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역사유적지를 찾아서⑯ 삼전도비 공원
서울의 역사유적지를 찾아서⑯ 삼전도비 공원
  • 송인호 수습기자
  • 승인 2021.01.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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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도비 앞에서 치욕스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을 새겨봐요
삼전도비의 모습이에요. ⓒ 송인호 수습기자
삼전도비의 현재 모습이에요. ⓒ 송인호 수습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삼전도비 공원에 다녀왔어요.
삼전도비는 병자호란(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해 일어난 전쟁) 때인 1637년 인조가 항복을 결정하고 그동안 항전해왔던 남한산성을 나와 굴욕적인 항복식을 거행했던 삼전도(삼밭나루터)의 비극과 관계있는 유물이에요.
당시 인조는 잠실나루 부근 삼전도에 도착, 어가에서 내려 2만명의 적병이 도열하고 있는 사이를 걸어 청의 숭덕제를 향하여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이른바 '삼배구고두례(三拜九敲頭禮)'라는 치욕적인 항복례를 했어요. 그리고 청나라 숭덕제의 강요에 의해 1639년에 삼전도비를 세웠어요.

비석의 몸체가 없이 거북모양으로 만든 받침돌(귀부)만 있어요. 이렇게 된 이유는 비석을 좀더 크게 만들라는 청의 변덕으로 다시 만들게 되면서 귀부만 남게 된 것이라고 해요. ⓒ 송인호 수습기자
비석의 몸체가 없이 거북모양으로 만든 받침돌(귀부)만 있어요. 이렇게 된 이유는 비석을 좀더 크게 만들라는 청의 변덕으로 다시 만들게 되면서 귀부만 남게 된 것이라고 해요. ⓒ 송인호 수습기자

원래는 한강변 삼전도의 항복했던 자리에 세워졌다가,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져서 조공 관계가 단절되자 고종은 사대관계의 상징이던 삼전도비를 강물에 수장시켰어요.
하지만 1913년에 일제가 다시 세워놓았고, 1945년 광복 직후에 주민들이 땅 속에 묻어버렸어요. 1963년, 홍수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후, 그해 1월21일 사적 제101호로 지정되었지만, 여러 차례 이전을 되풀이하다가 1983년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석촌동 289-3번지에 옮겼어요. 

2010년 삼전도비를 잠실동 석촌호수공원 서호 언덕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이에요. ⓒ 송인호 수습기자
2010년 삼전도비를 잠실동 석촌호수공원 서호 언덕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이에요. ⓒ 송인호 수습기자

그러나 2007년 2월 삼전도비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철' '거' '병자' '370'(370년 전 굴욕이라는 의미)등의 낙서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그후 복원을 마친 삼전도비는 2010년 3월 원래 위치인 잠실동 석촌호수공원 서호 언덕으로 이전되어 민간에 개방되었어요.

이 삼전도비를 철거하지 않은 것은 다시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치욕스러운 역사를 상징하는 문화재지만 훼손해선 안 될 일이에요.


* 현재 송인호 수습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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