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천역덕스런 코믹 연기의 달인 배우 차청화
[기자가 만난 사람] 천역덕스런 코믹 연기의 달인 배우 차청화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1.03.15 18: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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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들이 지금의 내 연기를 만든 것"
배우 차청화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배우 차청화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3월2일 삼성동 인근 스튜디오에서 배우 차청화를 만났어요. 배우 차청화는 2005년에 뮤지컬 '뒷골목 스토리'로 데뷔해 드라마 '쇼핑왕루이'에서는 기획팀 대리로,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양옥금 역할로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어요. 그후 이름이 알려지면서 사극 '철인왕후'에서 최상궁이라는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어요. 앞서 영화 '부산행'에서는 좀비연기에 도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 어릴 때는 대통령이 꿈이었는데 자라면서 꿈이 계속 바뀌었어요. 어느 순간 텔레비전을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나도 저런 일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부모님 몰래 연극과를 지원하게 됐고 합격해서 부모님을 설득하고 입학을 하게 됐죠.
그때부터 연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 드라마 '흑기사',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최근 종영한 '철인왕후'까지 유쾌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차청화 배우님이 꼽는 가장 코믹한 캐릭터는 무엇인지요? 또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 저는 그동안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들이 하나둘씩 쌓여서 지금의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흑기사', '사랑의 불시착'의 극중 인물이 쌓여서 지금의 최상궁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현재 가장 최고의 캐릭터를 뽑는다면 최상궁을 뽑겠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기념촬영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인터뷰가 끝나고 기념촬영을 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코믹한 캐릭터를 정말 잘 살리세요. 어색하지 않고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비법이 있나요?

◇ (웃음) 저는 연기를 할 때 제가 코믹한 역할이나 슬픈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시청자들이 코믹연기를 재미있게 보시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저는 어떤 등장인물을 연기하더라도 당연히 진지하게 임하고 그 상황에 맞게 연기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대본에 쓰여 있는 대사와 제 생각을 반영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눈 다음에 연기를 하는데요. 그런 점이 연기에 반영되고 그래서 제 연기를 더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 애드리브도 잘 살리시는데요. 비결을 알려주세요.

◇ 연기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내가 만일 최상궁이라면, 이럴 때 이렇게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실천해봐요. 그러면 상대 배우도 잘 받아주고 좋아하기 때문에 애드리브가 자연스럽게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영화 부산행에서 와이어 없이 좀비연기를 도전한 배우 차청화예요. ⓒ 유선우 사진기자
배우 차청화는 영화 '부산행'에서 와이어 없이 좀비연기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철인왕후'에서 서상궁과 본인의 닮은 점이 있나요?

◇ 서상궁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면이 있어요. 저도 연기자로서 어떻게 하면 여러분께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해요. 그 부분에서는 최상궁과 비슷한 것 같은데, 최상궁이 저보다는 좀 더 열심히 살아요.(웃음) 그런 점에서 최상궁을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최근 tvN의 '온앤오프'에 출연해 영화 '부산행'  좀비 역할을 할 때 와이어를 쓰지 않고 촬영했다고 해서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이 화제가 됐습니다. 역할 설정을 위해 어떤 노력까지 마다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나 차청화는 캐릭터를 위해 ㅇㅇㅇ까지 해봤다'를 말씀해주신다면?

◇ '부산행'에서는 아마 저 말고도 굉장히 많은 배우님들이 와이어를 쓰지 않고 연기하셨을 거예요. 왜냐하면 어떻게 하면 좀비처럼 일어날 수 있는지 훈련을 받았거든요. 그런 훈련과정에서 저희 연기자들이 바닥이나 다른 곳을 손으로 잡지 않고 일어나는 방법을 액션 감독님과 안무 선생님이 아주 잘 알려주셨어요. 저도 며칠 동안 연습을 했고 다행히 와이어를 쓰지 않고도 일어날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이 질문을 받고 생각해 보니까 모든 연기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하셨겠지만 각자 어느정도 두려움은 느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호텔델루나'에서는 물 귀신 역할이니까 당연히 물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감독님께서는 너무 힘들면 안 들어가도 된다고 하셨는데 제가 허리 정도까지는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들어갔어요. 태어나서 잠수를 해본 적이 없지만, 현장에 있는 안전요원분들을 믿었어요. 그래서 감독님이 들어가라고 말씀 안하셨지만 저는 촬영하자마자 저도 모르게 잠수를 하고 있더라고요. 다행히 그림이 잘 나왔고, 제 인생의 첫 잠수 연기가 아니었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텐데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어서 했던 거 같아요. 저는 진짜 수영도 못하고 물에 들어가 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요.

◆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었나요? 슬럼프 극복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 사람마다 사건과 사고를 겪듯이 슬럼프도 그렇게 오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소리내보는 것을 좋아해서 연습실에서 좀 소리를 질러요. 왜냐하면 집에서 소리지르면 층간소음으로 문제가 되니까….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있거나 공상하는 걸 좋아해요. '나는 나중에 이렇게 될 거야' 또는 '이렇게 할 거야'라는 식으로 점점 밝은 미래를 상상하면서 조금씩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최상궁이라는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배우 차청화예요.
배우 차청화는 최상궁이라는 코믹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어요. ⓒ 유선우 사진기자

◆ 앞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거나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 못 해본 역할이 너무 많아서 다 해보고 싶긴 해요. 이 역할을 다 해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웃음)생각해봤는데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그렇게 하다보면 하나하나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 '복면가왕', '런닝맨' 등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연기 외에도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어릴 때부터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아이였어요. 그래서 SNS도 안 하고 있어요.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 보는 것을 좋아해서 언젠가는 토크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관객들과 함께 고민도 나누고, 처음 본 사람한테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드러내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렇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토크 콘서트를 열고 저마다의 사연을 적어서 함께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게 저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 차청화 배우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너무 사랑하고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그래서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평생 연기자로 살고 싶어요. 앞으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거고 마지막까지 배우로 남는 게 최종 목표예요.


◆ 뮤지컬 배우로서도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시 하게 된다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요?

◇ 뮤지컬도 못 해본 게 너무너무 많아요. 그래서 역할이 주어지면 다 하고 싶은데 드라마와 뮤지컬 두 가지를 같이 하기가 조금 버거워서 쉬고 있어요. 당연히 뮤지컬도 하고 싶어요.

 
◆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릴게요.

◇ 코로나19 전에는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고, 평범한 일상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던 적이 별로 없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그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정말 깊이 느끼고 있어요. 여러분도 이런 점을 느끼셨으니 힘드시겠지만 좀더 조심하고 서로서로 방역수칙을 잘 지켜준다면 분명히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코로나19가 잡힐 거라고 생각해요. 힘드시더라도 우리 함께 잘 해결해나갔으면 좋겠어요.

배우 차청화는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비의 '나로 바꾸자' 춤을 추면서 표정연기를 하는 '표정댄스'로 눈길을 끌기도 했어요.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배우 차청화,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정말 기대돼요.

 

* 현재 김민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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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2021-04-07 01:04:54
차청화 배우님 팬입니다. 전에 공연하시면 빠지지않고 관람했었어요. 미디어에서도 자주 뵐수있어서 너무 좋네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