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 1호 발달장애인 궁궐가이드 김주희 씨
[기자가 만난 사람] 국내 1호 발달장애인 궁궐가이드 김주희 씨
  • 남하경 기자
  • 승인 2021.12.20 18: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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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한 소녀, 궁궐을 만나다'
“아름다운 궁궐에서 가이드를 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큰 기쁨”
가이드 양성기업 가이드쿱을 통해 궁궐 가이드를 시작한 김주희 씨. ⓒ 정진숙 편집국장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1일, 창덕궁에서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궁궐 가이드로 활동 중인 김주희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관광객들에게 여행의 감동을 주기 위해 설립된 가이드 양성기업 가이드쿱(사회적 기업)에 소속되어 창덕궁에서 ‘국내 1호 발달장애인 궁궐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가이드쿱과 꿈앤컴퍼니의 ‘궁궐 관광크리에이터’ 과정을 수료한 김 씨는 활동 평점에서 5점 만점에 5점을 받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남다른 재치와 꼼꼼한 설명으로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자가 창덕궁 가이드 현장을 방문했던 날에도 열정적으로 궁궐 이곳저곳을 설명하고, 가이드가 끝난 후에는 감사 인사를 잊지 않는 등 관람객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한 김주희 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화 내내 사람을 웃게 하는 유쾌한 성품의 김주희 씨의 매력에 빠졌던 인터뷰였다. 

창덕궁의 희정당을 배경으로 하트인사를 하는 모습. ⓒ 정진숙 편집국장

◆ 궁궐 가이드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작년에 복지관의 선생님께서 궁궐 가이드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려주시고 지원해보라고 하셔서 지원했어요. 합격한 후에는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해서 이렇게 가이드라는 뜻깊은 직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가이드로서 관광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 제가 원래 역사를 좋아했지만, 책도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어서 그 지식이 궁궐 가이드 활동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관람하러 오시는 분들께 저의 긍정 에너지를 전해드리기 위해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그렇게 웃음과 행복을 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알기 쉬운 단어로 설명하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창덕궁 가이드를 마친 후 관람객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는 김주희 궁궐 가이드. ⓒ 정진숙 편집국장

◆ 궁궐 가이드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요? 반대로 기쁘고 보람 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아직은 딱히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창덕궁에서 궁궐 가이드를 하는 것이 저한테는 제일 큰 기쁨이이에요. 그만큼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 제일 재밌습니다. 관람객들이 제게 잘한다고 칭찬해주신 것도 감사하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납니다. 그리고 그분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 궁궐, 특히 오늘 가이드한 창덕궁에 숨겨진 곳들 중에서 이곳만은 꼭 가보라고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세 곳이 있는데, 바로 인정전, 선정전, 낙선재입니다. 왜냐하면 그곳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창덕궁에서 제일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창덕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오셔도 아주 아름답고 늘 예쁜 곳입니다. 혼자 오셔도 좋고 지인분들과 함께 오셔도 좋습니다. 물론 가족분들하고 같이 오셔도 더할 나위 없습니다. 꼭 오십시오. 안 오시면 100% 후회하실 겁니다. (웃음)

낙선재 문 앞에서 기자와 함께. ⓒ 정진숙 편집국장

◆ 궁궐 정보를 어떻게 암기하고 쉽게 알려줄 수 있었나요?

◇ 저희 어머니께서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셔서 어릴 때부터 책을 장난감처럼 가까이 두고 봤어요. 저는 책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래서 책에서 얻은 것들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역사도 정말 좋아합니다. ‘역사를 잊은 사람은 미래도 없다’라는 말에 꽂혀서 역사에 빠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를 가르쳐주시는 멘토님이 계신데 이분께서 저에게 역사적 지식과 정보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알려주셨기 때문에 이 직업을 잘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책과 역사를 좋아했다는 김주희 가이드. ⓒ 정진숙 편집국장

◆ 궁궐 가이드로 활동하는 것 외에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 저는 아직 가이드만 하고 싶고 목표가 있다면 더 나은 제가 되고 싶습니다. 그 누구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싶고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더 많이 알려달라고 멘토님을 달달 볶을 것 같습니다.(웃음) 앞으로 남산골 한옥마을도 가이드로도 활동할 예정입니다. 남산골 한옥마을도 꼭 오십시오. 제가 잘 안내해 드릴 자신 있습니다.

김주희 가이드가 한 관람객에게 안내를 잘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활짝 웃고 있다. ⓒ 정진숙 편집국장

가이드로 일하는 것이 재미있고 기쁘다는 김 씨의 진심 어린 말을 듣고 있으니 왜 그녀가 창덕궁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늘 사랑받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김주희 씨가 알려줄 남산골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왠지 듣고 싶어진다.

 

* 현재 남하경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 및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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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 2021-12-21 17:22:40
정말 감동적이네요
많은분들에게 도전이 될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