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서 만나는 클래식 ⑲ 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공연장에서 만나는 클래식 ⑲ 국립오페라단 〈삼손과 데릴라〉
  • 송창진 기자
  • 승인 2021.10.15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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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배경을 나치즘 거셌던 독일로 각색
국립오페라단이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서거 100주년 기념을 하여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 송창진 기자
국립오페라단이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 송창진 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국립오페라단은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를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했다. 

<삼손과 데릴라>는 구약성서 판관기(구약성서에서 7번째에 나오는 '사사기'를 말함)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영웅 '삼손'과 블레셋의 여인 '데릴라'의 일생을 다룬 내용으로, 생상스가 3막으로 각색하여 1877년 독일 바이마르 대공극장에서 헝가리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리스트의 지휘로 초연한 그랜드 오페라다. 
그랜드 오페라(Grand Opera)는 19세기 프랑스의 오페라 양식 중 하나로, 심각한 내용, 합창, 발레를 중시하는 데 따르는 극적 효과, 스펙터클한(웅장하고 화려한) 요소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공연인  〈삼손과 데릴라〉를 연출한 아흐노 베흐나흐는 기원전 1500년 전을 3500년 앞으로 당겨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년 전이었던 1938년 11월, 나치즘이 거세게 일어났던 독일로 옮겨왔다. 이 과정에서 고대의 영웅 삼손은 독일 나치군에 저항하는 유대인 레지스탕스(권력이나 침략자에 대한 저항이나 저항 운동.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에서 있었던 지하 저항 운동을 가리킨다)의 리더로, 삼손을 유혹하는 데릴라는 독일군의 스파이로 바꾸었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커튼콜. ⓒ 송창진 기자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커튼콜. ⓒ 송창진 기자

이번 공연에서는 라벨라 오페라단에서 〈에르나니〉로 출연한 테너 국윤종이 이스라엘의 용감한 영웅 삼손을 맡았고, 메조소프라노 김정미가 팜므파탈 캐릭터 데릴라를 맡았다.
데릴라가 영웅 삼손의 사랑을 유혹하는 유명한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는 현악기의 조용한 선율과 데릴라의 부드러운 음성을 플루트, 잉글리시 호른, 클라리넷으로 표현했다. 3막에 나오는 관현악곡인 '바카날레'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바쿠스)를 찬양하는 광란의 축제를 상징하는데,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지휘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화려하게 연주했다. 

생상스는 베를리오즈와 바그너의 관현악법, 로시니의 벨칸토에 못지않는 강렬한 음역을 더했다. 

선선한 가을에 화려한 성악가들의 가슴 뭉클한 연기, 스펙터클한 연출, 그리고 생상스의 이국적인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서라운드로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 현재 송창진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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