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칼럼] 제철 식재료로 즐기는 특별한 약선음식
[푸드칼럼] 제철 식재료로 즐기는 특별한 약선음식
  • 이재심 전통사찰음식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20.11.03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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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에이드포스트] 늦가을이 되면 김장을 하여 겨우내 먹을 김치를 만든다. 김치는 우리민족에게 천년을 내려온 음식이고, 서로 힘을 합쳐 함께 만드는 김장 문화는 우리 한민족의 정체성을 뿌리박힌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김장 문화는 전통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김장철이 되면 온 식구가 배추와 무를 절이고, 씻고, 버무린다. 김장을 마치고 나면, 모두 둘러 앉아 갓 담은 김치에 밥을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이 흔하고도 정겨운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식구와 또는 이웃이 함께 하며 정을 나누는 김장문화는 멋진 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김장의 주재료는 배추와 무다. 배추는 중국에서부터 전파되어, 고려 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백 가지 채소가 배추보다 못하다'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배추는 귀한 채소로 여겨졌으며, 지금도 우리에게 친숙한 채소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배추에는 수분을 비롯하여 칼슘과 칼륨, 비타민, 무기질 등의 각종 영양소와 섬유질이 풍부하며, 성미가 달고 평하여 오래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 배추는 김치로 가장 많이 먹고 있지만, 생으로 먹거나 말려서 먹는 우거지, 국, 무침, 볶음 등의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있다. 배추를 고를 때는 겉잎은 짙은 녹색을 띠고 속잎은 선명한 노란색을 띠며 뿌리는 크기가 작고 뿌리 주변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완성된 무밥 ⓒ휴먼에이드포스트
완성된 무밥 ⓒ휴먼에이드포스트

무도 배추와 함께 2대 채소 중 하나로 무와 배추는 서로 궁합이 잘 맞는 채소이다. 무는 성미가 맵고 달며 시원하나, 익혀 먹게 되면 달고 평이한 성미가 된다. 음식은 생것이나 익힘으로나 활용이 다 가능하다. 가을에 맛 좋은 무를 말려서 놓으면, 무말랭이무침이나 혹은 채수물을 넣을 때 활용할 수 있다. 무는 기침이나 소화에 효과가 좋아 많이 이용된다. 특히 무에는 아밀라아제라는효소가 많아 소화를 도와주는 효과가 탁월한데, 생것으로 먹으면 소화에 더 좋다. 더욱이 지방의 대사를 촉진하는 물질이 있어서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활용해도 좋다.

완성된 된장국 ⓒ휴먼에이드포스트
완성된 된장국 ⓒ휴먼에이드포스트

 

무의 줄기인 무청은 겨울 제철 재료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주로 말려서 먹는데 이것을 '시래기'라고 하며 된장과 궁합이 잘 맞아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된장국이나 조림 요리로 많이 쓰이고 있다. 무청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 그늘에 말리거나 또는 살짝 데쳐서 냉동 보관하여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김치에 꼭 들어가는 양념에 생강이 있다. 성미는 맵고 따뜻하다. 생강은 예부터 약이나 식품으로 많이 활용되는데, 불교경전에서는 오랫동안 두고 먹어도 좋은 약이라 하고 있다. 적당한 양을 늘 먹으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강에는 해독 작용이 있다. 중독성 약재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생선이나 게 등 해산물에 중독이 되었을 때 생강을 차나 혹은 탕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기침, 두통, 구토증상에 좋은 생강 ⓒ휴먼에이드포스트
기침, 두통, 구토증상에 좋은 생강 ⓒ휴먼에이드포스트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여, 감기로 몸에 찬 기운이 있거나 기침, 두통이 있을 때 찬 기운을 몰아내 줄 수 있으며, 배가 차서 소화가 안되고 구토 증상이 있거나 식중독에 걸렸을 때도 생강을 활용하면 좋다. 또한 생강에는 올라오는 것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어 비행기를 탔을 때, 자동차나 배 멀미에 생강을 먹으면 멀미를 줄여 줄 수 있다. 생강을 편으로 썰어 설탕에 절여 말린 편강은 휴대하기 좋아 이런 때 쓰면 좋다. 말린 생강을 '건강'이라 하는데, 말리게 되면 성질이 훨씬 따뜻해진다. 그러나 열이 많은 사람이나 임산부가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민간에서는 배추, 무, 생강에 파뿌리를 넣어 끓여 감기 예방에 응용하기도 하였다.

현 (주)채운F&S 식품개발연구소 수석 연구원/명지대학교 식품양생학과 객원조교수/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식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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