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청년에게 정치를 더 가까이,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기자가 만난 사람] 청년에게 정치를 더 가까이,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 남하경 기자
  • 승인 2022.02.15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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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통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젊은 정치인과 유권자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는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 뉴웨이즈
젊은 정치인과 유권자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는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 박혜민 대표 제공

[휴먼에이드포스트] 지난 11일, 본사 회의실에서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와 비대면 화상 인터뷰를 하였다.

뉴웨이즈는 2030세대의 경험, 관점, 우선순위가 반영되는 정치 분야의 의사결정을 위해 유권자와 함께 동네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일컫는 뉴웨이즈의 신조어)을 키우는 에이전시로 '캐스팅매니저'(젊은 정치인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유권자를 일컫는 뉴웨이즈의 신조어)와 후원자의 후원을 받으며 1년째 온라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공식 SNS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며 '지방선거 골든벨', '젊치인과의 만남'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해 왔다. 또, 매주 월, 금요일에는 이메일로 뉴스레터를 보내는데, 뉴웨이즈로부터 낯선 정치 용어를 쉽게 설명해주는 '도미노' 학습지와 동네 문제를 해결하는 '젊치인 인터뷰' 등을 받아보는 사람은 현재 7,900여 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뉴타리 클럽'이라는 캐스팅매니저의 모임을 만들어 참여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캐스팅매니저가 50명 이상 있는 지역이라는 조건을 채우면 '뉴타리 클럽'이 열린다.

박 대표에게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어보았다.

◆ 뉴웨이즈를 만들기 전에 박 대표님의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인식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생각이 뉴웨이즈를 만드는 데 어떻게 작용했나요?

◇ 사실 저는 정치의 역할에 대해서 신뢰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정치가 많은 것을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말이 잘 안 통한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정치가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나의 삶, 내가 고민하는 문제, 내 친구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정확히 잘 반영하고 있을까?'라는 점에 있어서는 뭔가 멀게 느껴졌어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는 다루지 않는 것 같고, 왜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말 통할 수 있는 젊치인들이 많이 늘어날까?'라고 고민했죠. 대화가 잘 통한다는 건 나이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각자의 경험과 삶 속에서의 사건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달라지잖아요.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치계에서는 내 또래의 삶을 경험해본 사람이 턱없이 부족해서 더 거리가 생기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나와 비슷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더 많이 의사결정권자가 된다면 말 통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뉴웨이즈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정치를 다르게 만든다기보다 의사결정권자가 더 잘 성장해서 정치의 역할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 '젊치인'의 성장을 돕는 '캐스팅 매니저'는 선거와 관련되어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그리고 선거 이후에는 무슨 일을 하나요?

◇ 사실 캐스팅 매니저라는 이름은 뉴웨이즈가 만든 신조어예요. 쉽게 '적극적인 유권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유권자로서의 역할을 생각해 보면 선거날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하잖아요. 후보자들이 서로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토론을 보면서 누구를 뽑을지 비교하고요. 뉴웨이즈는 "적극적인 유권자가 되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캐스팅 매니저가 되면 이런 것도 해볼 수 있어요. 선거 과정에서 이런 경험도 해볼 수 있는데 해보시겠어요?"라고 권하고 있어요.
선거에서 캐스팅 매니저는 다양한 역할을 해요. 먼저, 자기 지역구에 등장할 젊치인 후보를 응원하고 지지해요. '내가 이 후보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면 선거운동도 도와줄 수 있고, 후원회도 설립을 도울 수 있어요.
또 선거가 끝나면 이제 당선된 사람이 있고, 당선되지 못한 사람이 있을 텐데 당선된 사람은 정말 공약을 잘 지키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켜보는 역할도 중요해요. 당선되지 못한 사람들이 지치지 않고 성장해서 다음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것도 캐스팅 매니저의 역할이에요.

박혜민 대표가 운영하는 뉴웨이즈는 SNS로 청년들과 소통을 하며 지방선거에 나서는 젊은 정치인을 소개하고 있다. ⓒ 박혜민 대표 제공

◆ 앞으로 캐스팅 매니저의 역할이 얼마나 더 늘어나기를 기대하시는지요?

◇ 저희는 기초의원이나 지방의원을 성장시키다 보니 젊치인이 정치를 하려는 지역에서 지지 그룹을 모으는 게 무척 중요해요. 지역에서 성장하고 싶은 정치인들이 그 동네의 지지 그룹을 빠르게 찾고 함께 정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걸 어떻게 잘 도울 수 있는지가 고민이에요. 기존에 뉴웨이즈가 제안했던 캐스팅 매니저의 역할을 일상처럼 만들고 싶어요.
사실 기자님도 그러셨겠지만, 저도 우리 동네 정치하는 사람이 누군지 잘 몰랐어요. 출퇴근하다 보면 자기 동네에서 있는 시간이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동네에서 살면서 만나본 경험이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기초의원의 경우에는 동네 정치인, 즉 구의원과 시의원이어서 동네를 많이 돌아다니고 주민들을 많이 만난대요. '그런데 왜 우리는 못 만났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시간이나 방식 등 다양한 부분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캐스팅 매니저가 오히려 젊치인들과 더 접점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이 필요하겠죠. 그렇게 하면 캐스팅 매니저도 저절로 하고 싶은 역할들도 생길 거예요.
 

◆ 코로나19 이후에 활동을 시작했는데, 뉴웨이즈와 뉴웨이즈가 하는 일을 알리는 데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 다행히 너무 어렵지 않았는데요. 그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저희가 전국적으로 다양한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곳이어서 활동 방식이 온라인 중심이에요. 애초에 오프라인으로 만날 일이 많지 않아서 코로나가 없었어도 아마 온라인 위주로 했을 것 같아요. 다른 하나는 뉴웨이즈가 오프라인 활동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선거법 위반 관련 이슈들이 정말 많아진다는 점이에요. 우리나라는 온라인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아직 규제가 없는데 오프라인은 정말 많거든요. 어떤 상황에서 마이크를 쥘 수 있는가 없는가도 정해져 있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온라인으로 만났을 때와 오프라인으로 만났을 때의 에너지가 다르니까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어쨌든 온라인 중심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코로나 영향을 많이 받지는 않았어요.

박혜민 대표는 "젊치인을 포함한 다양한 의사결정권자가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혜민
박혜민 대표는 "젊치인을 포함한 다양한 의사결정권자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 박혜민 대표 제공

◆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있는데, 현재 각 지역에 있는 '젊치인'들의 지방선거 준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기초의원의 경우 18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을 합니다. 광역의원으로 출마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등록하는 시기가 다르거든요. 등록이 끝나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돼요. 그리고 후원회를 설립해서 정치 후원금을 달라고 할 수 있게 되고요. 등록 후에 공식적으로 정당 추천이 이루어져요. 정당의 크기나 각 지역에서 가지고 있는 지지도에 따라서 후보자 수가 달라져요. 상황에 따라서 내부 경선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 과정을 거쳐서 본 후보가 되면 거리에 선거 벽보가 붙고 그다음에 집에 공보물이 오기 시작해요.
원래대로라면 지금이 지역 활동과 정당 활동으로 가장 바쁠 시기인데 대통령 선거라는 변수 때문에 기초의원으로 출마할 젊치인들이 아직 공식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3월9일 대선을 먼저 끝내고 그 다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라는 얘기죠. 사실상 젊치인들은 후보로서 자기 얼굴 알리기에 바빠야 하는데 대선 전까지는 자신보다 당에서 출마하는 대통령 후보를 먼저 알리는 게 우선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출마하고자 하는 많은 젊치인은 대선 선거운동이 실제 자기 지방선거 공천의 기준으로 적용되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 얼마 전, 저희 휴먼에이드포스트가 발달장애인의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며 이에 대해 열심히 활동하는 한국 피플퍼스트에 속한 발달장애인 활동가들을 취재했는데요. 뉴웨이즈는 쉽게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정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 단체의 대표로서 동감하시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피치마켓과 같은 단체가 어떻게 하면 후보들의 공약 정보를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 매번 선거 때마다 선관위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장애인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단순히 쉽게 전달하는 것과 실제로 그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그것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잖아요. 뉴웨이즈도 쉽고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에요. 지금 정치 문법은 유권자가 가지고 있는 문법과 특히 거리가 멀어요.
그래서 발달장애인 유권자들에게도 정치가 친숙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언어를 더 많이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언어를 쓰는 것부터 출발해야 해요. 뉴웨이즈도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다리를 놓는 작업을 많이 하려고 해요.
더불어 유권자로서의 투표권에서 더 나아가 의사결정권자도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의사결정권자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더 젊어져야 하고, 여성이 더 많아져야 하고, 장애인도 더 많아져야 해요. 의사결정권자의 폭이 더 다양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에 저도 정말 공감하고 이것은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연결되어 있어요.

본사 회의실에서 기자가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와 비대면 인터뷰를 하였다. ⓒ 휴먼에이드포스트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와 비대면 인터뷰를 하는 모습. ⓒ 휴먼에이드포스트

◆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방선거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 가장 어려운 질문을 하셨네요. 요즘 뉴웨이즈도 그 사안으로 굉장히 바빠요. 지방선거 이후에 그 다음 선거를 준비할 것인지 묻는 사람들이 많아요. 가장 먼저 다가오는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 총선이고 그 다음에는 국회의원을 키울 것인지 묻기도 하는데요. 저희는 그보다 어떻게 하면 정치를 결심하고 또 의사결정권자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기자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검색했을 때 '기자가 되려면 이렇게 저렇게 하세요'라는 정보들이 있을 텐데 정치인은 그런 게 없어요. 계속해서 시간을 되게 많이 쏟아야 하고 관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미 해본 누군가나 나를 끌어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을 수밖에 없죠. 뉴웨이즈가 젊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로서 약 1년 동안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 정치인이 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찾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하고, 투명하고 일관적인 시스템 안에서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이 부분을 효과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 당선된 젊치인이 많이 생겨날 텐데 그들이 의정 활동을 하는 것이 유권자의 입장에서 큰 보람일 것 같고 또 그 경험이 잘 쌓이면 젊치인들을 키우고 응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 현재 남하경 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 및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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