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거머쥔 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거머쥔 윤여정
  • 이강민 수습기자
  • 승인 2021.04.28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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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상 '쇼스틸러' 등극... 해외 영화 팬들의 마음도 훔쳐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인스타그램(@theacademy)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25일(현지시간) 진행된 제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의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 배우로서는 최초이며, 아시아 여성 배우로서는 첫 수상자인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카 미요시에 이어 윤여정이 두 번째다. 

영화 <미나리>는 작년 1월 미국 대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으로부터 시작하여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00여 개의 상을 받아왔다. 그 중 약 30개 정도가 윤여정이 받은 연기상이었고, 이에 따라 이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번 여우조연상의 후보로는 윤여정 외에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이 있었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윤여정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내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우리는 각자의 영화에서 최고였다. 아마도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겸손함을 드러내며 후보에 올랐던 다른 배우들을 존중한 것.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이 말을 듣고 박수를 치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이 날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대한 해외의 반응도 뜨거웠다. CNN은 윤여정을 '쇼스틸러(show stealer, '쇼를 훔치는 사람'이라는 말로, 윤여정이 '아케데미 시상식을 훔쳤다'는 뜻)'라고 표현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등 여러 외신에서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대한 기사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딱딱한 시상식에 코미디적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고의 수상 소감이다"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 시상자로 나선 <미나리>의 제작자 겸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농담을 던지는가 하면, 자신의 아들들 덕분에 받은 상이라며 너스레를 떠는 등 윤여정의 유쾌한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윤여정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데뷔작이었던 <화녀>의 김기영 감독을 언급했다. 김기영 감독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 뒤, "그는 천재 감독이다.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라고 말하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에는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가, 여우주연상에는 <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남우조연상에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대니얼 컬루야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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