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 "재밌고 파격적인 역할에 도전하고파…"
[기자가 만난 사람]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 "재밌고 파격적인 역할에 도전하고파…"
  • 김민진 기자 · 송인호 수습기자
  • 승인 2020.11.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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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작품들이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가수 아이비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뮤지컬 <고스트>에서 몰리 젠슨 역할로 공연 중인 가수 아이비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최근 뮤지컬 <고스트>에서 몰리 젠슨 역할로 공연이 한창인 가수 아이비를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어요. 현재 가수 아이비는 <랜트>, <아이다>,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이에요. 아이비에게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매력, 건강관리 비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 <고스트>의 몰리 젠슨과 아이비 씨의 성격을 비교해보면 어떤 점이 다른가요? 

◇ 완전히 정반대예요. 저는 겉으로 밝고 강해 보이지만 사실 속은 여린 성격이에요. 저 자신도 그런 사실을 몰랐는데 최근에야 제가 여린 성격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몰리는 겉으로 여려 보이기는 하지만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이에요.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고 마냥 슬퍼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을 향해서 나아가려는 의지가 강한 여자예요. 


◆ 지금 공연 중인 뮤지컬 <고스트>의 음악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무엇인가요? 추천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 뮤지컬 공연에 직접 와서 보면 아시겠지만, 제일 마지막에 부르는 'Nothing stops another day'(내일은 다시 찾아올 거야)라는 곡이 있어요. 그 노래를 부를 때 가끔씩 소름이 돋아요. 왜냐하면 '슬픔을 이겨내고 아픔은 묻어두자, 새로운 삶을 찾아가자,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자'라는 강인한 의지가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감민진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가수 아이비가 기자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해주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그동안 많은 뮤지컬을 해오셨는데 인상 깊은 뮤지컬 작품이 있으신가요? 

◇ 다 인상 깊지만, 그중에서 제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뮤지컬 <레드북>이 기억에 남아요.  뮤지컬 중에 남성이 아닌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뮤지컬이란 게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일, 즉 ‘쇼 비즈니스’이다 보니, 티켓을 많이 팔려면 남자가 주인공이어야 해요. 실제로 남성이 주인공인 작품이 상업적으로 이윤이 많이 나요, 주로 여성 관객들이 많으니까요. 남자들은 문화생활에 돈을 별로 안 쓰는 것 같긴 해요. 차라리 술을 마시러 가지 3시간 동안 앉아서 뮤지컬을 보려 하지는 않잖아요.(웃음) 여자 배우로서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저는 너무 기뻐요. 특히 저는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들을 정말 많이 했어요. <시카고> <위키드> <혐오스러운 마치코의 일생>이라는 작품을 했어요. 앞으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작품들이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뮤지컬 <고스트> 중 샘과 실제로 연애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 그런데 샘이 연애하는 동안 몰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죽어도 안 해요.(웃음) 그러고서 이제 죽게 되었어요. 만약 실제로 그렇게 한다면 좀 짜증날 것 같아요. 오랫동안 교제해온 연인 사이인데, 심지어 동거도 하는데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해주면 여자가 남자를 신뢰하지 못할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뮤지컬 배우의 큰 매력이라고 말하는 가수 아이비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 본인만의 건강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예전에는 운동을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러다 2년 전부터 필라테스를 하기 시작했어요. 골반 쪽이 좀 안 좋아서 스트레칭을 하면 아팠거든요. 그런데 필라테스를 한 뒤로는 근육이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었어요. 자세가 교정이 된 덕분에요. 그 이후로 여러 가지 운동을 많이 해봤어요. 테니스도 해봤고 줌바도 배워보고 주짓수도 하고 있어요, 이제 골프에도 도전해 보려고 해요. 아마 운동을 하는 것이 저 나름의 건강 비결이라고 할 수 있어요. 


◆ 가수와 뮤지컬 배우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계세요. 두 가지 직업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 가수로 무대에 선 지 오래됐어요. 그런데 뮤지컬을 10년째 계속하다 보니까 음반을 낼 기회가 없었어요. 가수의 매력은 자기만의 곡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아이비 하면 '유혹의 소나타' '이럴거면' 같은 대표곡이 생기잖아요. 반면, 뮤지컬 배우는 내가 대본에 있는 어떤 역할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재미이고 매력이에요. 

아이비는 송인호 수습기자와 김민진기자의 사이에서 사진을 촬영했어요
인터뷰가 끝난 뒤 아이비 씨와 기념촬영을 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앞으로 하고 싶은 뮤지컬 역할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 전형적인 예쁜 여자, 화려하고 예쁜 공주 역할을 해봤으니까 이제는 좀 웃긴 역할, 나이에 상관없이 할머니 역할을 한다든지, 평소에 제가 가졌던 화려한 이미지가 아닌 망가지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재미있으면서도 파격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 MBC의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 촬영 당시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 진짜 무서웠어요. 그래서 목숨을 걸고 했어요. 진짜 죽음의 위협을 느끼면서 했어요. 사람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물속으로 들어가려면 머리 무게 때문에 마찰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자세를 취해야 해요. 다이빙 선수처럼 정확한 자세로 뛰어야 하는데 다이빙을 잘못하면 교통사고를 당한 것만큼의 충격이 온다고 해요. 너무 무서워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살이 쭉쭉 빠졌어요. 그 프로그램은 1회 때 같이 참여했던 개그맨 이봉원 선배님이 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못하게 됐어요. 그때 그렇게 두려워했던 것 치고는 잘했던 것 같아요. 아주 높은 곳에서, 그것도 물구나무서기 자세로 다이빙을 했잖아요.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위험한 도전을 했던 셈이에요.

-이상 김민진 기자

 

◆ 언제부터 가수를 꿈꾸셨어요?

◇ 저희 부모님은 두 분 다 음악을 하셨어요. 엄마는 성악을, 아빠는 드럼을 하셔서 그런 끼를 물려받았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거 좋아해서 계속 합창단이나 중창단도 하고, 노래대회가 있으면 나가서 상도 받고 그랬거든요. 그러면서 가수가 하고 싶어졌어요. 스무살 때 대학에 진학한 뒤 대학 친구의 소개로 가수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에 붙고 나서부터 4년 동안 가수 연습생으로 있다가 2005년에 가수로 데뷔했죠.

아이비 씨가 인터뷰 도중 놀란 표정을 짓고 있어요. ⓒ 김민진 기자

◆ 왜 이름을 아이비로 정하셨어요? 아이비의 뜻이 뭔가요?

◇ 'JYP', 전설적인 가수 박진영 선배님이 제1집 앨범을 프로듀싱해주셨어요. 그분이 저한테 곡도 주고, 춤도 가르쳐주셨어요. 그 분이 '아이비'라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아이비는 식물이름으로 담쟁이덩굴이에요.


◆ 자신의 히트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입니까?

◇ 저는 댄스곡도 좋지만, '이럴거면'이라는 발라드곡을 좋아해요. 그 곡을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저도 지금까지 제일 많이 부르고 있어요.

뮤지컬로 전향한 지 10년차인 가수 아이비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 영역을 바꾸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 제가 뮤지컬로 전향한 지 10년이 됐어요. 우연한 계기로 <키스 미 케이트>라는 뮤지컬 무대에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 뮤지컬이 너무 재미있게 느껴지는 거예요. 사실 가수로 활동할 때는 뮤지컬이 그렇게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그냥 관객의 입장에서 뮤지컬 배우가 '멋있다'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뮤지컬 배우가 되고 보니 뮤지컬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된 것이죠. 그래서 바꾸게 된 것 같아요. 


◆ 댄스곡으로 데뷔하셨고요, 2005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에서 댄스상을 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춤을 좋아하세요?

◇ 춤을 좋아하진 않았어요. 저는 춤이 좋다기보다는 무대에서 제 끼를 발휘하는 것이 좋았어요.  

 

◆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상 송인호 수습기자

 

아이비는 지난 10월31일 '온앤오프'에서 자신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 두두와 같이 출연해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어요. 
 

* 현재 김민진 기자 · 송인호 수습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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