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는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
클럽하우스는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
  • 박경애 수습기자
  • 승인 2021.03.05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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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의 접근성 떨어진다는 비판…과연 클럽하우스의 미래는?
클럽하우스 앱
실시간 음성 SNS 플랫폼 서비스 '클럽하우스' 앱 실행 화면. ⓒ 클럽하우스 앱

[휴먼에이드포스트]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실시간 음성 SNS 플랫폼 서비스 '클럽하우스'(초대권을 받아야 입장 가능하고, 아이폰에서만 쓸 수 있음)가 청각장애인을 배제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미국 실리콘밸리 개발자 폴 데이비슨(Paul Daivison)과 로한 세스(Rohan Seth)에 의해 창업되었다. 그들은 2011년 처음 만난 사이로, 두 창업자 모두 실리콘밸리의 전형적인 루트를 밟았다. 스탠포드 공대를 졸업하고 여러 소셜 앱을 개발한 인물들이다. 그러던 중 2019년 로한의 딸이 희귀유전병을 안고 태어났다. 그들은 공통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그 병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그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그 병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소통의 공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런 필요에 대한 갈증은 실제로 진정성 있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인간적인 미디어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2020년 3월 출시된 클럽하우스는 초기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당시에는 실리콘밸리 내에서 의견이나 강연을 듣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고급 정보가 오가는 엘리트들의 소통 채널이었다. 그러다가 2020년 5월 'BLM(Balck Lives Matter)운동'이 확산되면서 흑인 유저들이 목소리를 내고 서로 위로를 얻으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사실 클럽하우스는 이미 초창기 유저가 1500명일 때부터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1200억원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주목을 받던 서비스였다. 결국 150억원을 투자받으며 유명해졌고, 2021년 2월1일과 3일, 각각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등장하면서 엄청난 이슈몰이가 일어났다.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뜨거워진 데에는 그것이 가진 두 가지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바로 '오디오 기반 서비스'라는 점이다. 클럽하우스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출시됐다. 사람들은 비대면 소통 환경에 익숙해졌고, 동시에 소통하고 싶어했다. 손쉽게 목소리만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클럽하우스가 코로나 19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둘째는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사진과 글 중심의 SNS는 자신의 신상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늘 지니고 있다. 본인이 원치 않는데도 자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남게 된다. 하지만 클럽하우스는 실시간 소통만 가능할 뿐, 녹음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오히려 청각장애인을 완전히 배제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포브스>는 지난 2월8일(현지시간) "클럽하우스는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배타적인 서비스"라며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럽하우스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자동 자막, 채팅창 기능이 없어 이들의 참여가 대단히 어렵다. 포브스는 클럽하우스 개발자와 투자자들이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음성 자동 자막 기능을 지원한다면 청각 장애인을 비롯해 언어 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청각장애인 저널리스트인 리암 오델(Liam O'Dell)은 1월27일 자신의 블로그에 클럽하우스의 청각장애인 소외 문제를 언급했다. 오델은 "클럽하우스를 처음 켰을 때, 형편 없는(appalling) 자막 부족 문제를 겪었다. 반면 구글의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구글 미트는 청각장애인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실시간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며 앱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유명 SNS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시각장애인을 위해 사진을 설명하는 '자동 텍스트 변환'(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기능을 개발해 2018년 미국시각장애인재단(American Foundation for the Blind, AFB)으로부터 '헬렌 켈러 상'을 받기도 했다.
트위터도 2016년부터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장치를 도입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시각 장애인이 사진을 올릴 때 스크린 리더(컴퓨터 화면을 읽어주는 프로그램)로 캡션을 추가하는 기능을 트위터가 도입했다"며 "시각장애인이 SNS를 이용할 때 느끼는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SNS 기업이 AI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스타그램 역시 2018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읽기 프로그램' 기능을 추가했다.

한편, 클럽하우스는 코로나19 종식과 맞물려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급변하는 SNS 시장의 흐름은 음성 위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 두 가지가 존재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클럽하우스의 서비스는 일종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과 크게 다를 바 없다"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던 소통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상이 다시 열려서, 마침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게 될 때가 오면 클럽하우스는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it may not survive)"라고 강조했다.
반면 크라우드 컴퍼니 창업자인 제레미아 오이양(eremiah Owyang)은 지난 1월 자신의 블로그에 "스마트폰 보편화와 클라우드 기술 발전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고립됐다고 느끼는 순간에 클럽하우스가 등장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음성 기반 SNS 출시에 뛰어들면서, 2021년 이후로도 음성 SNS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연 클럽하우스가 이런 비판에 대해 앞으로 어떤 변화로 대응해나갈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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