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학생들과 함께 뛰는 성베드로학교 이상진 교감
[기자가 만난 사람] 학생들과 함께 뛰는 성베드로학교 이상진 교감
  • 남하경 기자
  • 승인 2021.11.02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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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즐거워한다면 선생님들의 수고가 보람으로 바뀔 것"
학생들이 즐거운 가을 운동회를 위해 노력했다는 성베드로학교 이상진 교감. ⓒ 남하경 기자
 오랜만에 야외 운동장에서 놀이한마당을 열게 되어 기쁘다며 소감을 밝히는 성베드로학교의 이상진 교감. ⓒ 정진숙 편집국장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0월29일 성베드로학교 '모두의 올림픽' 놀이한마당이 열린 현장에서 이상진 교감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2015년 9월 취임한 제6대 박용숙 교장선생님을 도와 48명의 교사를 이끌고 있다.

1974년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가 설립한 종교재단 최초의 장애인학교인 성베드로학교는 성공회의 기독교적 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목표와 '서로 믿고,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자'는 교훈 아래 학생과 교사가 즐겁게 공부하는 곳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공과 등 28개의 학급에서 179명의 지적장애 학생이 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이 교감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사들을 존경하고 학생들을 사랑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모두의 올림픽' 놀이한마당 개최와 관련해 이상진 교감선생님과 나눈 대화 전문이다.

학생들이 운동회에 참가하고 있는 중이라 다소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이상진 교감은 기자의 질문에 응해 주었다. ⓒ 남하경 기자
운동장에 마련된 본부 천막에서 이상진 교감선생님이 기자의 질문에 답해주고 있다. ⓒ 정진숙 편집국장

◆ 2021년, '모두의 올림픽' 놀이한마당을 어떻게 열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잘 아시다시피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서 학생들의 학교 활동이 많이 위축됐습니다. 야외 활동도 못 하고, 심지어는 등교하기도 어려웠지요.

올해부터 다시 학교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다행이지만, 아쉽게도 야외 활동은 못 했어요. 그러다가 백신 접종률도 많이 높아졌고, 또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어 활발히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놀이한마당을 해보자고 교사들이 의견을 내서 성심껏 준비하여 치르게 되었습니다.

◆ '모두의 올림픽' 놀이한마당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 아무래도 운동회를 하려면 신체 접촉을 해야 해서 안전하게 거리두기를 하며 진행하려고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학부모 참여 없이 학생들만 참여하는 코너 활동으로 진행하게 되었고, 운동장에서 하는 9개의 실외 종목과 실내에서 하는 6개의 뉴스포츠 종목을 준비해서 학급별로 소규모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학생들과 같이 야외에서 활동하니까 학생들의 표정도 다 밝고 선생님들도 기뻐하시니 아주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아요.

학생과 함께 큰 공을 굴리고 있는 이상진 교감. ⓒ 남하경 기자
학생과 함께 경기에 참가해 큰 공 굴리기를 하는 모습. ⓒ 정진숙 편집국장

◆지금 보니 초등학교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전교생이 다 같이 하는 건 아닌가요?

◇ 모든 학생이 참여하기엔 아직 걱정이 많아서 두 차례로 나눠서 하고 있어요. 잠시 후에 초등학생들이 코너 활동을 다 돌고 나면 실내로 들어가 뉴스포츠 종목을 할 예정입니다.

◆ 이번 놀이한마당에서 흥미로운 종목이 많은데,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요?

◇ 올해에는 '2020 도쿄올림픽'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놀이한마당 콘셉트를 올림픽에 맞춰서 실외 종목과 실내 종목을 골고루 섞어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어서 그것도 따라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 그것은 넣지 않았습니다.(웃음)
이번 놀이마당을 열기 위해 선생님들이 정말 수고하셨는데 학생들이 즐거워한다면 모든 수고가 큰 보람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상진 교감이 운동장 어디론가 달리고 있다. ⓒ 남하경 기자
공을 놓친 이상진 교감선생님이 공을 잡으러 뛰어가고 있다. ⓒ 정진숙 편집국장

이번 놀이한마당을 시작으로, 앞으로 성베드로학교 학생들이 많은 야외 활동을 통해 꿈과 희망을 무럭무럭 키우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애인 학생들을 사랑하고 친구처럼 함께 놀아주는 선생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닌, 학생들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이상진 교감선생님을 보며 진정한 교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현재 남하경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하고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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