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백구' 전국 첫 명예구조견에 임명돼
'은혜 갚은 백구' 전국 첫 명예구조견에 임명돼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1.09.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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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논에 빠진 할머니 곁 40시간 머물며 체온으로 생명 구해
첫 '명예119구조견' 임명식에서 축하받고 있는 백구. ⓒ 충청남도

[휴먼에이드포스트] 충남에서 대한민국 첫 '명예119구조견'이 탄생했다.
 
지난 9월6일 충남 홍성소방서에서 반려견 ‘백구(견령 4세)’의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 임명식이 열렸다.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경찰서와 소방서 관계자들이 참석해 '백구'를 축하해 주었다.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의 김모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하루가 넘도록 할머니의 곁을 지키며 구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홍성군 서부면 어사리에 거주하는 90세 할머니가 새벽에 일어나보니 보이지 않는다는 딸 심금순(여, 65세) 씨의 실종 신고가 8월25일 아침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농장의 CCTV에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할머니의 모습을 확인하고 의용소방대와 방범대 등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26일 오전까지도 찾지를 못했다.
 
26일에는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홍성소방서 구조대원들도 현장에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그 결과 실종 추정 40여 시간만인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경찰의 열화상 탐지용 드론 화면에 작은 생체 신호가 포착됐다.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던 할머니를 곁에서 지키던 백구의 체온이 확인된 것이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하던 김 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되어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백구의 주인이자 딸인 심금순 씨는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줬고 그때부터 인연을 맺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고 가족이나 다름없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따라 백구는 사람과 동물 등을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의해 탄생한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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