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말하는 일이 선한 영향력 되길 바라는 나경철 아나운서
[기자가 만난 사람] 말하는 일이 선한 영향력 되길 바라는 나경철 아나운서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1.10.1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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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그리고 기분 좋은 떨림이 있는 직업"
나경철 아나운서 ⓒ 휴먼에이드포스트
나경철 아나운서. ⓒ 휴먼에이드포스트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6일, 뉴스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나경철 아나운서를 만났다. 2013년 씨채널방송에서 첫 경력을 시작한 나경철 아나운서는 그간 'MBC뉴스투데이'와  'YTN24' 등에서 정확하고 매끄러운 뉴스 진행 실력을 보여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아나운서를 꿈꾸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아카데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 밖에도 영화 〈#살아있다〉, 〈백두산〉, 〈국가부도의 날〉 등에서 기자 및 앵커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나경철 앵커의 활약상은 새벽 1시 'YTN24'에서 볼 수 있다.  

다음은 나경철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어떻게 아나운서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 저는 대학생 때부터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로 일하거나 서류작업 하는 회사 생활은 하기 싫었어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막연하게나마 '방송국'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연히 아카데미에서 방송체험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말하고 대본을 읽어봤는데요, 아직도 그때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잊을 수가 없어요. 카메라 앞에 서서 내가 말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분되면서도 아주 기분 좋은 떨림, 말하자면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요. 그 순간 '내가 이 일을 하면 아주 재미있게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나운서를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끝에 다행히 여러 좋은 기회들이 주어져서 스포츠 채널, 기독교 방송, MBC, YTN 등 많은 회사를 거칠 수 있었어요. 감사하게도 여전히  여러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고 2022년 내년이면 제가 방송을 시작한 지 딱 10년차가 되네요.

 

◆ 10년차가 된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 처음에는 아나운서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프리랜서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직종이라고 해요. 아무래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들이 많지요. 그런 걱정이 들 때마다 좋은 사람들이 제 곁에 함께 있어줬고 좋은 기회들도 생겼던 것 같아요. 그리고 10년차가 되고 보니 '이 일을 걸어가는 다른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단순히 제가 갈 길만 걷는 게 아니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늘 고민하며 연구하는 10년 이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YTN24'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나경철 아나운서. ⓒ YTN24 갈무리

◆ 현재 아나운서를 하면서 아카데미에서 강의도 하고 계시는데 아카데미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 뉴스나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만 하다가 이 길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아나운서로서 갖춰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나운서를 먼저 해본 선배로서 이 길에 대해 어느 정도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들에게 단순히 "말을 조금만 천천히 해보세요" 때로는 "발음을 할 때는 입 모양을 크게 해보세요"처럼 말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 외에도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그들이 가야 할 길이고 가고 싶은 길이니까 형이나 오빠처럼 현실적으로 조언도 해주고 도와주면 어떨까 하는 고민 끝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MBC '뉴스투데이'에서 '뉴스터치'를 진행하는 모습. ⓒ MBC '뉴스투데이 갈무리

◆ 아나운서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요?
◇ 아주 개인적인 얘기지만, 우리 딸이 TV에 나온 제 모습을 보고 "아빠다"라면서 알아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웃음) 
그리고 제 뉴스를 본 사람들의 반응을 들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끼죠. 제가 새벽 뉴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 편이에요. 시차가 있어서 미국이나 유럽은 그때가 낮이거나 저녁 시간대거든요. YTN은 24시간 라이브 뉴스 채널인 데다 전 세계에 방송돼요. 덕분에 해외에 있는 지인분들이 그 새벽시간에 "뉴스 잘 봤어"라고 칭찬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줄 때가 있어요. 시간상 국내에서는 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아쉽긴 하지만, 해외에서 제가 하는 뉴스를 보고 "한국 소식 잘 들었어"라고 격려해줄 때 새벽 뉴스 진행자로서 가장 뿌듯함을 느껴요.
또 YTN에서 일하기 전에 MBC에서도 오랫동안 '뉴스투데이'의 '뉴스터치'라는 코너를 맡아서 진행했어요. 새로운 사건과 소식들 중에 화제가 된 이슈들을 골라 그 사건의 원인과 과정, 결과 등을 자세히 분석해 설명해 주는 코너였는데요, 사람들이 "자세히 설명해 줘서 어떤 내용인지 잘 이해가 됐다" "뉴스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더 높아졌다"라는 얘기를 해줬을 때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어요.

나경철 아나운서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 휴먼에이드포스트

 

◆ 반대로 방송하면서 당황했던 적은 언제였나요? 또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면서 떨린 적은 없었나요?
◇ 뉴스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 돌발 상황이 생기면 진행자로서 무척 당황하지요. 한번은 자꾸 기침이 나와서 기침을 참는 게 너무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제가 말을 하면서 숨을 들이마시다가 사레가 들려서 기침을 해버렸어요. 드라마는 녹화니까 NG가 나면 다시 하면 되지만, 뉴스는 생방송이기 때문에 그대로 나가잖아요. 제가 기침하는 모습이 방송에 그대로 나갔지요.(웃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 잘 대처하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굉장히 당황스럽죠. 그리고 저는 다행히 생방송을 하면서 떨린 적은 거의 없었어요. 긴장을 덜하는 편이어서 오히려 방송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 아나운서 말고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 운동 등을 좋아했어요. 저의 아버지가 음악가셨는데 그 영향인지 어릴 적 꿈이 음악가이기도 했어요. 근데 저희 아버지가 배고픈 직업이라고 말렸어요.(웃음) 그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지요. 좋아하는 일들은 지금도 취미로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음악도 좀더 배우고 싶고 사업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저의 능력을 한번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말을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면 누구나 앵커나 아나운서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나경철아나운서 ⓒ 휴먼에이드포스트
말을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고 그 가치를 알고 있다면 누구나 아나운서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 나경철 아나운서. ⓒ 휴먼에이드포스트

◆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중에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장애인 아나운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저는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방송국의 뉴스를 자주 보는데요, 'KBS'에서 시각장애인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깜작 놀랐어요. 화면을 보지 않은 채 그냥 듣고만 있었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새로 오신 분인가 해서 봤는데 알고보니 시각장애인 아나운서였어요.
아나운서는 기본적으로 말을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장애로 몸이 좀 불편한 분들이더라도 말을 전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충분히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을 그분을 보면서 갖게 되었어요.

◆ 현재 많은 아나운서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프리랜서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 저는 다른 유명한 아나운서들처럼 지상파인 방송 3사(MBC, KBS, SBS)에 몸담고 있다가 프리랜서로 독립한 사람은 아니에요. 저는 계속 프리랜서로 일해왔어요. 프리랜서로서 가장 좋은 점은 제가 활동할 시간, 쉴 시간 등을 저에게 맞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현재 YTN에서 새벽 1시에서 4시 반까지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낮 시간대가 굉장히 자유로워요. 그런 점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장점이지요. 물론 새벽에 일해서 좀 피곤하기도 하지만, 제가 충분히 조절할 수 있으니까 별 문제는 안 돼요.
저에게는 이제 막 두 돌이 된 딸이 있어요. 이 시기가 엄마, 아빠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하고 부모의 품에 가장 많이 있어야 하는 때라고 해요. 근데 아나운서인 제 아내는 남들과 똑같이 9시부터 6시까지 일하고 있어요. 저는 그 시간이 자유로우니까 아이를 돌보기가 정말 좋아요. 그런 장점 때문에 저는 새벽에 일하는 스케줄이 전혀 불만이 없고 일하는 패턴이나 조건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일할 시간, 쉴 시간, 육아 시간 등 일상을 알아서 정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경철아나운서와 기념촬영 ⓒ 휴먼에이드포스트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 휴먼에이드포스트


◆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미리 보내주신 질문지에서 이 질문을 보고 '나는 어떤 포부나 계획을 갖고 있지?' 하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아, 그동안 계획이나 포부가 없이 일만 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웃음) 지금까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직업으로서 생계수단이자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계획이나 포부를 갖고 살지는 않았어요. 이제부터는 뜬구름 잡는 것이더라도  목표를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아나운서는 말을 하는 직업이잖아요. 지금까지는 저의 말이 그저 '일' 또는 '직업'에 그쳤다면, 미래에는 누군가에게 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하면서 이런 저런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현재 대학원도 다니고 있어요.


나경철 아나운서는 말을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고 그 가치를 알고 있다면 누구나 아나운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 현재 김민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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