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자폐성 장애인의 권익 위해 헌신해온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
[기자가 만난 사람] 자폐성 장애인의 권익 위해 헌신해온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1.03.17 0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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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노력 끝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도 만들었어요"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이하 사랑협회) 김용직 회장이에요.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3월4일 영등포구 이룸센터에 위치한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이하 사랑협회)에서 김용직 회장을 만났어요.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는 자폐성 장애인과 그 보호자의 권리 및 이익을 대변하고 그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복지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판사 출신 변호사이자 자폐성장애인 아들을 둔 김용직 회장은 지난 16년 동안 사랑협회를 자폐성장애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담아내는 단체로 만들고자 노력해 왔어요. 

다음은 김용직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에요.

◆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처음에 장애에 대해서 알게 된 계기는 우리 아들을 통해서였어요. 아들이 자폐성 장애로 고생하고 있었거든요. 모든 장애가 다 어렵지만, 자폐성 장애는 그 특성상 가장 힘든 장애로 인식되고 그런 이유로 부모나 보호자 한 사람이 감당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여건이 나은 편이어서 처음에 협회를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가 발을 빼지 못하고 계속 맡게 된 것이죠.(웃음) 처음에는 우리 아들만 위해서 일하려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디 그렇게 되나요?


◆ 이 일을 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제가  1985년부터 발달장애 관련 일을 했으니 25년 정도 됐고, 사랑협회는 2005년에 만들었으니 한 16년 되었네요. 사랑협회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갑자기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몇 년 동안 외국에 다니면서 나름대로 공부한 뒤에 설립했어요. 당시 어렵게 만들었으니 사랑협회에서 한 10년은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10년으론 안 되고 20년은 해야 할 것 같네요.

본사와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업무협약식을 하는 모습이에요. ⓒ 김민진기자
본사와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업무협약식을 하는 모습이에요. ⓒ 김민진기자

◆ 처음 시작하실 때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장애에 대한 편견이 많이 바뀌었나요?

◇ 지금 돌아보니 이 일을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협회가 만들어지기 전에 자폐성 장애인 가족들이 모여서 2박3일간 캠프를 진행했어요. 7년 동안 캠프를 계속 이어갔고 그러다 보니 별일이 많았죠. 캠프 활동이 자폐성 장애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힘이 된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고 지금도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장애 관련 여러 이슈 중에 가장 해결이 안 된 문제가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특히 자폐성 장애 분야거든요. 국가에서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장애인 의무고용제 등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제도는 시장에 맡겨두고 국가는 정말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사랑협회 일을 하면서 어떤 일에 보람을 느끼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 이 일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도 만들었죠. 그것도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이룰 수가 없으니까 전체적인 체계를 만들어 놓은 다음에 하나하나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야 하는데 그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중간에 목표가 계속 바뀌고 또 다른  의욕도 생기고 도전해야 할 영역이 계속 생기기도 하죠. 독일 속담에 '끝이 좋으면 다 좋다(Ende gut, Alles gut)'라는 속담이 있는데 '결실이 맺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김용직 회장의 말처럼 사랑협회에서 추진하고 진행하는 모든 일들이 자폐성 장애인을 비롯한 여러 장애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좋은 결실을 맺길 바라요.

 

* 현재 김민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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