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자기만의 색깔로 메시지와 감동을 주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
[기자가 만난 사람] 자기만의 색깔로 메시지와 감동을 주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
  • 송창진기자
  • 승인 2021.03.24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올린의 음색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요"

 

'끝이 없는 음악가의 길'로 가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 ⓒ 송창진기자
온라인콘서트로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 ⓒ 송창진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어렸을 때부터 악기가 좋아 바이올린을 시작해 최고의 연주자가 된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을 만났어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대학과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을 최우수로 졸업한 김상균 씨는 이후 여러 나라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역임하고 현재 런던심포니, 로열플레이시 심포니 오디션선발 및 국내외 악장, 솔리스트, 챔버연주자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에요. 한편 '컬처온TV'에서 온라인콘서트도 열며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어요. 


◆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많이 위축되었다고 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 씨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 실제 라이브 공연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라이브 공연보다는 유튜브나 음반 작업 등을 위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제가 EBS 다큐멘터리에서 바이올린 교육을 엄하게 시키는 부모님의 영상을 보았어요. 연주자님은 어떻게 교육받으셨나요? 

◇ 부모님으로부터 엄하게 교육받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악기를 좋아했어요. 일곱 살 때부터 시작했는데 선생님들한테는 좀 엄하게 수업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 이처럼 훌륭한 연주자님이 되도록 이끌어주신 분은 누구신가요? 

◇ 빈 유학시절 은사 분으로 라이너 퀴흘 선생님이 계세요. 빈필하모닉 악장으로 계시다 몇 년 전 은퇴하셨는데, 그분께 오랫동안 많은 걸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클래식의 매력을 대중에게 어필하는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 송창진기자
클래식의 매력을 대중에게 어필하는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 송창진 기자

◆ 바이올린 악기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요? 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요. 

◇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는 다른 악기들보다 심장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본능적인 느낌을 표현하게 되죠. 악기 자체가 자신을 숨길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강렬함과 부드러움 등 여러 가지 매력을 다 가진 열정적인 악기인 것 같아요.
 

◆ 피아니스트 김용진과 듀오 콘서트를 하는 유튜브를 보았는데, 표정이 굉장히 편안해 보였습니다. 무대 오르기 전 긴장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 무대의 긴장감을 완화시키기는 쉽지 않은데 되도록이면 한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음악이면 음악만 생각한다든가 다른 부분의 불피요한 잡념들을 없애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죠. 


◆ 좋아하는 작곡가가 있나요? 혹은 바이올린 곡 중에서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 여러 가지 음악을 다 좋아해서 한 가지만 꼽아서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네요. 모차르트는 모차르트만의 매력이 있고, 베토벤은 베토벤만의 매력이 있고, 브람스나 다른 작곡가들도 다 그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바이올리니스트의 입장에서 꼽아본다면 프리치 크라이슬러라는 작곡가를 굉장히 좋아해요. 


◆ 저도 크라이슬러를 좋아합니다. 크라이슬러의 바이올린 곡을 많이 연주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 크라이슬러 곡은 굉장히 우아하고 사랑스러워요. 그리고 바이올린의 매력을 잘 살려주는 것 같아요. 바이올리니스트가 작곡한 곡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크라이슬러가 오스트리아 작곡가인 데다 제가 빈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서인지 그런 매력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 연주자로서 컨디션 조절이 중요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즐기는 취미생활은 무엇인가요? 

◇ 제가 즐기는 취미생활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운동을 즐겨 했다가 요즘 운동을 못하게 되면서 독서나 영화에 빠졌어요. 공부하면서도 영화도 보고 잡지도 보고 합니다. 요즘 영화보다 옛날 영화를 좋아해요. 


◆ 만약 독주회를 열 기회가 생긴다면, 청중을 위해 꼭 연주해주고 싶은 곡이 있으신가요? 

◇ 꼭 연주하고 싶은 곡은 그때그때 상황마다 달라요. 보통 연주회에 온 사람들은 그 작곡가의 음악을 들으러 왔기 때문에 그 작곡가의 곡을 하나씩 더 연주하는 것이 관례예요. 아니면 바흐의 소품이나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을 앙코르로 많이 연주해요. 제가 독주회를 하는 경우 관객들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는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곡을 자주 연주해요.


◆ 음악가 중에서 지휘자로 데뷔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혹시 지휘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 지휘에 관심은 굉장히 많은데, 지휘자의 길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일단 바이올린의 길이 끝이 없으니까 바이올린에 집중하다가 만약 기회가 된다면 지휘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휘는 피아노를 굉장히 잘 쳐야 하는 직업이라 이 두 가지를 다 잘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 음악을 풍성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문학·예술에 대해 폭넓게 알아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연주자님은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하시나요? 

◇ 먼저 작곡가에 대해서 공부를 시작해야 해요. 작곡가의 생애나 작곡가의 음악적 특징, 작곡할 시기에 그 음악가가 처해 있던 상황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배경을 공부해보고 그 다음에 다른 연주자들은 어떻게 해석했는지 공부하면 연주하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 제가 오스트리아 대사를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요,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클래식을 이야기하고 즐긴다고 들었습니다. 연주자님도 오스트리아에서 유학생활을 하셨는데요, 어떠셨는지요? 

◇ 오스트리아에  있는 도시들은 그 자체가 굉장히 클래시컬해요. 빈이 합스부르크가여서 문화적 자부심이 굉장히 강해요. 제가 오스트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넘어갔을 때 많은 차이점을 느꼈어요. 미국은 자유롭고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공유하는데 비해, 빈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음악은 이래야 한다는 관념이 확실하게 박혀 있어요. 그래서 빈에서 음악을 공부할 때 음악의 기초적인 부분이나 음악적인 기반을 닦는 데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 우리나라에서도 클래식이 좀더 대중화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클래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대중화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에요. 왜냐하면 유럽 음악회를 찾아가봐도 젊은층보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더 많은 관람석을 차지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클래식은 실버층에게 어필하는 거죠. 클래식이라는 순수 예술 분야가 다 그렇듯이 알면 알수록 더 많이 보이가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하기도 해요. 대중화를 위해 대중음악과 소통하면 훨씬 다가가기가 쉽지 않을까 싶어요. 클래식 악기가 아니어도 음악을 컬래버레이션을 한다든지, 루치아노 파바로티나 플라시도 도밍고처럼 대중가수들과 공연을 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든다는지, 베를린 필하모닉 12명의 첼리스트들이 연주하는 재즈 스탠더드 '달빛 세레나데' 음악을 클래식적으로 해석하는 식으로 클래식의 매력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어떤 연주자가 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 저는 저만의 색깔로 사람들에게 메시지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옛날 작곡가나 현대 작곡가나 음악이라는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을 저만의 색깔로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음악을 해석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해요. 이미 전문가가 되었음에도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로 끝없는 음악의 길을 가며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어요.
현이 만들어내는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에 빠지듯 바이올리니스트 김상균과의 만남은 클래식의 매력에 함께 빠져보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하루였어요.

 

* 현재 송창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