'마니'는 티벳에서 하는 불교 명상법인데 '내 인생의 빛나는 순간'이라는 주제로 시민들의 이야기를 적은 나무판을 돌리며 읽는 재미가 있어요.

기둥에 조명을 설치하여 변하는 문양이 아름다운 '흐르는 빛, 빛의 서사'예요. ⓒ 박마틴 기자

'흐르는 빛, 빛의 서사'는 기둥에 조명을 설치하여 변하는 전통적 문양이 홍제천과 어우러져 아름다워요.
예전에 빨래터였다는 홍제천의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여 빛의 이미지로 그려낸 작품이에요.

초등학생들의 상상력으로 그린 '홍제유연'의 미래모습인 '홍제유연 미래생태계'예요. ⓒ 박마틴 기자

홍제 초등학생 10명과 인왕 초등학생 10명이 함께 그린 '홍제유연 미래생태계'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으로 그려진 '홍제유연'의 미래상이에요.
어린이들이 홍제천 주변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의 홍제천을 상상하여 여러가지 동·식물을 그렸다고 해요.

어둡고 냄새나던 다리밑이 '예술이 흐르는 물길'인 '홍제유연'으로 탈바꿈되어 삶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해주고 있었어요.
멀리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요즈음 가까운 동네에서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만날수 있게 해준 서울시의 공공미술사업은 또 하나의 명소를 만들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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