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플라스틱 새활용 공장 '플라스틱 방앗간'의 서정아 활동가
[기자가 만난 사람] 플라스틱 새활용 공장 '플라스틱 방앗간'의 서정아 활동가
  • 남하경 기자
  • 승인 2022.02.03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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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하지 않기'라고 생각해요"
서정아 활동가가 서울 성수동 '그린워커스'를 배경으로 앉아 있다. ⓒ 유선우 사진기자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월, 성수역 근처에 있는 '그린워커스'에서 작은 플라스틱 재활용을 알리고 실천하는 활동가 서정아 씨를 만났다.

그녀는 앞으로 열릴 '프레셔스 플라스틱 서울 프로젝트 설명회' 등을 준비하기 위해 바쁘게 일하고 있지만, 플라스틱 없는 세상 만들기를 통해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본사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었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함께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인 '참새클럽'에 참여자가 많이 늘어 기쁘다는 서정아 씨와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서정아 활동가. ⓒ 유선우 사진기자

◆ 플라스틱방앗간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 플라스틱방앗간은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프레셔스 플라스틱'이라는 오픈소스(무상으로 공개되어 누구나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편집자주)를 기반으로 해요. '프레셔스 플라스틱'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 문제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예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누구나 어디서든 업사이클(새 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힘쓸 수 있도록 그 방법과 기술을 공개했지요. 예를 들면 플라스틱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계 도면 같은 것을요.

◆ 왜 병뚜껑이나 플라스틱 스푼 같은 작은 플라스틱만을 모으게 되었나요?

◇ 병뚜껑과 같이 작은 플라스틱들은 선별장으로 가면 보통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게 돼요. 사실 우리나라의 재활용 수거율은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에 있지만, 선별장에 가는 플라스틱의 양만 집계한 숫자이고, 실제로는 집계하지 않는 이물질, 재질 등의 이유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아주 많아요. 따라서 작아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위주로 모으게 되었습니다.

◆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질별로 분류한다고 들었는데요,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는 어떤 것인가요? 또 분해된 플라스틱은 주로 어떤 물건들로 재탄생되나요?

◇ 현재 플라스틱방앗간에서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편집주)와 PP(폴리프로필렌) 두 가지의 플라스틱만 모으고 있습니다. 음료 병뚜껑/병목고리와 같은 재질 표기가 없어도 괜찮은 HDPE와 재질 표기가 정확히 적혀 있는 PP를 모아요. 이 두 가지 재질을 모으는 이유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고, 작업 시 유해물질이 적게 나오는 플라스틱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은 두 가지 재질은 색깔별로 분류한 뒤 세척과 분쇄의 과정을 우선 거치고, 녹여서 플라스틱방앗간의 튜브짜개, 벽후크, 카라비너(연결고리)와 같은 잘 버려지지 않고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물건들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그린워커스'에서는 수거된 병뚜껑으로 만든 여러가지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 고영기 기자
'그린워커스'에서는 수거된 병뚜껑으로 만든 여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고영기 기자

◆ 서울환경연합에 소속되어 '그린워커스'라는 이름으로 플라스틱방앗간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환경연합과는 처음에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그리고 환경연합에서 어떤 도움이나 지원을 받고 있나요?

◇ 현재 플라스틱 방앗간은 '프레셔스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서울환경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프로젝트 팀이에요. 다양한 환경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는 서울환경연합에 소속되어 있고, 플라스틱방앗간 '참새클럽 캠페인'을 그 안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린워커스는 플라스틱방앗간과 노플라스틱선데이(No Plastic Sunday)가 함께 운영하는 자원순환복합문화공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돼요. 환경가치기반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 플라스틱방앗간이 가장 중요하게 진행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환경교육이나 세미나 등도 계획되어 있나요?

◇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제작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고, 그 외에도 프레셔스 플라스틱 서울 프로젝트 설명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프레셔스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유, 활동, 제작 등의 분야를 다양하게 설명할 장을 만들고 싶고, 프레셔스플라스틱의 네트워크를 알리고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싶어요.

어느 여성이 '그린워커스'를 방문하여 자신이 모은 병뚜껑들을 색깔별로 보관함에 나누어 넣고 있다. ⓒ 고영기 기자
어느 여성이 '그린워커스'를 방문하여 자신이 모은 병뚜껑들을 색깔별로 보관함에 나누어 넣고 있다. ⓒ 고영기 기자

◆ 플라스틱방앗간에서는 시민들의 플라스틱 재활용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참새클럽을 만들었어요. 참새클럽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여기에 가입하려면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들었는데 참새클럽에 가입해야만 플라스틱을 가져올 수 있나요? 그리고 참여 인원이나 활동 현황 등도 궁금해요.

◇ 앞에서 설명했던 병뚜껑을 수거하고, 제작하는 이유가 바로 참새클럽 캠페인을 실천하기 위해서예요. 원래 참새클럽 캠페인은 시즌제로 진행하고 한정된 인원을 모집하는 방식이어서 많은 분들의 참여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언제나 방문해서 가지고 온 것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전보다는 쉽게 참여할 수 있어요. 예약해서 방문하는 자체가 참새클럽에 가입하는 것이고, 누구든 방문해서 플라스틱을 내놓고 가면 돼요. 참새클럽의 마지막 시즌인 작년 시즌3에는 약 6,000여 참새님들이 수거에 함께 참여해주셨어요. 나중에 예약제와 상시 수거로 변경하면서 10~12월 하반기에는 약 600분 정도가 매달 방문해주셨고, 그중 절반 정도가 참새클럽에 함께해주셨어요.

서정아 활동가는 "이미 있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계속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 유선우 사진기자
서정아 활동가는 "이미 있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계속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 유선우 사진기자

◆ 지난해 10월에 오픈한 자원순환 복합문화공간인 '그린워커스'에서는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나요?

◇ 그린워커스는 플라스틱방앗간과 노플라스틱선데이가 함께 만든 자원순환 복합문화공간이에요. 환경가치 기반의 팝업 스토어, 전시, 워크숍, 체험 등의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이루어집니다. 더불어 참새클럽 방문수거도 그린워커스에서 항상 진행하고 있어요.

◆ 환경 보호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에 플라스틱 재활용 말고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평소 생각하시는 쉬운 실천방법 하나만 소개해주신다면요?

◇ 우선 가장 쉬운 방법은 잘 모르겠으나,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하지 않기"죠. 이미 있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사용하지 않아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해요.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서정아 활동가와 기자가 인터뷰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 유선우 사진기자
서정아 활동가와 기자가 인터뷰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 유선우 사진기자

◆ 홈페이지에서 '프레셔스 플라스틱 지도'를 보았어요. 더 많은 시민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좀 더 편리하게 작은 플라스틱을 모으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요. 어떤 매장들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지, 또 작업공간과 수거공간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등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 프레셔스 플라스틱 지도는 저희처럼 프레셔스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간들의 네트워크를 안내하고 소통하는 창구예요. 수거공간은 시민분들이 수집한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곳이에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로웨이스트샵처럼 지역마다 친환경 관련 활동을 하는 곳에서 수거에 함께해주십니다. 그렇게 모인 플라스틱이 각 지역별 작업공간으로 넘어가기도 하는데요, 작업공간은 직접 오픈소스 기계를 사용해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하는 곳이에요. 각 작업공간마다 만들어내는 제품과 특성이 모두 다르고요. 더불어 머신숍은 그런 작업공간에서 필요한 기계 설비 사출기(녹인 플라스틱 재료를 식혀 고체의 물건을 만드는 기계), 금형, 환풍시설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지도에서는 수거 참여와 업사이클 제작, 기계 설비 등의 필요한 내용이 있을 때 바로 연결해 문의하고 의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 저희 휴먼에이드포스트도 '플라스틱 없는 지구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격려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 우선 환경을 위한 활동에 함께해 주셔서 든든하고, 이렇게 직접 활동해주시는 노력을 너무나 응원합니다. 환경에 관련된 쉬운 정보를 다양하게 올려주셔서 한층 더 깨끗한 지구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함께 힘냅시다!

인터뷰를 마치고 난 뒤, 기자도 언젠가 플라스틱 병뚜껑을 많이 모아서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크기가 작아서 쉽게 잘못 버려지는 병뚜껑들이 사람들의 손길을 통해 한곳에 모여 멋지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방앗간'을 응원해본다.

 

* 현재 남하경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 및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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