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보컬리스트로 돌아온 김현정, 원숙미 넘치는 매력 발산
[기자가 만난 사람] 보컬리스트로 돌아온 김현정, 원숙미 넘치는 매력 발산
  • 김민진 · 정민재 기자
  • 승인 2020.11.04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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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남자'로 사랑받던 스페이스 A 김현정, 새로운 활동이 기대돼요
'섹시한 남자'로 사랑받은 스페이스 A 김현정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히트곡 '섹시한 남자'로 사랑받았던 가수 김현정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0월28일 1990년대 말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혼성그룹 Space A(스페이스 A)에서 보컬로 활동한 가수 김현정을 만났어요. 2집 앨범의 히트곡 '섹시한 남자'는 가수 김현정의 이름을 널리 알릴 만큼 당시 큰 인기를 누렸어요. 최근 가수 김현정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동을 재개하고 있어요.
김현정 씨에게 스페이스 A로 활동할 당시의 얘기, 결혼과 자녀교육에 대한 얘기, 최근 방송에 다시 출연하게 된 계기 등을 들어봤어요.

◆ 1997년 주옥같은 히트곡을 남기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혼성그룹 스페이스 A의 메인보컬을 맡아오셨어요. 데뷔 이후 21년 만에 솔로 앨범 '슬픈 주인공'을 발표해서 화제가 되었고요. 새롭게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제가 2016년에 JTBC '슈가맨'을 통해 소환되어 다시 나온 후에 음원을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런데 음원 시장을 잘 모르는 상태였어요. 요즘 시장에서는 사실 음원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기획사에 찾아가서 방송은 안 하고 음원만 냈지요. 그렇게 음원을 내고보니 방송이 중요하더라고요.(웃음) 그러는 사이 잠깐 쉬었어요. 그러다가 2020년에 '불후의 명곡'을 통해 방송을 재개하면서 음원도 다시 작업했지요.

 

◆ '슈가맨'에 나오시게 된 얘기도 해주세요.

◇ '슈가맨'에서 섭외가 왔을 때가 제 나이 40살이었거든요. 제가 '섹시한 남자'를 불렀을 때는 23살이었고요. '슈가맨' 섭외 연락을 받고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나가서 뭘 할까?'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도대체 뭘까?'라는 생각에 방송출연이 썩 내키지 않았어요. 20대의 제 모습을 기억하는 대중에게 40대의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과연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까 싶었기 때문이에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했던 거지요. 그런데 나가고 보니까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어요. 게다가 '그것만 하고 다른 것은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좋은 반응 덕분에 연습하는 중에도 공연 문의가 오기도 했고요. 그래서 기분도 좋았어요. 

김민진 기자와 함께 인터뷰하는 모습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김현정 씨가 기자와의 인터뷰 중에 활짝 웃고 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공부가 뭐니?'에 출연하신 것도 재미있게 보았어요. 

◇ 보셨어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슈가맨'을 계기로 '내가 잘나가게 되었구나. 그때 나가길 잘했구나'라고 생각해요.(웃음) 

 

◆ (군인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1990년대 원조 군통령"이라고 소개된 기사를 봤어요. 지금도 미모가 예쁘신데 특별한 미모 유지 비결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 (민망한 웃음) 이상하다? 아닌데…. 사실 활동을 쉬고부터는 딱히 특별한 관리나 다이어트 같은 것도 못 했어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보컬 트레이너로 살다가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고 애들 키우느라 진짜 엄청 바빴거든요.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마사지 숍도 못 가고 그랬어요. 굳이 비결이라고 이야기한다면 목사님 남편을 만나서 술・담배를 하지 않는 것 정도요?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지 않을까요?(웃음) 그것 말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요. 결혼 전에는 제가 굉장한 애주가였거든요. 밤부터 아침까지도 마시곤 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목사님 덕분에 술을 안 마셔서 얼굴이 썩지 않은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 '공부가 뭐니?' 프로그램에서 시어머니를 소개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고부갈등이 없어 보였어요. 고부갈등이 없는 비결이 무엇인지, 아니면 고부갈등 해소법이 따로 있나요?

◇ 솔직히 결혼해서 고부간의 갈등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현재 저는 결혼 13년 차인데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결혼이란 게 그 동안 내가 살던 집을 떠나 다른 집, 즉 새로운 집안에 들어가게 되는 거잖아요. 시부모님의 입장에서도 전혀 같이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사람, 한 집안에 적응해야 하는 새 사람을 맞이하시는 거고요. 어떻게 보면 서로 잘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게 당연하지요. 하지만 며느리 입장에서는 밖으로 드러내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 시어른들이 저에게 이러저러한 것을 알려주시려고 '이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저건 저렇게 했으면 좋겠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제 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서로 자주 소통하고 제가 남편의 가족과 집안의 분위기에 흡수되면서 그런 갈등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느껴요. 고부갈등이 생기지 않는 비결이라면 시부모님들도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 이 노래는 남이 불렀는데 내가 불렀다면 더 좋았겠다 싶은 노래가 있나요? (일명 뺏고 싶은 노래는?)

◇ 나는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봤어요. 드라마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전화하면서 '너는 팔자 좋다. 드라마도 보고'라고 얘기할 정도였어요. 마음도 편하고 시간적 여유도 있어야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만 있게 되니까 아이들과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하지만 영화를 보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어요. '응답하라'를 보고 나서 얼마 전에 '도깨비'도 봤는데, 은근히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불렀으면 좋았겠다 하는 노래는 그 드라마에 나온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예요. 너무 늦게 봤나요?(웃음) 뒤늦게 '도깨비'를 보면서 저랑 제 딸이 같이 배우 공유 씨도 좋아하게 됐고요. 우리 식구들은 이제야 '공유앓이'를 하고 있답니다.(웃음) 어쨌든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제가 불렀으면 정말 좋았겠다고 생각했어요.

 

◆ 그 노래를 지금 들려주실 수 있나요?

◇ 알았어요. (민망한 웃음) 제가 하나도 준비를 못 했지만, 지금 잠깐만 불러볼게요.
'~~첫눈처럼 내가 가겠다 너에게 내가 가겠다'

 

◆ 재미있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상 김민진 기자

가수 김현정은 21년 만에 솔로 앨범 '슬픈 주인공'을 발표하며 활동을 다시 시작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스페이스 A로 활동하던 시절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당시 앨범이 얼마나 팔렸나요?

◇ 그때는 음원이 아니라 CD 판매였어요. 지금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12만~13만장 정도 나갔던 것 같아요. 근데 당시에 더 인기 있던 가수들은 100만장 정도 팔렸지요. 우리도 투자한 것보다는 수익을 좀 냈던 것 같아요.

 

◆ 처음 함께했던 맴버가 중간에 교체됐다고 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 이제 와서 솔직히 얘기하면, 1집 시작할 때 멤버였던 더원(정순원) 씨, 래퍼 이구 씨, 그리고 저 이렇게 3명 중에서 제가 제일 어리고 더원 씨는 저보다 세 살이 많고 이구 씨는 더원 씨보다 세 살이 많았어요. 저도 얼굴이 동안이 아니다 보니 전체적으로 그룹이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젊은 멤버를 새로 영입하기로 했어요. 저는 메인보컬이니까 남고 다른 멤버(남성 래퍼 2명 박재구, 제이슨)를 충원했죠. 그렇게 충원한 덕분이었는지 그때부터 더 인기가 올라가기 시작했죠.

김현정 씨가 기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슈가맨'에서 2집 앨범의 '섹시한 남자'를 부르셨잖아요. 그때 유재석 팀으로 나오셨는데 '슈가맨'에 출연하신 소감은 어땠나요?

◇ 그때 유재석 팀과 유희열 팀 중에서 고를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유재석 씨는 자주 봤었고 유희열 씨는 방송에서 처음 만나는 거라 유희열 씨 팀 하고 싶다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유희열 씨는 흥이 없어서 재미가 없대요.(웃음) 신기하게 17년 만에 무대에 섰는데도 조금도 안 떨리고 아주 재미있게 방송을 했어요. 

 

◆ '공부가 뭐니?'에도 출연하셨는데요. 아들과 딸을 키우시면서 엄마로서 고민은 없으신가요?

◇ 사실 고민이 많죠. 그런데 그 방송 출연 후 댓글을 보니 어떤 분이 '왜 목사님 아내이면서 자녀 걱정을 하느냐, 실망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저도 인간인데 엄마로서 자녀 교육이 걱정되는 건 당연하죠. 지금 큰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 둘째 딸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걱정되는 것은 아이들에 관한 일을 저 혼자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내가 지금 옳은 판단을 하고 있는 걸까?' '맞는 결정을 하고 있는 걸까?' '혹시라도 나로 인해서 아이들이 더 발전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이런 불안감이 있어요. 저는 아이들을 학원에 거의 안 보내는 편이거든요. 근데 '공부가 뭐니?'에 출연하고 나서 전문가 선생님들이 그 정도면 딱 적당하다고 더 보낼 필요 없다고 말씀하셔서 좀 안심이 됐어요. 

정민재 기자와 함께 인터뷰하는 모습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김현정 씨가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씩 줄고 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제가 이런 기사를 봤어요. 확진 후 치료받고 나서 다시 사회로 나왔는데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는 기사였어요. 후유증도 견뎌야 해서 개인적으로 힘들 텐데 직장에서도 다시 받아주기를 꺼리니 더 힘들지 않겠어요? 그래서 원래의 상황으로 복귀하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리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다들 누가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혹시 걸렸더라도 완치되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가족이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열어줬으면 좋겠어요. 

-이상 정민재 기자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가수 김현정과의 즐거운 만남이었어요. 최근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김현정. 앞으로 방송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되길 기대해요.

 

* 현재 김민진·정민재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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