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농구를 통해 '희망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광원 이사장
[기자가 만난 사람] 농구를 통해 '희망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광원 이사장
  • 김종현 · 정민재 기자
  • 승인 2021.03.1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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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쉽게 농구를 따라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도 제작 중"

 

ⓒ 유선우 사진기자
한국스포츠교육희망나눔사회적협동조합의 김광원 이사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3월9일 강남구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스포츠교육희망나눔사회적협동조합공사(이하 협동조합)의 김광원 이사장을 만났어요.
김광원 이사장은 2005년 프로농구단 KGC 인삼공사에 입단한 후 2012년 은퇴할 때까지 현역 농구선수로 활약했어요. 이후 김 이사장은 2016년 은퇴한 스포츠 선수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발달장애 농구팀을 꾸렸어요. 이 협동조합은 국내 최초로 소외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스포츠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김 이사장은 스포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희망과 꿈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어요.
다음은 김광원 이사장님과 인터뷰한 내용이에요.

◆ 김광원 이사장님은 프로농구선수로 활동하셨습니다. 선수 시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 뭐니뭐니 해도 선수로 활동하면서 우승했을 때인 것 같아요.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승을 못해보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주전으로 뛰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우승했던 기억이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김광원 이사장이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반면에 선수 시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언제였나요?
◇ 운동할 때는 항상 힘들었어요.(웃음) 연습을 하면 늘 숨이 턱까지 찰 만큼 운동을 하니까요. 정작 시합에 나오면 스포트라이트도 받고 팬들이 응원도 해줘서 즐겁지만, 그 시합에 나오기 위해서는 피나는 연습을 해야 하거든요.

◆ 저도 발달장애인 농구선수로 여러 대회에 나간 적이  있는데 시합 때 많이 떨렸어요. 시합 전 긴장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
◇ 시합 때 긴장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은 시합도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연습 때와 똑같이 시합에 참여하는 것이에요. 연습량이 많으면 그만큼 자신감도 높아져서 시합할 때 긴장하지 않고 할 수 있어요. 연습 많이 하고 자신있게 시합에 참여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 사회성 발달에 좋은 스포츠인 농구가 용어가 어렵고 동작이 어려워 따라하기 힘들었어요. 발달장애인에게 쉽게 농구를 따라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주실 수 있나요?
◇ 네. 물론이죠. 지금도 그런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지난해 저희 협동조합에서 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농구를 할 수 있는 기본동작에 대해 설명한 유튜브 영상도 올렸어요. 앞으로도 그런 영상을 만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농구를 많이 알리고 교육하는 협동조합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 이상 김종현 기자

ⓒ 김종현 기자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협동조합은 소외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스포츠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 김종현 기자

◆ 과거에 이사장님은 농구선수로 명성을 떨치셨는데 농구선수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 제가 농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키가 크거나 달리기를 잘하면 학교에서 운동선수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 역시 어렸을 때 키가 커서 선생님이 운동해보지 않겠냐고 권하셨어요. 그런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는 김광원 이사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아직도 KGC 인삼공사 선수들과 연락하시나요? 혹시 친하게 지내는 농구선수는 누구인가요?
◇ 자주 연락은 못하지만, 오세근 선수(현 KGC 인삼공사), 강병현 선수(현 LG 세이커스), 하승진 선수(전 전주 KCC)들과는 가끔 연락해요.

◆ 농구를 하면 좋은 점에 대해 잘 설명해 주셨는데 현재 소속되어 있는 팀원들의 실력은 어떤가요?
◇ 우리팀 선수들은 개개인이 저마다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선수도 있고, 시작한 지 3~4년 정도 된 선수들도 있긴 해요. 우리끼리 경기를 하면서 룰을 지키고 배우는 것은 잘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상대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경기에 질 때도 있어요.

◆ 농구의 규칙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혹시 알려주실 만한 팁이 있나요?
◇ 농구에서는 배구나 축구 등 다른 경기와 구별되는 2가지 규칙이 있어요. 선을 밟으면 안 된다거나 정해진 시간을 넘으면 안 된다는 규칙은 어느 경기 종목에나 있잖아요. 그런데 농구에서는 공을 가지고 2걸음 이상 가면 안 되는 규칙과 공을 바닥에 튀기다 잡았으면 패스나 슛을 해야 하는 규칙이 있어요. 이 2가지가 가장 특별한 경기규칙이에요. 이 2가지만 잘 알면 농구경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누구나 잘할 수 있어요.

ⓒ 김종현 기자
김광원 이사장이 장애인 선수에게 농구의 슛기술을 가르치고 있어요. ⓒ 김종현 기자

◆ 흔히 '농구를 배우면 키가 큰다'고  알고 있는데 이 외에도 농구의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 키가 크는 것도 장점이지만, 농구는 혼자 하는 종목이 아니거든요. 한팀에 5명이 같이 하면서 공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패스하잖아요. 이렇게 서로 함께 경기를 하다 보면 사회성이 길러져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이것이 농구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 생각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잖아요. 나도 힘든데 다른 사람을 배려해 줘야 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게 엄청 힘들죠. 그런데 농구경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그런 일들을 같이 해내야 하거든요. 저는 그 점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형 같은 마음'을 가진 이사장님이 장애인들과 함께 즐겁게 운동하면서 그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길 기대합니다.

- 이상 정민재 기자

 

* 현재 김종현 · 정민재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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