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한양도성 땅 속 유적 100여년 만에 첫 공개
서울시, 남산 한양도성 땅 속 유적 100여년 만에 첫 공개
  • 전은숙 기자
  • 승인 2020.11.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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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보존 위해 최소한 시설만 조성 "유적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
ⓒ 서울시
한양도성 위치도. ⓒ 서울시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00여 년 동안 땅 속에 묻혀 멸실된 줄 알았던 남산 회현자락의 한양도성(사적 제10호) 유적이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유적을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정비해 연면적 4만3000여㎡ 규모의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조성 완료하고 시민들에게 11월12일부터 무료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전시관을 통해 공개하는 공간과 유적은 남산 중앙광장 일대 성곽이다. 조선시대 한양도성 축성의 역사부터 일제강점기 훼손의 수난, 해방 이후 도시화, 최근의 발굴 및 정비 과정까지 수백 년에 걸친 역사의 층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부터 남산의 역사성과 자연성 회복을 위한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을 3단계로 나눠 추진해왔다. 힐튼호텔 앞 아동광장 일대 성곽 34m를 발굴한 1단계 사업('09년), 백범광장 일대 성곽 42.4m를 발굴한 2단계 사업('12년), 중앙광장 일대 성곽 189.3m를 발굴한 3단계 사업('14년)을 완료했다. 

ⓒ 서울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전경. ⓒ 서울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은 이 중 3단계 사업으로 발굴한 중앙광장 일대 성곽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12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2021년 11월 실내시설(전시안내센터)를 준공해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시관에 설치된 관람데크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한양도성과 서울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 중앙엔 약 189m에 이르는 조선시대 한양도성 성벽(1396)이 눈에 들어온다. 

성벽 중간 멸실된 구간 왼편엔 일제가 식민통치수단으로 건립한 조선신궁의 배전 터(1925)가 자리 잡고 있다. 터 옆엔 해방 후 1969년 생긴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남산 분수대가 있다. 멸실 구간 오른쪽엔 일제강점기에 설치된 방공호도 볼 수 있다. 성벽 끝 쪽엔 조선시대 축성과 관련된 글을 새긴 돌 '각자성석'도 있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관람동선에 따른 주요 전시내용과 시대별 한양도성의 흥망의 역사를 소개했다.  

서울시는 한양도성 유적 등을 발굴 상태 그대로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유적 보호시설과 관람데크 등 최소한의 시설만 조성했다. 전시관 내 주요시설물은 현장유적을 보호하는 보호각(1,440㎡) 및 관람데크(143m) 등이다.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관람동선을 구성했으며, 유적 보호시설(보호각)은 외벽 없이 기둥과 반투명 경량 재질의 지붕재료를 사용해 유적을 온전히 보호하면서도 남산경관 훼손을 최소화했다.

서울시는 설계단계부터 문화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자문을 받아 발굴유적을 원형대로 보존?정비하고, 유적 보호와 최적의 관람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시설물의 규모, 형태, 재료 등에 대해 다각도의 논의를 거쳤다.

특히 유적 보호시설(보호각)의 지붕 재료는 국내 최대 규모의 건설재료 시험기관(KCL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지붕재에 대한 성능 및 내풍압 시험을 실시해 안전성을 검증했다.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은 3~10월엔 9시~19시, 11~2월엔 9시~18시에 이용할 수 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은 한양도성 뿐만 아니라 서울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 및 전시한 한양도성 유적은 그 역사의 흔적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한양도성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양도성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전시관은 600여 년 한양도성의 역사와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정비해 시민들에게 되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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