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폐지가 남긴 것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폐지가 남긴 것
  • 이강민 수습기자
  • 승인 2021.04.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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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으로 극에 달한 반중 정서… 문화교류와 별개로 인식해야
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 SBS<br>
드라마 '조선구마사' 포스터 ⓒ SBS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3월22일에 SBS에서 처음 방영됐던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결국 방영 2회 만에 폐지되었다. 16부작 기획으로 사전에 80%까지 제작이 완료되었지만, 5천 건 이상의 민원과 함께 국민 청원까지 쇄도하여 제작 및 스트리밍 중단, 해외 판권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 '조선구마사'의 제작을 지원했던 기업들이 전부 광고를 중단하고, 의상 협찬 업체도 협찬을 중단했으며, 장소협찬 및 제작비를 지원했던 문경시는 제작비 환수를, 촬영 장소를 내줬던 나주시는 장소 사용 취소와 드라마 엔딩에 들어가는 나주시 관련 사항 삭제를 요청한 상황이다. 드라마 폐지와 별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 SBS 방송화면 갈무리<br>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한 장면. ⓒ SBS 방송화면 갈무리

'조선구마사'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던 장면들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조선의 기생집에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 등 중국 음식이 나온 것이다. 기생들은 한복을 입고 있었지만 음식은 중국 음식이 나와 생뚱맞은 광경을 연출했다. 두 번째는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조상을 욕하는 장면이다. 오늘날까지 훌륭한 인품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이 조상을 모욕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다소 어려운 연출이다. 마지막은 태종이 환각에 빠져 무고한 백성들을 살해하는 장면이다. 호패법 등 백성을 위한 정책을 많이 펼쳤던 태종이 백성을 무참히 도륙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드라마 삽입곡에 중국 악기를 쓴다거나 궁중 무녀의 의상이 중국풍이라는 점 등도 '조선구마사' 폐지에 일조했다.

tvN 드라마 철인왕후. ⓒ 유튜브 페이지 '고몽' 영상 갈무리

'조선구마사'의 박계옥 작가가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 종영한 박 작가의 전작 드라마 '철인왕후' 또한 역사 왜곡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철인왕후'가 원작으로 삼은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의 작가가 한국인 비하를 했던 이력이 있는 데다, 극 중 주인공이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신정왕후를 저속하게 묘사하는 등의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작가는 2월27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중문화타운 건설을 반대하는 국민청원. ⓒ 대한민국 청와대 홈페이지

한편, '조선구마사' 폐지 사건은 그간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분노해 있던 한국인들을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 실제로 강원도에 건설 예정인 한중문화타운을 반대하는 국민 청원에 35만 명이 참여하는 등 한국인들의 반중 정서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선구마사'와 한중문화타운은 별개로 봐야 하는 문제인데, 거센 반중 정서가 객관적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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