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배우 박시은 "연기자는 노력하는 마음이 중요함을 깨달았어요"
[기자가 만난 사람] 배우 박시은 "연기자는 노력하는 마음이 중요함을 깨달았어요"
  • 윤진희 기자
  • 승인 2020.12.29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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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선행을 실천해온 박시은, 딸과 남편 향한 애틋한 사랑도 드러내

[휴먼이에드 포스트] 지난 11월말 압구정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배우 박시은을 만났어요. 박시은 씨는 드라마와 예능 등에 출연하며 배우이자 MC로 활약하고 있어요. 얼마전 SBS의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남편인 배우 진태현과 함께 출연해 사이좋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한편,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로 평소 꾸준히 선행을 실천해온 박시은 씨는 지난 12월8일 MBC 이웃사랑 특별생방송 '나눔으로 희망을 이어주세요' MC로 발탁되어 차분한 목소리로 매끄러운 진행 솜씨를 선보였어요. 

분홍 원피스 입고 환하게웃고있는 박시은배우예요.ⓒ유선우기자
따뜻한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박시은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다음은 배우 박시은과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 언제 배우로 데뷔하셨나요? 배우가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 1998년에 '학교'라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데뷔를 했어요. 당시에는 오디션보다 길거리 캐스팅이 많았는데, 저도 그냥 길거리 캐스팅이 됐어요. 근데 사실은 좀 무서웠어요. 세상에는 사기꾼 같은 나쁜 사람도 많으니까요. 그때 어떤 카페에서 캐스팅이 됐는데 저한테 명함을 주고는 와보라고 했는데 안 갔어요. 한 달 뒤에 길거리에서 또 그분을 만났어요. 그래서 '이거는 운명인가?' 하고 한 달 만에 데뷔를 하게 됐어요.

 

◆ 배우가 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배우는 아무래도 연기를 잘해야겠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잘하지는 못해도 잘하려는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수는 노래를, 배우는 연기를, 댄서는 춤추는 것을 잘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다'는 생각으로 잘하려고 노력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꽃을 보고있는 박시은배우예요.ⓒ유선우기자
배우 박시은은 연기를 먼저 경험하고 나중에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배우 말고 다른 분야도 많은데 왜 배우를 선택하셨나요?

◇ 사실 저는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했던 건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길거리 캐스팅이 됐으니까, 운이 좋았던 셈이죠. 처음에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예능을 하다가 인기를 얻게 돼서 배우로서의 첫 작품을 미니시리즈 드라마 '학교'에 출연하게 됐고요. 그런데 연기를 잘해서 캐스팅된 것이 아니다 보니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연기를 하면서 '더 배우고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방송영화학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원래는 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여야 하는데, 저는 오히려 우연치 않게 연기를 먼저 경험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나중에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셨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드라마는 무엇이었나요?

◇ 인상 깊었던 드라마는 연기를 제일 못했던(웃음) 미니시리즈 '학교'예요. 또래와 같이 촬영해서 기억에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때는 실제로 한 고등학교에서 촬영을 했는데, 방송국에서 전 스태프가 버스 한 대에 같이 타고 이동했거든요. 촬영 때마다 그렇게 함께 오가다 보니 배우들끼리 더 친해졌어요. 그리고 추운 겨울에는 현장에서 교복을 갈아입지 않고 아예 집에서부터 교복에 가방까지 메고 마치 학생이 되어 학교에 가는 기분으로 촬영장에 갔던 기억이 나요.

창문을 보고있는 박시은배우예요.ⓒ유선우기자
배우 박시은은 인터뷰 내내 남편 진태현 씨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남편 진태현 씨와는 어떻게 만나셨어요? 진태현 씨의 어떤 점이 좋았나요?

◇ 진태현 씨는 제가 3년 정도 쉬었다간 복귀하는 작품의 남자 주인공이었어요. '호박꽃 순정'이라는  SBS 드라마였는데, 극 중에서 제가 태현 씨를 좋아하는 역할이고 태현 씨는 좋아하는 여자가 따로 있어서 저를 싫어하는 역할이었어요.(웃음) 그 드라마 첫 대본리딩하는 날 태현 씨와 서로 인사를 하게 됐어요. 배우들한테는 그날이 첫 학기 시작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뭔가 매우 설레고 낯설기도 하고 긴장되고…. 게다가 저는 쉬었다가 다시 나온 터라 더 긴장하고 있었는데, 태현 씨가 먼저 저한테 "선배님 팬이었습니다" 하고 인사도 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줬어요. 저는 으레 하는 인사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촬영장에 갔더니 태현 씨가 진짜 저의 팬이었다고 소문이 나 있더라고요. 첫 촬영을 하고나서도 긴장하고 있었는데 태현 씨가 "오랜만에 작품하시느라 너무 수고하셨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어서 덕분에 긴장을 풀고 잘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친해졌어요.(웃음) 

태현 씨는 저와 다른 면이 많아요. 일단 쉴 틈을 주지 않고 계속 장난치고 저보다 얘기도 더 많이 하는 타입이에요. 요즘에는 '혹시라도 남편이 먼저 죽으면 난 정말 심심하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그만큼 저를 즐겁게 해주고 제 얘기에 귀 기울여줘요. 살다보니 제 얘기를 귀담아 들어준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저를 정말 사랑해주는 마음이 느껴져요.

 

◆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진태현 씨가 출연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나 장면은 무엇인가요?

◇ 기억에 남는 장면이 사실 너무 많았어요. 딸한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던 것도 기억에 남고, 마지막회에서 저한테 깜짝편지를 보내준 것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진짜 전혀 몰랐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요리를 직접 가서 배우고 하루종일 걸려 만들어줬잖아요. 저는 사실 '왜 이렇게 안 오지' 하고 속으로 약간 화가 났었거든요. 그런데 저를 위해서 저 몰래 커플반지도 준비하고 먹을 것도 만들어주는 대접을 받고보니 '아 나를 위해서 저렇게까지 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이 늘 저한테 "나랑 결혼해줘서고마워"라는 얘기를 해주는데, 그 프로그램 하면서 저도 이제부터는 더 많이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박시은배우와 기자랑 함께찍은 사진이이예요.ⓒ유선우기자
배우 박시은과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평소 즐기는 취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남편이 워낙 취미가 많아서 함께하다 보니 이것저것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요즘에는 딸이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나가서 즐길 수도 없다보니 다른 취미보다는 영화를 즐겨 봐요. 또  이것저것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요. 

 

◆ 2021년 활동계획이나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제 40여년 인생에서 어떤 계획을 잡아도 그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따로 잡아둔 계획이 있다기보다 지금 당장은 코로나19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힘든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정상으로 회복되어야죠. 그리고 가장 바라는 건 저희 딸이 편입에 꼭 합격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러면 일단 제가 해야 할 큰일 하나는 끝나는 셈이거든요. 그러고나서 딸과 가족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공부만 하느라 바빠서 맘 편히 여행을 못 갔었는데….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또 제게 주어지는 대로 맡겨진 일 열심히 하며 살아야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 인터뷰에 친절히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내내 딸과 가족을 사랑하는 박시은 씨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 현재 윤진희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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