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썩는(생분해) 플라스틱' 과연 플라스틱 대안 될까?
[카드] '썩는(생분해) 플라스틱' 과연 플라스틱 대안 될까?
  • 송인호 수습기자
  • 승인 2022.03.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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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에이드포스트] 매년 약 3억8천만 톤이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 수백, 수천 년이 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오염 물질이다. 이것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썩는 플라스틱, 이른바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퇴비가 되는 조건만 맞으면 땅에 묻었을 때 180일 안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자연 분해되도록 만들어졌다.

'썩는 플라스틱(비닐)’이 기존 플라스틱을 대신할 재료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이를 이용한 ‘친환경’ 제품을 내놓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케미칼 등은 PHA(석유화학 기반의 바다에서 썩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과 PLA(옥수수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 기술을 연구해 제품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자연환경에서 퇴비가 되는 조건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58±2도에서 6개월 이내에 90% 생분해되어야 생분해성 수지 제품으로 환경표지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국내엔 아직 이런 조건을 갖춘 전문 시설이 없다. 

따라서 아무리 썩는 재료로 만든 비닐이라고 해도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버려져 태워지거나 썩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땅에 묻히는 게 대부분이다. 정부는 생분해 비닐을 비닐류로 분리배출하더라도 재활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선별장에 혼란만 일으키고 다른 비닐의 재활용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친환경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처리 방식을 검토하지 않은 채 무작정 생분해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것은 ‘그린워싱’(가짜 친환경)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며 친환경적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거나 친환경 인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안은 플라스틱을 덜 쓰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 현재 송인호 수습기자는 휴먼에이드포스트에서 생생한 '포토뉴스'를 취재 및 발굴하고 있는 발달장애 기자입니다. '쉬운말뉴스' 감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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